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기자 =「역사비평」 겨울호(통권 6호)가 중국이 추진하는 고구려사의 자국사 편입 움직임을 쟁점으로 다뤘다.
이에 관한 글은 2편. 송기호 서울대 교수가 한국의 주체적 시각에서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지역 역사 프로젝트인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중국의 한국고대사 빼앗기"로 규정한 반면 윤희탁 동아대 교수는 중국이 왜 "동북공정" 사업을 추진하는가를 중국의 입장에서 분석했다.
송 교수는 작금 촉발되고 있는 고구려사 논쟁을 "제2의 나당전쟁"으로 비유하기까지 했다.
그는 "당나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집어삼키려 하자 이에 대항해 나당전쟁을 벌였듯이, 이제 북한 땅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며 신라계 국가만 우리에게 떼어주려고 하는 마당에 제2의 나당전쟁을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삼국사기」에 이미 3국을 한국사의 범주로 다루고 있고, 당나라에서 고구려를 마한으로 고구려인을 삼한인으로 불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중국사가 아닌 것이 분명한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들은 고려조차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구려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의도 저편에 56개 다민족으로 구성된 현재 중국의 대한족(大漢族)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나아가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넣고자 하는 움직임을 더욱 강화하게 된 요인으로 "우리측" 책임도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그러한 구체적 증거들로 북한의 주체사관과, "정부의 비호 아래", "단군조선의 영토가 베이징까지 아우르고 신라가 만주까지 통일했다고 주장하면서 군부대의 정신교육 강사로 여기저기 불려다닌" 80년대 이후 재야사학자 혹은 국수주의자들의 행태를 들었다.
나아가 송 교수는 한양대 임지현.서울대 이영훈 교수 등이 최근에 주도하고 있는 "국사 해체론"을 겨냥해서는 수긍되는 면이 없지는 않으나, "중국의 정책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순진무구한 발상인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민족의 진정한 위대성은 중국에 흡수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보다 북을 도와서 고구려 벽화고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시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휘탁 교수는 "현대중국의 변강.민족의식과 "동북공정""이라는 글에서 "동북공정"은 현대 중국이 표방하는 국가 통합 이데올로기라는 차원에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중국의 변강 및 소소민족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동북공정은 "남북통일이 동북지구의 조선족에 미칠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