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문과출신 지성인들은 '배고픔'을 당해야하는가?
조선족 민족도서 출판 소식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공헌이 많았던 연변 인민출판사가 지난 몇 년 동안 해마다 100 여종의 조선문 책 밖에 출판하지 못하며 그것도 ‘매년 최저로 1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결손액을 보고 있다’는 출판의 어려운 실정을 호소했다.
또한 각급 정부에서 연변 인민출판사에 500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또 지난해부터는 연변의 사업 개혁 시점단위로 삼아 탈출구를 찾고 있으나 위기국면을 타개하지 못한다고 한다.
조선족들이 책을 사지 않고 또 책을 읽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하다. 이러한 숨막히는 안타까운 형상은 언론 신문계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와 같은 국면이 초래된 이유는 무엇일까?
출판계에서는 이유를 조선족 인구의 대량 감소, 인쇄비 상승, 노임 증가와 이퇴직인원(직장부담)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면 타당한 점도 있지만 필자는 다른 이유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인구 이동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주문제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연변 출판사에서 만들어 낸 책들이 연변을 벗어나 전국 각지로 팔려나갔다. 현재 중국은 한글(조선글) 도서를 읽을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북경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코리아 인구는 지금의 200만에서 300여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책의 중요성은 누구나 익히 아는 사실이다.
책을 읽지 않는 민족이나 국가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인류 정신사가 만들어 낸 것 중에 가장 중요한 업적은 두말할 것 없이 책이다. 유대인들은 “옷을 팔아 책을 사라!”고 세대에 걸쳐 가르쳐 왔다.
물론 지금 시대는 변하여 컴퓨터 디지텔화 시대에 돌입했다. 미국도 약 30%의 종이 신문발행과 인쇄물들이 축소되어 언론 출판계가 곤혼을 치루고있다. 그러나 인간의 삶과 지식의 체계적 축적에는 그래도 책이 아직도 절대적인 우세를 점하고있다.
그럼 책이 팔리지 않고 읽혀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책에 대한 “입맛” 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즉 독자들이 개방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고 지식에 대한 인식과 기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대문호 터퍼는 ‘좋은 책은 가장 좋은 친구이다. 현재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이라고 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훌륭했던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중요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친구를 사귀려 한다. 그런데 출판하는 책들이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그런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수년전 미국에서 가슴 아픈 일을 목격했다.
동북지역에서 출간한 우수하다는 대형 <XXX>잡지가 ‘영광스럽게 미국으로 수출’되었다. 초기에 필자도 긍지를 가졌지만 막상 미국에 와 보니 어느 서점 바닥에 팽겨 쳐 있는 것 아닌가? 나는 동포의 심정으로 가슴 아파 “이 책도 다른 책들과 같이 매장에 올려 달라”고 주제넘게 볼멘소리를 했었다. 그때 주인이 “그 책은 거저 가져다 보아라, 해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으니 낸들 어쩌겠소?”라며 난처한 기색을 지었다. 후에 그 책방에 가보니 아예 그 조선족 책은 보이지도 않았다. 미주에서 제일 많은 60-80만 한인이 밀집해 살고 있는 로스앤젤리스 이야기이다.
마음은 아팠으나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 일에 내가 도전을 받아 늦까기 학생이지만 끝내는 제반 학과를 마치는 학습과 열정에 추진력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책은 당시 시대정신과 국민의 사회발전의 수준을 설명한다. 행정명령과 그 어떤 압력으로 책을 읽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동북아뉴스/후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