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국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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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국바람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6.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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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국바람, 출국바람이 하도 말도 많고 탈이 많아서 십여년 래 조선족사회의 가장 큰 화제거리로 되고 있다.

이 출국바람에 관해 여지껏 얼마나 많은 글들이 쏟아져나왔는지 모른다. 필자는 기왕의 출국바람에 관한 글들과 각도를 달리하여 말하고싶다. 즉 조선족은 왜 너나없이 출국바람에 뛰어드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국바람이 바람직한 일인가? 부부간의 어느 일방이 출국했을 경우 어떻게 마음가짐을 바꿔야하는가:? 이 세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얘기하려고 한다.

조선족이 너나없이 출국바람에 뛰어드는데는 외적원인과 내적원인이 있다.

먼저 외적원인을 살펴보면 연변의 도시특징은 산업형이 아니고 소비형이기때문에 실업자가 매우 많다. 게다가 돈이 될만한 기업과 예전에 철밥통이라 여겨오던 공공부문의 령도가 한족으로 많이 바뀌우면서 조선족이 밀려나거나 새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매우 여려워졌다. 이러한 객관적인 원인을 따져보지 않고 그냥 출국바람때문에 초래되는 여러가지 문제점만 꼬집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도시시민들이 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생활수준 격차가 점점 더 커짐에 따라 농민들은 땅을 버리고 너나없이 출국바람에 뛰어들고 있다.

내적원인으로는 조선족은 한족처럼 자아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맨날 타인과 비기면서 인생을 살기때문에 남들이 출국해서 돈을 벌면 너나없이 따라서 춤을 춘다. 다시말해서 조선족은 남이 하는대로 따라 하지않으면 불안해하는 성격이 있다. 그래서 심지어 먹고 사는데 별로 지장이 없는 사람도 출국바람에 뛰어들고 있다. 미자(가명)는 연길에서 미용원을 운영하여 매달 3천원이란 짭짤한 순수입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이렇게 벌어선 어느 천년에 부자가 되겠느냐?”면서 미용원을 때려치우고 한국에 갔다. 해월(가명)은 대학을 졸업하고 남편과 함께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다녔는데 매달 월급이 합치면 4천원이나된다. 4천원이면 연길에서 먹고 쓰고도 얼마쯤은 저축할수 있다. 그런데 중학교동창이 본래 자기네보다 형편없이 구차하게 살았었는데 부부가 한국에 갔다온후 큰집을 장만해놓고 번듯하게 사는것을 보고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에 갔다. 직장이 없거나 월급이 낮은 사람들이 출국바람에 뛰어드는것은 제창할 일이지만 충분히 먹고살 여유가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출국바람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미자와 해월과 같은 경우의 사람은 비례가 적을 것이고 대다수가 생활이 어려워서 출국바람에 뛰어든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이래저래 출국하다보니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조선족만 약 15만명에 달한 다. 이미전에 한국에서 몇년간 묵어있다가 돌아온 사람 , 일본, 싸이판, 아프리카 및 기타 나라들에 다녀온 사람이거나 현재 머물고 있는 사람을 합치면 30만명 정도 될것이다. 이는 200만 조선족인구를 볼때 시로 엄청나다.

일부에서는 출국바람때문에 초래되는 리혼, 자녀교육, 부모양로 등 문제가 하도 심각해서 출국하지말고 본고장에서 열심히 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렇게 호소하는 분들의 주장은 이렇다. 한족들은 왜 출국하지않고 본고장에서 잘살고 있는데, 조선족은 출국에만 몰두하고 있는가? 출국해서 돈은 벌었으나 가정불화가 생기거나 자녀교육이 바로 되지 못한다면 돈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사람사는 것이 무엇을 위해서인가? 이러한 호소는 소귀에 경읽기라고 생각한다.

조선족이 본고장에서 더러운 일, 힘든일 등 사회최하층의 일거리에 나서면 쪽팔린다는 체면의식때문인건만 사실이지만, 확실히 그러한 막로동은 아무리 힘들게 해봐야 월급이 적은것도 또한 사실이다. 아무래도 힘들게 할바엔 목돈을 벌수있는 외국에 가는것이 최선책이라 생각하기때문에 너나없이 출국바람에 뛰어든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야 어떻든간에 조선족사회는 한족들보다 소비수준이 훨씬 높기에 적은 월급으로는 살아가기 힘든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너나없이 출국하려고 애쓰고 있다.


출국바람때문에 리혼률이 높고 자녀교육이 문제되고 있지만 또한 돈이 적거나 없어도 가정불화는 면치못한다. 이미 사회가 그렇게 변화된만큼 과거처럼적게 벌면 적게 쓰고 없으면 쓰지 않고 살아갈수는 없다. “반디불 초가집도 님과함께”는 이미낡은 터에서 이 밥먹던 얘기로되어버렸다. 때문에 가령 출국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더라도 역시 출국할수만 있다면 외국에 가야한다.출국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긴다고해서 출국하지말라고 호소하는것은 마치 비행기가 사고날 확률이 높다고해서 비행기를 타지말라고 권고하는 것처럼 설득력이 없다.

출국하되 좋기는 부인보다 남편이 가는것이 더 바람직하다. 예로부터 남자는 나돌고 녀자는 집에 있는것이 전통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남자가 가정을 떠메는것은 부인할수 없다. 아직도 남자가 벌면 말썽이 적지만 여자가 벌고 남자가 집구석에 쑤셔박혀 있으면 말썽이 많을뿐더러 남자가 병신되기 마련이다. 현재 조선족사회 가정불화는 남편이 부인보다 돈을 적게 벌거나 벌지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남편들이 제구실을 하려면, 특히 출국문제에 있어서 남자들이 나서고 여자들을 집에 있게하는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현재 조선족이 출국한 남녀비례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더 많다. 이때문에  특히 리혼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다. 례하면 남자는 부인이 자기보다 못하거나 돈을 벌지 못한다고 나무리는 경우가 적은데 비해, 여자는 자기보다 남편이 못하거나 돈을 벌지못하면 투정하기 마련이다. 특히 여자들이 밖에 나가서 눈을 뜨고나면 또는 자기 남편보다 썩 훌륭한 남자들을 접촉하게 되면 남편이 눈에 차지 않아하는데서 리혼률이 높아지게 된다.

필자가 한국에서 조선족을 대상으로 조사한데 의하면 거의 40%에 가까운 여성들이 귀국후 남편과 계속 살생각이 없다고 대답했고, 거꾸로 80%의 남자들은 계속 가정을 유지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예로부터 남자들은 밖에 나가서 아무리 지랄하다가도 나중에는 제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여자들은 일단 변하기 시작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정유지관념에 있어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더 경솔해진것만 사실이다.
옛날에는 남자들이 밖에서 나돌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우면서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않게 나돌고 있다. 그릇이 나돌면 깨지듯이 현재 수많은 여자들이 깨지고 있다. 한국에 가 있는 조선족사회에 ‘애인’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임시부부현상에 관해 이미 여러편의 글들이 발표되었기에 여기서 현상라열은 그만두고 각도를 달리하여 얘기해보자.

남나든 여자든 모두 한국에 떠날때에는 몇년간 감옥에 간셈치고 모든 욕망을 버리고 오로지 꾸벅꾸벅 열심히 일만해서 돈을 벌자고 결심한다. 바꿔 말하자면 출국하는 모든 사람은 처음부터 내가 외국에 가서 다른 남자 다른 여자와 임시부부를 맺거나, 도박놀이 하거나. 기생놀이 하거나, 한국령감과 친하자는 목적으로 가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국은 필경 감옥이 아니고 또 출국하는 사람들은 필경 불교스님처럼 무아(无我)경지에 이른 자들이 아니기때문에 객관적인 유혹에 나의 욕구를 억제할수 없다. 한 해 두 해 지내다보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특히 홀로 출국한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이겨내기 힘든것이 고독이다. 멀리 있는 물이 가까운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멀리 헤어져 있는 남편이거나 부인은 현재 갈증을 풀어줄 방법이 없으므로 가까운 물을 구해 해결하려고 하는것이 어찌 보면 인지상정이라고 말할수 있다.


문경(가명)이란 연길여성은 집에 장독이 어디에 있는지 김치그룻이 어느것인지조차 모를 지경이었으며 심지어 남편이 발까지 씻겨주고 안마까지 해줄 정도로 편안하고 행복스러웠다. 그토록 남편의 극진한 보살핌과 사랑을 받고 살던 여자가 막상 타향에서 홀로 지내자니 고독을 못이겨 3개월도 안되어 임시남편을 찾아 생활하기 시작했다. 한국 간 사람들이 거개가 임시부부를 맺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남편이 전화로 “내가 그토록 너를 사랑하는데 만약 니가 다른 남자와 바람피우는 날이면 때려죽이겠다.”고 으름짱을 놓았더니,문경이 하는 말이 “당신이 나를 때려죽일 힘이 있으면 왜 당신이 나와서 돈을 벌지않고 나를 외국에 보냈느냐”고 오히려 남편을 원망했다.

우리는 이 사실을 통해 아무리 금슬이 좋던 부부라도 일단 일방이 출국하면 변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것을 알수 있다. 하물며 수수하게 지내던 부부가 일방이 출국했을 경우에 변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더욱 없다. 변하는것을 제창하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변하는것이 어찌 보면 정상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여자냄새도 모르고 수년간 꾸벅꾸벅 일만하고 있는 남자들을 만나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허나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이 우울증이 있다는것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거꾸로 임시부부를 맺고 사는 남자들은 우울증이 없이 모두 활기찬 모습이다. 7년간 여자손도 만져보지 못한 창수(가명)는 귀국해서 부인과 잠자리를 하려는데 거시기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부인이 “드믄드믄 써먹을 것이지 왜 병신이 되도록 놔두었느냐?”고 애탄 어투로 말했다. 의학상식으로 말하면 창수처럼 오래동안 써먹지 않으면 병신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남자든 여자든 써먹어도 말썽거리요, 안 써먹어도 말썽거리다. 창수처럼 한국에서 오래동안 써먹지 않는 남자는 적다. 마찬가지로 여자들도 써먹지 않는 자의 비례는 적다. 이는 20~40대 남녀를 대상해서 하는 말이다. 이 년령층에 있는 사람들은 한창 성적욕구가 강할 나이에 안써먹고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때문에 어찌보면 출국한 사람들이 변하는것은 정상이다.

그리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이 있듯이 부부가 헤어져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멀어지게 되고 따라서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하는것도 어찌보면 정상이다. 그래서 출국한 남녀들이 임시부부를 맺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남편 혹은 부인이 출국해서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아예 보내지말라. 괜히 보내놓고 변할까봐 속태우면서 살거면 아예 보내지도 말라는 뜻이다. 일단 보내기로 마음먹었으면 될대로 되라고 속편하게 마음가짐을 바르잡아야 한다. 지금 세월에 남편 혹은 부인을 출국시키는 것은 어찌보면 도박과 마찬가지다. 운이 좋으면 돈을 벌어와서 함께 살것이고, 운이 나쁘면 좇떼우고 불떼우고 다 떼우고 만다.


변하는 것은 집에 있는 남편 혹은 부인도 마찬가지다. 요즘 아리랑방송을 들어보면 한국에서 열심히 번 돈을 전부 집에 보냈는데 정작 귀국해보니 돈이 다 날아나 없어진 실례가 많다. 대개 도박이나 유흥에 탕진해버린 경우가 많고 다른 남자나 여자를 만나 새살림에 탕진한 경우도 적지 않다. 철호(가명)는 한국에서 6년가 열심히 번돈을 몽땅 집에 보냈다. 얼마전에 귀국해보니 마누라가 얼굴만 뜯어고친 것이 아니라 심지어 아이를 난 여성이라면 배살이 트기 마련인데 새 남자한테 처녀처럼 보이려고 튼 배살까지 수술했다. 남편이 그토록 힘들게 번 돈을 다른 남자한테 잘 보이려 이리저리 띁 어고치는데만 20만원을 소비해버렸다. 남편이 돌아오자마 리혼을 제기해놓고는 아예 집으로 들지도 않는다.

사실 출국한 사람들은 힘들게 돈을 번다. 그러나 집에 있는 사람들은 맨날 술판과 노래방 및 동네마작판에 빠져있다. 옥화(가명)는 4년동안 동네마작판에 처넣은 돈이 20만원 정도나 된다. 남편이 전화오면 새아파트를 사놓았다고 거짓말을 해댄다. 그녀는 남편이 돌아오면 어떻게 교대해야할지 고민에 빠져있다. 하지만 마작은 여전히 손을 씻지못하고 있다. 김표(가명)는 마누라가 한국에 가 있는동안 다른 여자와 4년반이나 살면서 15만원을 소비했고 그여자가 출국하게되니 8만원을 대주었다. 그런데 그녀는 출국후 감감무소식이다. 마누라가 애써 번 돈을 다른 여자한테 날려보냈다.

출국한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철칙이 있어야 한다. 즉 남편 혹은 부인을 못믿어서가 아니라 번 돈을 몽땅 집에 보내지말고 적당히 생활비만 보내라. 그렇지않고 일단 힘들게 번 돈을 몽땅 보냈다가 집에 있는 사람이 다 날려보내면 좇때우고 불떼우고 남는것은 병든 몸뚱아리뿐이다. 세월이 변했으면 사람도 변해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챙길줄 알아야 한다. 해가 서산에 기운 후에 후회한들 무슨소용이 있으랴!

  끝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비록 출국바람이 말고 많는 탈도 많지만 그래도 외화가 연변경제가 도라가는데 크게 한몫을 하고 있으며 외국에 가서 몇해 있다가 돌아오면 여러모로 삶의 의식이 변화되는 등 좋은 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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