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현은 평민으로 페기된후 감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되였다. 감옥으로 들어가기전에 감옥관이 리현에게 무슨 할 말이 없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태자현은 넓고도 아득한 하늘을 쳐다보며 물었다. 지금 누가 태자인가? 태자현의 동생인 영왕철이옵나이다. 감옥관이 대답했다. 리현은 비장하게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했다. 어머니,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일뿐만아니라 황제의 어머니이시며 우리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이시옵나이다. 어머니께서는 하루빨리 동생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시옵소서. 우리는 모두 아이들이옵나이다. 림종을 앞둔 고종의 모습은 정말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웠다. 고종은 무측천을 보기만하면 어머니라 불렀다. 인젠 고종의 정신상태는 실성상태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극히 정신이 맑아지기도 하고 머리가 명석해지기도 했다. 고종은 언제나 무측천을 피하려 했다. 그는 무측천을 보기만하면 두려워 부들부들 떨었다. 분명 그는 무측천을 보면서 귀신을 보았다고 했다. 모두들 귀신이 없다고 하면 고종은 무측천을 보며 귀신이라고 한사코 고집했다. 무측천은 너무도 어이없어 고종에게 물었다. 페하, 이 무후가 귀신이옵나이까? 아니, 귀신이 아니고 어머니요. 고종은 이렇게 말하며 어설프게 웃기 시작했다. 이때마다 무측천은 고종의 웃음이 그야말로 추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높은 소리로 말했다. 페하, 옥체가 이처럼 허약하신데 왜서 스스로 욕보시나이까? 무측천의 말에 고종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가지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어쩔줄 몰라 허둥지둥하다가 어머니 하고 웨치며 룡침으로 황급히 올라가 누웠다. 그리곤 고종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무측천은 룡침가에 다가가서 고종이 뒤집어쓴 이불을 확 벗겨버렸다.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떠는 고종을 보는 순간 무측천의 마음은 터질듯 아파났다. 태종은 세상을 떠나기전에 비록 옥체가 아주 허약했지만 사유는 극히 예민하고 명석하였었다. 대신과 후궁앞에서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황제의 엄숙한 용모와 장중한 태도를 잃지 않았었고 일부 의혹을 품고있는 자들이 경거망동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태종은 강산을 다스릴 큰 인물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리치는 완전히 태종과 달랐다. 고종은 황제로 된것부터 잘못된 선택이였다. 만약 무측천이 없었더라면 고종은 언녕 기존의 국면을 뒤집고말았을것이다. 고종이 황제의 자리를 지키고있는것은 바로 무측천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한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무측천은 이 시각 지나간 나날을 회고하면서 저도 모르게 동정심이 치솟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그녀는 복잡한 정감에 휩싸여있었다. 만약 그녀가 태종을 꼬드끼지 않았더라면 언녕 순장품으로 되였을것이고 또 리치를 꼬드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절에서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있을것이였다. 만약 그녀가 자기의 개성을 드러내지 않고 갖을 수단으로 자기를 감추고 보호하지 않았더라면 언녕 이 세상에서 사라진지도 이슥할것이였다. 만약 그녀가 황후로 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정사를 좌우지하지 못했을것이다. 만약 그녀가 정치에 가담하지 않고 리치의 범재와 무기력에만 의거했더라면 언녕 기존의 국면을 유지할수 없었을것이다. 무측천은 스스로 핍박에 의해 이런 운명적인 길을 걸게 되였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 시각은 그녀에게 있어서 운명의 관건적인 시각이였다. 그녀와 리치는 인젠 완전히 낯선 사람이였다. 그들은 이미 다년래 성생활도 하지 않았고 정감교류란 근본상 존재하지 않았다. 심지어 서로간에 친밀한 대화를 나누어본지도 아득한 옛날로 되였다. 그들사이는 그야말로 두터운 장벽이 가로놓인 서먹서먹한 사이였다. 무측천은 림종에 직면한, 아무런 반항력도 없는 고종을 바라보니 일종 고독과 슬픔이 북받쳐올랐다. 그녀는 대성통곡했다. 무측천은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진 고종을 쓰다듬으며 태자치! 태자치! 하고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고종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무측천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은 자기의 고독에 대한 눈물이였다. 만약 그녀가 용맹스러운 제왕에게 시집갔더라면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자기의 보좌를 지킬수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고종은 전혀 의지할수 없는 황제였기에 그녀와 함께 환락을 즐길수 없었고 그녀와 함께 고통을 분담할수 없었다. 하여 고종과 무측천사이는 줄곧 암흑속에서 서로 노려보고 피해를 주게 되였다. 무측천은 고종의 앙상한 잔등을 어루쓸었다. 마음속의 슬픔과 괴로움, 억울함, 고독으로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온몸이 무너져내리는것 같았다. 무측천의 손길에 의해 고종은 천천히 눈을 떴다. 허나 그는 무측천을 보자마자 뱀이 기여들어온다고 소리 질렀다. 무측천이 주위를 살펴보니 아무것도 눈에 띄이지 않았다. 그는 고종이 또 환각속에서 허덕이고있다는걸 짐작했다. 무측천은 고종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페하의 황후 무후이나이다. 뱀이 없나이다. 그러나 고종은 무측천을 밀쳐버리며 말했다. 뱀이 무후의 목으로 기여올라가고있소. 페하, 이 무희마저 잊어버렸나이까? 페하께선 이 무희를 사랑하지 않나이까? 무측천이 애타게 말했다. 물러가오. 고종은 명석하게 한마디를 토해냈다. 페하께선 이 무후를 사랑하지 않나이다. 누구나 이 무후를 사랑하지 않으니 나 스스로 사랑할수밖에 없나이다. 무측천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벌떡 일어나며 눈물을 닦은 무측천은 일순간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그녀는 높은 소리로 말했다. 페하께선 이 무후를 어떤 때에는 귀신으로 어떤 때에는 뱀이라고 하시옵고 또 물러가라고 하였나이다. 페하의 말은 성지이니 이 무후를 물러가는것이 마땅하옵나이다. 아니요. 무후께선 물러가지 마오! 고종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두손을 내밀었다. 무측천은 몸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 페하께서 이 무후를 물러가라고 하지 않았나이까? 아니요. 지금은 아니요. 무후께선 날 떠나지 마오. 난 무희를 떠날수 없소! 고종이 간신히 말했다. 페하께선 이 무후를 뱀이라고 하지 않았사옵니까? 페하께서 어찌 한마리 뱀과 함께 있을수 있나이까? 무측천은 말을 마치고 고종을 한번 쳐다보고는 바람같이 사라졌다. 고종은 완전히 절망속에 빠졌다. 갑자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무측천은 곧바로 나오는 걸음에 관역한테 사냥하러 하겠다고 좋은 말을 준비하라고 령을 내렸다. 순식간에 일종 혼란이 일어났다. 기병대오가 궁에서 떠나 사냥장에 이르자 무측천은 질풍같이 말을 달려 산토끼와 사슴을 뒤쫓아갔다. 화살은 윙윙 소리를 내며 수없이 날아갔지만 번마다 명중하지 못했다. 인젠 반백이 된 무측천은 시야가 어슴푸레했고 기력이 진했던것이다. 이리저리 목표물을 찾아헤매다가 드디여 한마리의 꽃사슴이 무측천의 시야에 안겨들었다. 꽃사슴은 나는듯이 뛰여갔다. 그녀는 사정없이 채찍질하며 쏜살같이 앞으로 말을 달렸다. 무측천을 호위하던 기병들은 미처 그녀를 따라잡을수 없었다. 그녀는 꽃사슴을 움푹한 산지대에 몰아넣었다. 기진맥진한 꽃사슴은 갑자기 움푹 패인 산지대가운데 멈춰섰다. 꽃사슴은 부들부들 떨면서 그 선냥한 두눈으로 무측천을 바라보았다. 무측천은 저도 모르게 꽃사슴에게 물었다. 왜서 달아나지 않고 이 무후가 활쏘기를 기다리는거냐? 꽃사슴은 무측천이 가까이 다가갔으나 의연히 그 자리에 얼어붙은듯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서 달아나거라! 가만히 서서 죽음을 기다리겠느냐? 무측천은 또 소리질렀다. 그러나 꽃사슴은 전혀 움직일념 않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순간 무측천은 일종 두려움이 앞섰다. 그녀는 또 권고했다. 미련한 꽃사슴아, 이 무후가 감히 널 죽이지 못한다고 생각하느냐. 어림도 없다. 말을 마치기 바쁘게 그녀는 활을 쳐들었다. 갑자기 꽃사슴은 사맥이 탁 풀리는지 꿇어앉았다. 순간 무측천은 좀 주저하다가 활시위를 힘껏 당겼다. 화살은 면바로 꽃사슴의 심장에 가 박혔다. 순간 꽃사슴은 땅에서 뒹굴며 경련을 일으켰다. 선지피가 콸콸 쏟아져나왔다. 말잔등에 앉아있는 무측천은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이때 말을 달려 질풍같이 달려온 태감이 고종의 소식을 무측천에게 아뢰였다. 페하께서 인젠 막 운명하실것 같나이다. 순간 무측천은 눈앞이 어두워지면서 저도 모르게 몸의 균형을 잃으며 말잔등에서 떨어졌다. 무측천은 고종의 룡침앞에 서있을 때는 이미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였다. 그녀는 경상을 입었다. 고종의 동공은 이미 점점 확장되여갔고 입은 벌리고있었는데 무슨 말인가 하려는듯했다. 그러나 혀만 바르르 떨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이때 배염이 령을 받고 입궁하여 황제의 유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배염은 황제의 뜻을 전혀 헤아릴수 없었다. 그는 애타게 고종에게 물었다. 페하, 무슨 말씀이든지 마음놓고 하시옵소서. 고종은 마지막으로 무언가 유언을 남겨놓으려고 무진 애를 쓰고있었으나 입에선 말대신 침이 질질 흘러내렸고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으며 명백히 자기의 뜻을 표달할수 없었다. 배염이 황제의 입술 움직임에 따라 그 뜻을 헤아려 태자철을 불러오려 할 때 무측천이 가로막았다. 이 무황후가 황제의 뜻을 알만하다. 무측천은 자기 귀를 황제의 입 가까이에 대였다가 또 자기 입술을 고종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 페하, 만시름놓으십소서. 페하의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무측천은 말을 마치기 바쁘게 일어서며 대신들을 향해 정중히 선포하였다. 페하께서 황후더러 섭정하라고 하였도다. 이때 고종은 갑자기 처량하고 날카로운 외마디소리를 지르더니 숨을 거두었다.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릎을 꿇었다. 오직 무측천만이 꿋꿋이 서서 사관에게 령을 내렸다. 뭘 하고있는가. 어서 빨리 페하의 유언을 기록하거라. 이는 그야말로 미묘한 시각이였고 뭇사람들은 난감하게 하는 시각이였다. 무측천은 황후궁에서 일곱날동안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그녀는 이 일곱날동안에 큰 대사를 결정지었다. 무측천의 조카인 무승사가 일곱날동안 함께 배동하였다. 그는 무측천이 무씨가족의 리익에 유익한 결정을 내릴것은 간절히 희망했다. 황후궁은 그야말로 괴이할 지경으로 조용했다. 무승사외에는 그 누구도 무측천에게 접근할수 없었다. 60세에 달하는 무측천은 30세 되는 녀인처럼 아주 민감했고 심사숙고끝에 눈앞에 직면한 큰일을 해결할수 있었다. 그녀는 어떤 날에는 온 하루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꼼짝 않고 멍청하니 두눈을 뜨고있다가도 눈살이 꼿꼿해서 무언가 깊이 생각하군 했다. 입맛을 잃었는지 그녀는 음식을 아주 적게 들었다. 이에 무승사가 식사를 권하자 무측천은 그를 눈여겨보다가 말했다. 어떤 일은 먹고 마시는것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느리라. 내가 이 한단락의 력사를 기록할 때 반드시 조모의 배합에 의거해야 하였다. 그러나 조모는 의미적으로 이 일곱날동안의 경력을 생략하였다. 심지어 어떤 판단은 다만 그녀의 언사와 심정에 의해 결정되였었다. 하기에 추측과 정탐을 통해서만이 이 일곱날동안의 비밀을 다소나마 가늠할수 있었다. 나는 밝고 깨끗한 견사를 투과하여 황후궁의 주야로 꺼지지 않는 등불빛을 볼수 있었고 욕망으로 불타고있는 녀인의 심정을 비춰볼수 있었다. 이 녀인에게는 십여년동안 분투해온 관건적인 시각이 닥쳐온것이였다. 고종이 세상을 뜨기전에 그녀는 명석하게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걸 알고있었다. 그러나 일단 고종이 저 세상으로 가게 되자 그녀는 도리여 우유부단해지기 시작했다. 이 고통스런 녀인은 처음으로 자기의 주관과 과단성을 잃었다. 그녀는 스스로 자기의 의구심과 두려움을 저주했다. 그러나 이 시각 그녀는 금의자에 오를것을 다짐했다. 무측천은 그 유일한 보자에 오를 신심으로 가득차있었다. 그러다가도 그녀는 또 고통속에 빠지군 했다. 무측천은 보자에 오르는것을 절대 단념할수 없었고 또 너그러이 태자철을 즉위시키려 해도 전혀 마음을 놓을수 없었다. 그녀는 모순속에서 두가지 도리를 도출해냈다. 첫째로 그녀가 직접 보자에 오르는것이다. 헌데 그렇게 되면 뭇대신들의 분노를 자아낼수 있기에 자칫하면 분신쇄골이 될수 있다. 그것은 무측천은 자기가 녀인이기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둘째로는 그녀가 태자철을 보좌에 오르게 하는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완전히 매장되고마는것이다. 그것은 황궁은 어디까지나 황궁이지 가정이 아니기때문이다. 이 두가지 도리가운데서 오직 한가지만 선택할수 있었다. 즉 한가지만 성사될수 있었다. 두가지가 다 성사될리는 만무했다. 이는 일장 도박이였다. 무측천은 이 일곱날동안 모든것을 충족하게 결정지을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 일곱날동안 그녀는 어떻게 주사위를 던질것을 결정하였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