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자진귀국'하려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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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자진귀국'하려 하지 않는가?
  • 이동렬
  • 승인 2006.07.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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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마지막 기회, 정부도 세밀한 대책이 필요

‘동포자진귀국’프로그램' 실행 기한도 이제는 마지막 한 달이 남았다. 적지 않은 동포들이 짐을 꾸려 부지런히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8월이면 출국 붐이 일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결단 못 내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동포들이 있다. '불법체류' 동포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한 시기라 본다. 그럼 왜서 그들은 이번 정부의 정책에 적극 동조하고 있지 않는가? 살펴보면 개개인마다 사정이 있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우선 50~60대의 적지 않은 동포들이 귀국하지 않으려 한다. 이 부류는 돈을 버는데 건강에 문제가 없다. 상적으로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고 경찰조사가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이제 몇 년 더 지나면 힘이 모자라 일할 수 없다며 좋은 일자리가 있을 때 한두 해 더 벌어 가자. 한국에 다시 안와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십대 가운데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포들이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법과 개개인 간에 이해충돌이 생길 때 왜서 법을 우선시해야 하고, 또 그러면 자기들한테 어떤 좋은 점이 차례지는 가, 하는 것을 충분히 깨닫게 도와주어야 한다. 여건상 쉽지 않겠지만 언론이나 시민단체를 통한 지속적인 시스템 운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니면 그들은 쉬이 음지에 잦아들고 말 것이다. 

다음은 고용허가제의 규제를 받아 3년이 안되었는데도 고용주를 찾지 못해 불법체류로 된 이들이 귀국하지 않으려 한다. 브로커들한테 돈을 주고 왔기에 빚도 갚지 못했다면서 울상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해득실을 따져보면 그래도 귀국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세 번째는 “내년에도 더 좋은 정책이 나오겠지! 한국정책이사 늘 그랬지, 마지막이라 하면서도 해년마다 또 마지막이 있으니까!”하고 망연한 기대를 품고 귀국하지 않으려 한다. 아무리 이번이 마지막기회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 이 부류는 거의 신문도 보지 않고 방송도 듣지 않으며, 시민단체와 거래하지 않고 ‘고립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아니면, 일관성이 없는 한국정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원활한 교류의 장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어 정세와 정보를 알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위장결혼이나 여권위조를 해서 온 동포들 가운데 경찰서에 가기 겁나하거나 수속이 까다롭고 시간이 걸리고 힘들 것 같아 아예 포기하고 마는 현상이 있다. 지금도 상당수가 위장결혼으로 입국해서 혼인이 파탄되었거나 파탄지경에 이르렀지만 혼자 힘으로 해결하자니 뾰족한 수가 없고, 그렇다고 어디에 의지해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동포여성들이 적지 않다. 폭행을 당했을 경우 피해자는 의사진단이나 맞춤한 경찰입건서류 등을 챙겨 두어야 혼인파탄의 귀책사유가 남편한테로 돌아가 국적을 취득한다든가 합리한 절차를 밟아 이혼이 쉬워지겠는데, 그런 것에 전혀 신경 안 써왔거나 상식조차 없어 속을 앓고 있다. 하기에 정부와 경찰서는 시민단체와 협조해서 끈끈한 유대관계로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구로경찰서 같은 데서는 서울조선족교회나 가리봉 외국인근로자센터와 같은 시민단체들과 협력해서 그렇게 하고 있다.  동포들도 적극 시민단체의 힘을 빌리는 것이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섯 번째는 체불임금액수가 많다고, 또는 개인의 이런저런 사정 핑계를 대고 돌아가지 않으려하고 있다. 집에 가면 빚도 덜 갚았고 몇 년 벌었지만 남은 것은 없고, 또 부모형제와 친지들과 사돈에 팔촌까지 인사할 것 생각하면 겁난단다. 더구나 집은 이미 세주었고 농토도 빌려주었으니 할일이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세집을 잡고 일년 놀 생각을 하면 그저 흘러 보내는 시간들이 아까워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 동포들도 어렵게 번 돈을 이런저런 인사치레나 무위한 일에 맹탕 써버리는 습관들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벌어도 허사이다.

그리고 귀국해 1년 머무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나이 젊을수록 재입국에 대비해 아이디어를 찾고 전문지식을 배워둬야 한다. 컴퓨터 쯤은 다룰 줄 알고 인터넷에 들어가 정보도 찾아볼 줄 알아야 한다. 집에 가면 할 일 없다는 말은 게으른 자의 이유에 불과하다.

지금 보면 20~40대의 ‘불법체류’ 동포들이 너나없이 귀국하고 있다. 빚을 덜 갚았거나, 개인의 이러저런 어려움도 마다하고 선뜻 항공권부터 산다. 정부의 정책을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불체자의 멍에에서 벗어나 떳떳하게 체류하면서 돈벌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 동포들도 음지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정말 이번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단속이 되어 강제퇴거 당한다면 그보다 큰 불행은 없을 것이다. 중국속담에 청산이 있는 한 땔 나무 걱정은 없다고 했다. 1년 후 재입국 해서 돈벌 기회가 있는 한 걱정할 것 뭔가? 사사로운 개개인의 사정을 접어두고 대의를 따르게 되면 더 좋은 정책과 앞날이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한 대세인 것이다!

정부도 단속이란 마지막 카드만 남았다 생각하지 말고 동포들을 더 세밀한 대책을 세워 인내성 있게 인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법무부 외국적동포과 박상순사무관과의 전화 인터뷰

▲ 서울출입국관리국 외국적동포과 박상순 사무관 동포들을 찾아 설명회 가져
문: 현재 실행하고 있는 '동포자신귀국프로그램' 진행 상황은 어떤가? 

답:‘동포자진귀국’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귀국한 동포들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지막 8월에 집중되어 있다고 본다.

문: 이번 정책에 대해 따로 더 설명할 것은 없는가? 

답: 다른 것은 없다. 이미 언론 매체나 여러 시민단체를 통해 충분히 설명되었다고본다. 물론 지속적인 선전과 교육도 필요하다.‘동북아신문’에서도 정부의 정책을잘 선전하고 제 기간 내에 출국하도록 선도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부의 정책을 믿고 모두가 좋은 혜택을 받기 바란다.

문:작년에 자진귀국 했다 금년에 입국한 동포들은 얼마 되는가?

답:작년에 불법체류 하다가 귀국한 동포들은 1년, 합법체류 하다가 돌아간 동포들은 6개월 만에 입국들을 하고 있다. 입국 수가 벌써 2만7천 명이 넘는다. 이는 정부가 약속을 엄격히 지키고 있음을 설명한다.

문:계속 불법체류하는 동포들에 대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는가?

답: 만약 불법체류신분으로 계속 남아있게 되면 일하기도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매일 불안한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전철을 타러 가다가 검문을 당하거나, 혹은 길에서 시비라도 붙게 되면 경찰한테 신분증을 제시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 벌금까지물고 강제퇴거 당하게 된다. 그런 분들에게는 5년 간 입국이 불허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편한 마음으로 출국했다가 정당한 신분으로 입국해서 떳떳하게 일하면 얼마나 좋은가?

법무부는 8월부터는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가려 한다. '불법체류'동포들은 법무부가 실시할 예정인 방문취업제의 혜택을 받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동포들이 모두가 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한 가지 더 부탁하고 싶은 것은 8월달의 항공권이 거의 매진되었기에 될 수록이면 배를 이용해 귀국했으면 한다. 인천, 평택, 속초 등지에 중국의 대련, 단동, 청도,연태, 위해, 상해 등지로 가는 배가 있다. 많이 이용해 주기 바란다.   
  

<이동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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