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普洱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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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普洱茶)
  • 서가인
  • 승인 2019.10.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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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상해 서가인

[서울=동북아신문]나는 차를 마신다. 일년전까지만 해도 여름에는 록차겨울에는 홍차를 마셨다. 이 도시에는 길을 가다 보면 스타벅스 커피숍이 쉽게 보인다. 스터벅스가 없으면 도시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처음 이 도시에 스터벅스가 오픈했을때는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었다. 커피숍에 들어가려고 줄을 사람들로 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처음에는 커피밖에 팔지 않았다.

지금은  일본, 한국, 영국 등 여러 나라들의 유명 커피점들이 여기 저기 들어서니 스터벅스도 내부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중국 차를 주문 할 수가 있었다. 골목에 있던 전통차집은 물론상권에서 버티던 전통 차집은 완전히 사라졌다.

저자, 상해 서가인
저자, 상해 서가인

세계에서 생산 기지가 제일 많고 수출도 최고인 중국은 먹이사슬의 말단에 놓여 있다.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고 있는게 영국 홍차다. 영국은150 전부터 중국 복건성 우이산지구에서 차를 대량으로 수매하여 본국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다시 가공하여 세계 각지에 수출하고 중국에도 수출한다.

홍차하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영국 브랜드다. 중국은 거대한 자원을 가진 나라다. 별로 노력을 안해도 먹고 사는 것은 문제가 없다그러다 보니 문화의 전승(传承)이란 것은 가족이 배불리  먹고 살면 된다는 관념에 머물러 있다. 평생 산골에서 번도 산밖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해마다 차를 따고 차를 볶고 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인생은 각자가 사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그렇다고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행복은 각자의 느낌에 따라 다르다.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은 영국처럼 자원이 결핍한 나라다. 그러나 한국은 십년 만에 나라를 부유국가로 발전 시켰다. 한국인들은 근면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16세기에 영국이 세계를 정복 한것처럼 한국인들은 지금 세계 백여개 나라에 정착해 살면서 자기 나라를 잊지 않고 있다.

상해의 서쪽 민항구라는 곳에  5만여명의 한국 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나는 그 중 몇사람을 안다몇명중 은희라는 한국 사람과 비교적 가깝게 지냈다. 남편은 귀뚜라미보일러 보급 사업을 하는데 어느해인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동쪽에 사는 우리집에 와서 보일로 점검을 해준적이 있다.

한국 속담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다.우리 두집은 그렇게 알게 되였다. 은희는 아들을 아주 키웠다 아들은 중국 정법대학을 나와 서울의 유명 회사에서 일하고 작은 아들은 청화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의 카이스트대학에서 박사 공부중이다. 어렸을 때 한번도 과외를 가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은희는 아이들도 키웠을 뿐만아니라 사는 집도 깔끔하게 해놓고 산다. 예쁜 찻잔 모으는 습관이 있다. 중국차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많다.

중국에는 모두 여섯가지 큰차 종류가 있는데 매개 종류 아래에는 분류된 차가 엄청 많다고 한다.

어느날 그는 여섯가지 중국차를 이렇게 해석 하였다.

1.홍차(완전 발효시킨것)

2.록차(발효하지 않은것),

3.우룽차(반쯤 발효시킨것)

4.황차(가볍게 발효시킨것)

5.흑차( 발효시킨것)

6.백차((가볍게 발효시킨것)

그리고 나서 여섯 종류차의 고향은 어디고 매개 차 종류의 아래에는 어떤 차가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우스개소리로 이다음 한국에 돌아가면 차 학원을 차려도 되겠다고 하였다.

어느날 나는 은희한테서 예쁘게 포장된 한봉지를 선물 받았다.한국의 지짐떡 두개를 올려 놓은 만큼의 두께로  납작하게 눌러 만든 차인데 선지(宣纸) 포장을 했다. 정면에는 산수화를 그린 빈칸에 돌계단(石阶)이라는 먹으로 글자가 선명하다반면에는 종이 주름이 잡힌 중간에 군주의 도장을 찍은 것처럼 네모 반듯한 가운데 붉은 옛글자가 새겨진 것이 이 차의 무게를 더해 주는것 같았다보이차였다. 보이차는 이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한 번 맛본후 나는 다른 차를 마실수가 없었다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보이차가 나에게 맞는다고 생각했다.웃기는 것은 대국의 중국인으로서 한국 사람때문에 보이차를 마시게 됐다는 것이다.

올해 3월초,나는 여행가방을 끌고 보이차의 고향 운남으로 향했다.운남은 해수면이 대부분 1800메터 이상이다. 생산 지역으로는 최고로 적합한 땅이다.

보이차는 원래 보이시(普洱市)에서 나온 차를 보이차라고  했다.

지금은 4 지구에서 나는 차를 통털어 보이차라고 한다. 4대지구는 다음과 같다.

  1. 보이 생산지역 (普洱产区)
  2. 시솽반나 생산지역(西双版纳产区)
  3. 린창 생산지역(临沧产区)
  4. 보산 생산지역(保山产区)

매개 지역마다 몇십개의 마을과 산봉우리가 있다. 지역마다 대표하는 차종류가 있는데 맛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와인의 맛이 조금식  다른 것과 같은 도리다.

곤명에는 시장이 몇개 있다그 중 기차역에서 보이는 시장이 제일 큰데 그 중 두집에 가보았다. 두 집 여행중 따리(大理)민박집 주인이 소개한 가게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집은  차를 수매하려 내려가서 자물쇠가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다른 한집 가게의 사장도 이튿날 차밭으로 내려 가려고 한다. 오늘 만난것도 인연이라고 하면서  몹사 반가워 했다이곳은 3월초부터  청명 전후까지 차밭에 춘차를 따려 내려간다. 일년중 춘차가 제일 좋다. 그중 작설차는 황후차라고도 불린다.

나는 사장에게 휴대전화로 찍어 온 돌계단 보여주며 어디 가면 살수 있는가고 물었다. 그는 허허허 웃으며 운남에는 몇천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유명 할수록 가짜가 많다고 하였다. 중국은 가짜가 없는 곳이 없다내가 보여준 브랜드는 개인이 소유하고 시장에는 유통되지 않는 브랜드일 수도 있다고 하였다.

보이차는 고목(古树)에서 큰잎으로 생차와 발효차를 만들수 있다고목차가 보이차에서는 상등품이다백년이 넘는 고목은 청명 전부터 무장 경찰 비슷한 사람들이 총을 메고 밤낮으로 지키는데 잎을 후에야 철거를  한다.

여름에 따는 차는 우전차라고 하고 가을에 따는 차는 추우차라고 한다. 품질이 봄차와는 차원이 다르기에 가격도 엄청 차이가 난다. 마음이 음흉한 소매상한테 걸리면 봄차의  가격으로 우전차 혹은 추후차를 산다.

은희한테서 선물 받은 보이차는 고목차이다. 나는 가게에서 세가지 브랜드의 춘차를 몇개 샀다. 조금씩 맛보며 고르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몇잔을 마셨다.

고목차는 사지 못했다. 청명후에야 고목에서 새잎이 나오기 시작해서 15일후에야 진짜 고목차를 살수 있다고 한다.집을 떠난지가 너무 오래 되서 고목차가 나오면 부쳐 달라고 부탁하고 신비로운 운남을 떠났다.

오후에 마시는 것은 금물인데 깜빡 잊고 몇잔을 마셨다. 그날 밤은 꼬박 눈을 뜬채로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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