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소설 l 이문호]주홍색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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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소설 l 이문호]주홍색 꿈
  • 동북아신문
  • 승인 2019.10.1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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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추루함은 악하지 않으면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 -

-아름다우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사치다

 

 

(1)

 

상해 대도시의 번화한 거리

주홍 커피점은

시대의 숨결이 몰린

젊은이들의 천당

나는 이 커피점의 단골이다

나는 인생을 시로 걸어온 늙은 락타

예서 메마른 갈구의 시정을 축인다

젊은이들의 숨결에 령감을 찾으며

그들의 맥박에서 시대 역동을 감지하며

책을 읽고 시를 쓴다

 

어느 하루 문득

 

-혹시 선생님

원호 시인님 아니세요?

 

머릴 들어보니

비범한 시발의 의상

우아하고 고아한 녀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은근히 놀라

 

-예 그런데요 어찌 저를 ?

 

-아, 맞네요, 저는 이 커피점의 로반이에요

선생님이 자주 오시길래 주시했어요

저는 한족인데 주홍이라는 필명을 가진 시인이에요

한국에서 류학하며 시를 썼어요

한글로 한국에서 시를 발표도 하고요

한국 문학 잡지나

국내 사이트 조글로에서 선생님 시를 많이 보았어요

참, 저의 마음에 와 닫는 시가 많아요

 

어?

한족인데

한국어가 류창하고 표준적이다

 

-아 반가워요

 

이렇게 우리는 자주 만나게 되였다

 

한 열흘이 지나

나는 심양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녀사는 필경

아름다운 얼굴에 어딘가

어둠이 잠긴 흑장미 같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세상에 숨긴 속 사정이 있는 듯 하다가

드디여 우물주물 나에게 말한다

 

-시인님은 마음이 너그럽고

눈빛은 예리해요, 시를 보면

시인님께 말하긴 좀 떨려요

그러나 오직 시인님께 말해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요

저를 우습게 보지 마세요

저의 신세를 말해도 되겠지요?

마음에 맻인 응어리를

 

궁금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녀사가

이렇게 성공한 녀사가 무슨 속사정이 있을까 ?

궁금하다

 

그 녀사는 나는 믿고

자기의 경력을 말해준다

 

(2)

 

- 시인님, 저의 고향은 천진이에요

이세상에 태여 나면서

가장 억울한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못 난이로 태여 난 것이에요

추녀라 하지요

거리에 나가도 사람들의 시선을 오염시키는

누구도 보기 역겨워 하는

학교에서도 따돌림 당하는

 

-아니 출중하게 아름다운데요!?

 

-아니에요

저는

코 구멍이 들여다 보이는 벌렁코

입이 메사구 같은 합죽이 입

눈은 티끌 같은 촉새 눈

태여 준 부모에게 감사해야 하는데

얼마나 원망한지 몰라요

철이 들어 저는 너무 참혹해 몇 번이고

단명하려고 했어요

시인님 놀랐지요?

 

-억 …

 

-우리는 원래 천진 교구 농촌에서 살았어요

아버지는 미장쟁이가 되여

도시의 건축회사에 농민 공으로 다니다가

건축회사를 꾸렸어요

건축업의 거품을 타고

요행이 억만 부호가 되였지요

 

내가 시집갈 나이가 되니

아버지는 혼인 광고를 내였지요

수 천명의 청혼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저는 다 퇴짜 놨지요

그들은 나라는 움직이는 물체를

사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허리에 찬

금괴를 탐 내려는 것이에요

70난 돈 많은 할머니가

20세 총각을 신랑으로 맞아 결혼 했다는

신문을 본적 있지요

그것이 어디 사랑입니까?

저는 그것이 싫었어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 했지요

이 못난이로 어찌 만날 수 있겠어요

 

-예

 

-후에 저는 한국에 류학 겸

성형 수술하러 갔어요

한국의 성형 수술은 세계에서도 유명하지 않아요?

아버지가 이렇게 낳아 줬으니

아버지의 돈으로

얼굴과 몸매를 매질해야지요

모든 길은 돈으로 열어야지요

돈이면 귀신이 연자 돌도

굴린다는 말이 있지 않아요

아름다우려는 것은 모든 녀인의 권리에요

돈이면 나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

세상의 남자들이 흠모하는 미인

시대를 뛰여 넘는 절세의

비너스 같은 미인이 되고 싶었지요

 

-포부가 컸네요!

 

-포부 보다는 한을 풀기 위해서에요

녀자의 한은 류칠월의 서리라고 했잔아요

 

(3)

 

-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성형외과 수술 대학을 찾았어요

교수님께서 누가 되고 싶느냐 묻기에

슈지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요

저는 한류에 푹 빠져

한국의 많은 배우와 가수를 알고 있지요

깜찍하게 예쁘지도 않고

요염하게 예쁘지도 않고

은근히 예뻐 눈길을 끄는

꿀물이 달달하게 배인

향기로운 웃음이 흐르는

슈지가 제일 좋았지요

 

-참, 과분한 수식 없는 미인이지요

 

-저는 아름다움을 위해 목숨을 걸었지요

단 하루를 살아도

아름다움으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살고 싶었지요

수술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몰라요

 

얼굴 뼈도 갉고 택수가리도 수술하고

엉덩이도 뜯어 고쳐

멕시코 한 녀인의 이백 만불 가치 되는 어덩이로 수술하고

다리도 부러뜨려 수술하고

참, 시인님께 별 말을 다하네요

 

이렇게 5년 동안 류학하며

거액의 돈을 썼지요

성형수술하고 나니

자아 감각이 너무 좋았어요

이세상을 나의 세상처럼

보람차게 살 통행증을 발급 받은 것 같았어요

 

-시인님

녀자가 가장 자부심을 가질 때가

어느 때인지 아십니까

 

-?

 

-ㅎㅎㅎ

샤워하고 나와서

실 한 오리 걸치지 않고

경대 앞에서

자기의 곡선미와 미모를

앞뒤로 비추며 흠상할 때가

세상을 정복할 것처럼

세상을 졸도 시킬 것 처럼

가장 행복하지요 ㅋㅋㅋ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짜르르 온 몸이 노긋해 지며

그만 졸도한 것처럼 멍청히

블랙홀에 빨려 든다

손가락이 은연중 약간

파르르 경련한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허허

상상만 해도 환상적이다

 

-귀국하여 저는 천진에서

상해로 주소를 옴겼지요

나의 가장 고통스런 추억이 담긴

천진에 가기 싫었지요

아버지는 상해에

바로 이 커피 점을 오픈해 주었지요

 

(4)

 

- 사과 나무 꼭대기의 사과는

너무 높아 따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저를 흠모하는 눈길로 쳐다 보는 사람은 많지만

너무 고아한 가봐요

감히 누가 저에게 청혼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나도 눈 꺼플이 히뜩 높아

눈확에 들어 오는 사람도 없었고요

딱 사과 나무 꼭대기의

누구도 따지 못하는 사과같았어요

히 히 히, 키 키 키-

 

-암요,사람도 모든 동식물처럼 택우하려는

본능이 있지요

그러나 사람은 리성적인 동물이 되여

너무 출중하던가 너무 우아하면

배우자를 찾기가 힘들어 지지요

흐 흐 흐

 

-예 맞는 말이에요

그러다 바로 이 커피점에서

리상속의 남자와 만나게 되였지요

그 남자는 대학 석사를 졸업하고

모 회사에 출근하는 백령이였어요

이름은 해명이였지요

인연이란 우연인가요 필연인가요

딱 한국의 영화배우

내가 가장 흠모하는 배준처럼 생겼어요

배준이라면 입가에 살짝 짓는 미소로

중국 녀성들을 열광에 미치게한

마음을 빼앗아간 우상이지 않아요

배준 같이 안 생기면

결혼하지 안겠다고 하도록 멋졌지요

중국 남자들이 배준 땜에 장가 못 갈 가봐

실락 감에 질투하여

암살대를 조직해 제거하자고한 그런 배우였지요

 

-저도 신문잡지에서 많이 보았어요

 

-바로 그 배준 같은 남자와

시인님이 앉은 그 자리에서

우리는 점차 련애라는 걸 했지요

일년이 지나

우리는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렸어요

그리고 달콤한 밀월 려행을 하며

서울,도쿄, 유럽등을 많이 다녔어요

제가 커피점을 운영해 돋을 벌고

아버지께서 무남독녀라고 돈을 많이 주었거든요

 

나는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행복으로 가득 했거든요

우리는 아기자기 깨알이 쏜아지는

환상으로 가득 찬

주홍색의 결혼 생활을 했지요

 

제가 임신 하였을 땐

가정 청소도 하고

주방 일이며 빨래며

다 도 맡아 하고

태교도 해주는 자상한 남자였어요

 

그런데 비극이 닥쳐 올 줄

꿈에도 생각 못했지요

 

-왜요!?

 

(5)

 

-문제는 출산한 아기 때문이였어요

운명의 롱락인가요

아니면 아름다우려는 소망의 악과인가요

하필이면 남편을 닮지 않고

어찌 저의 원래 모습을 달맛을가요

저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 했지요

 

벌렁 코, 합죽 입, 촉새 눈

남편은 아기를 보고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않고

철판같이 굳어 있었지요

아기를 안아 보지도 안고

휭하니 가버렸어요

나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불쌍한 아가야 죄송하다

너도 나의 고통을 물려받게 되구나

난대로 생긴 대로 살았으면

아무 괴로움도 없었으련만…

저는 성형 수술한 것이 후회되엇어요

 

퇴원한 후

우리는 하루도 평안할 날이 없었어요

남편은 나더러 외간 남자를 보아

이런 아기를 낳았다고 트집을 잡고 싸웠지요

 

-성형 수술했다고 고백할 걸 그랬어요

그러면 혹시 리해 할지 모르지 않아요?

 

-아니에요

그는 사랑의 리상주의 자에요

알려주면 자기를 속였다고 더 노발대발할지 몰라요

그리고 저도 가짜 미인이라는 걸

폭로하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싸우다가

우리는 일년이 지나 결국 리혼했어요

 

(6)

 

-리혼하니 오히려 편안했어요

나는 나대로 살면 그만이니까요

아이는 천진 친정 집에 맏기고

저는 이 커피점을 운영하며 시를 쓰고 있어요

로씨아의 단편소설 대가 체호부의 말이 생각나요

녀자는 외모도 아름다워야 하고

마음도 아름다워야야 한다고

 

지금 많은 미인들은 겉은 아름답지만

실속 없이

영욕과 배금주의와

허장성세로 가득 차있지요

그리고 자기의 아름다움을 상품으로 만들어

돈 벌이로 전락시키고 있지요

 

저도 인공으로 만든 아름다운 이 껍질은

공허와 허무와 우울로 가득 찼어요

저는 이 속을 시로 채우려해요

시의(詩意) 인생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시인단체에 참가하면서

협찬도 많이 하고 있어요

 

-예, 잘 했어요

 

그와 담화 후 나는 상해를 떠나게 되였다

주홍과 나는 가끔

전화나 위첸에서 련락하군 한다

언제나 그 녀는 쾌활하다

그 많은 좌절과 실망을 거쳐

그녀는 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은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그녀가 시집을 곧 낸다고 한다

제목은

<주홍색 꿈>

나는 기쁜 심정으로 축하한다

또 한 명의 시우가 생겼다

아름다운 미인의 시집을

몹시도 기다리고 있다

 

2019,10,17 서울에서

 

이문호 프로필: 70년대 연변문학으로 시단 데뷔. 2007년 8월 26일 11회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수상, KBS성립 45주년과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망향시 우수상 두 차례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성 작가협회 회원, 심양조선족문학회 부회장 역임. 심양 시조문학회 부회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집 '달밤의 기타소리' '징검다리' '자야의 골목길' '팔공산 단풍잎(한국 학술정보(주)에서 출판)' '다구지길의 란' '료녕성조선족 시선집(리문호편찬)'가 있음.
이문호: 70년대 연변문학으로 시단 데뷔. 2007년 8월 26일 11회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수상, KBS성립 45주년과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망향시 우수상 두 차례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성 작가협회 회원, 심양조선족문학회 부회장 역임. 심양 시조문학회 부회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집 '달밤의 기타소리' '징검다리' '자야의 골목길' '팔공산 단풍잎(한국 학술정보(주)에서 출판)' '다구지길의 란' '료녕성조선족 시선집(리문호편찬)'가 있음.

창작후기

 

이 시의 소재는 현실에 실제로 있는 소재로 약 8년을 품고 부화하기를 기다렸다가

오늘에야 비로서 삐약 거리며 나왔다. 아무 시적 기교가 없는 시적 장치가 없는 서사적

운문 소설이다. 실 재료를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약간 예술적 이동을 시켰을 뿐이다

나는 지금은 은둔하며 일년에 몇 백수의 시를 쏟아 낸다. 그러나 국내의 몇 안 되는 문학

간지에 늘다리로 젊은 문학도의 원지를 끼여 들기 거북하여 한번도 투고 한적 없다

대부분은 나의 컴퓨터에 저장하든가 한국의 지인이 원고 청탁이 오면 몇 수식 발표 하는

정도이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으면서 시론도 좀 보았다. <시의 정의의 력사는 오류의 력사다>란 엘리어트의 말이 눈에 뜨인다. 시의 정의는 정담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인이 없으면 시론도 없다

많은 시론가들은 시인을 우려 먹고 시평이나 시론을 쓰는데 어떤 때는 독이 된다. 그들의 시론으로 도리여 시인을 포박하고 철창에 가둔다. 시는 이른바 명망 높은 시론가에 의하여 많이 오도 되였지만 많은 신진 시인들이 그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맹종함은 시단의 비애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언제나 시인 우선주의 자이다. 시인은 어떤 시론에도 구애를 받지 말고 자유로워야 한다. 즉 자기가 내키는 대로 시를 써야 한다. 어떤 시론에 의거하여 시를 쓰면 개성의 자살이다. 많은 개성적인 시인들이 자살하고 있다. 한 곳으로 기울고 있다

나는 나와 가까운 신진 시인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시론에 깊이 들어가지 말라. 독이 된다. 포박당한다. 시인은 시론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의 길에서 자기만의 시를 써라. 남이 쓰지 못하는 시를 써라. 살아 있는 시를 써라. 시대의 맥박이 있고 시대의 숨결이 있고 시대의 정서가 있는 사상성이 있는 시가 살아 남는 시다. 이는 자만의 체험. 자기만의 느낌에서 오는 것이다. 지금의 시단은 몽롱한 오염이 너무 심하다. 많이는 중독 되였다. 각종 류파 각종 풍격 각종 개성을 가진 시인들이 자유롭게 시를 써야 한다 그래서 시단이 백화 만발해야 한다 형식으로는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 내용으로는 서정시, 서사시, 극시, 경향성으로는 주정시, 주의시, 주지시를 비릇해 순수시와 참여시가 모두 공존해야 한다.

나는 2007년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을 받을 때 연변대학 박사생 도사 김호웅 교수님께서 한 말씀 언제나 가슴에 새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 조선족의 산재지구인 심양에서 우리민족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깊은 우환의식을 가지고 심오한 시적 탐구를 했다는 점과 언중유골(言中有骨) 유머스 시풍을 확립해 우리 시단에서 일가(一家) 이루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어 결국 리문호와 그의 시집이 수상의 영예를 지니게 되었다.> 라고 평가하셨다. 평가는 나의 창작에서 이룩한 가장 영예 자본이며 고무와 격려이다

시인이라면 자기의 일가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의 세방 살이나 떠돌이 로숙 생활을 해서도 된다. 뜻이 있는 시인은 자기의 개성적 창작을 수립하기 위해, 자기집을 짓기위해 노력해야 한다, 편집자나 시론가들이 만든 걸상에 걸쳐 앉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인은 고군분투하는 투사라고 생각해야 한다, 한가하게 음풍영월이나 하려면, 써도 되고 써도 되는 안일한 생각을 가졌다면 필을 던지고 마장이나 노는 편이 나을 것이다.

다시 한번 이 시는 아무 시적 기교나 장식이 없는 말장난이나 언어 폭력 조합이 없는 싱거운 시임을 성명하는 바이다

 

리문호

2019. 10,18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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