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색무한(女色无限)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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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색무한(女色无限)40
  • 꽃잎.낙엽 퍼옴
  • 승인 2006.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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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국부인은 조정으로 돌아온후 어느 한차례 성대한 연회에서 죽었다. 위국부인의 돌연적인 죽음은 고종을 자리에 드러눕게 했다. 고종은 온 저녁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았고 뜬눈으로 날 밝을 때까지 밤을 지새웠다. 고종은 이미 싸늘해진 위국부인을 한사코 끌어안고있었다. 그는 이 아릿다운 처녀가 아직도 은은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춤추고있는듯했다.
    무황후가 들어와서 고종에게 한잠 푹 쉬라고 권고했다. 그러자 고종이 말했다.
    난 지금 잠들면 영원히 깨여나지 못할것 같소. 
    페하께선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이까? 편안히 잠드시는데 왜 다시 깨여날수 없다고 
하시나이까?
    무황후가 의혹스레 물었다.
    깨여나지 못하오. 위국부인도 이렇게 잠드니 다신 깨여나지 못하지 않소?
    위국부인은 무엇을 잘못 먹었기때문에 죽었나이다.  빨리 위국부인을 잊어버리소서. 페
하께서 이미 죽은 녀인을 안고있는것은 규범에 맞지 않는 행동이나이다. 
    무황후가 고종에게 일깨워주었다.
    모든 규범은 이미 무황후때문에 사라진지 오래되오. 
    고종은 웃으며 말했다.
    순간 무황후는 깊은 비애에 잠겼다. 그녀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높은 소리로 말했
다.
    페하께선 무엇때문에 절 이토록 미워하나이까? 제가 뭘 잘못했나이까?  제가 페하에게 
미안한 일을 한것이 무엇이나이까? 페하께선 무엇때문에 이미 죽은 녀인을 이처럼 놓지 않
고있으면서 살아있는 이 무씨를 싫어하나이까? 그래 이 무씨가 죽은 녀자의 시체보다 못하
단 말이나이까? 페하, 이 무씨도 녀인이옵나이다. 저는 페하의 훌륭한 녀인으로 되려고 늘 
생각하고 노력하고있나이다. 그런데 제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시나이까?
    내가 보건대 무황후는 총명한 녀인이요. 그러하오니 일찌감치 이 자리를 떠나는것이 상
책인것 같소.
    고종이 말했다.
    무황후는 고종의 눈에서 날카로운 빛이 쏟아져나오는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얼굴이 굳
어졌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서 고종을 쏘아보았다.
    이윽고 몸을 돌려 찬바람을 일구며 자리를 떴다.
    헌데 누가 알았으랴! 고종이 위국부인의 시체를 끌어안고 조정에 나타날줄을. 모든 대
신들은 깜짝 놀라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무황후는 자주빛 면사포뒤에서 고종이 위국부인의 
시체를 안고 조정에 나온것을 보고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고 놀라서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
다.
    완전히 미쳤나이다.
    순간 고종의 슬프고 비참한 질문소리가 온 어전에 메아리쳤다.
    위국부인은 왜서 죽었느냐? 위국부인이 무엇을 잘못했느냐?
    누구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부답했다. 영문을 잘 모르는 대신들이 너무도 놀라 얼떨떨해
할 때 자주빛 면사포뒤의 그림자가 돌연히 몸을 일으키며 금룡좌에서 내려 대전측면의 복도
로 사라졌다. 고종은 고집스레 금룡좌에 앉아 물었다.
    누가 위국부인을 죽였는가?
    의연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어떤 대신들은 무황후를 본따서 조회에서 물러가고있
었다. 고종이 말했다.
    난 그 살아있는 사람을 페기해버리겠도다.
    이 말소리가 울려퍼지기도 전에 묵묵부답하던 대신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된다는것을 너
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필경은 한 녀시체를 놓고 의사를 토론할수 없는것이였다. 허경종이 
자리를 뜨자 잇따라 리의부가 자리를 떴고 원공유도 물러갔다. 고종은 깜짝 놀랐다. 대신들
은 하나하나 그를 떠나가고있었다. 이쪽저쪽을 기웃거리는 고종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고 어
전에서 사라져가는 대신들을 멍하니 일별했다. 마지막에 나이 지숙한 대신인 리적봉이 주춤
거리다가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길게 내쉬녀 어정어정 자리를 떴다.
    어전에는 고종과 시체로 된 위국부인만 남았다.
    고종은 이 시각에야 뒤늦게 진정 어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란걸 똑똑히 알게 되였다.
    고종은 높은 소리가 웨쳤다. 그는 갑자기 머리가 폭발하는듯하여 저도 모르게 금룡좌에 
쓰러졌다. 태자홍이 인츰 태의를 데리고 왔다. 태자홍이 고종을 끌어안자 태의는 고종의 머
리에 조심스레 침을 놓았다. 그러자 고종의 온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고종은 정신을 차리자 입을 실룩거렸지만 웬 일인지 말하지 못했다. 그는 실언하였다.
    무황후는 다시 어전에 나타났다. 그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궁역에게 말했다.
    이 시체를 빨리 끌어내라. 정말 어처구니가 없도다.
    부왕은 인젠 말할수 없나이다.
    태자홍이 말했다.
    페하께선 너무나도 많이 이야기했나이다. 
    무황후가 말했다.
    조회에 나온 대부분 대신들은 무황후옆에 앉아있는 고종이 날따라 정력이 감퇴되고 정
신이 쇠약해진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고종은 늘 말할 때 갑자기 실언했기에 입은 실룩거
렸지만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대신들이 너무도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할 때 무황후가 
고종을 대신하여 말을 맺군 했다. 고종이 힘들게 말한 반말은 전혀 의미가 똑똑하지 못하고 
론리에 맞지 않았으며  두서가 없었다. 하여 고종은 날이 감에 따라 더 적게 말했다. 조회에 
나와서도 차츰 침묵만 지키고있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조회만 끝나면 고종은 정신이 충만되
고 말도 가끔 잘했다. 이러한 현상은 황제로서의 고종에게는 너무나도 비참한 현실이였다. 
황제인 고종은 반드시 조정에서 열리는 의정에서 자기의 지혜를 발휘해야 했다. 계속 이 상
태로 나아가면 고종은 무용지물로 될수 있었다. 헌데 고종의 실언증은 인젠 고질병으로 되
였다. 어떤 때에는 온 하루 조회의정가운데서 고종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은은한 무황후
의 목소리가 온 어전에 울려퍼졌다. 점차적으로 조정에 변화가 있게 되였다. 대신들은 무황
후의 옆의 자리가 텅 비여있는걸 쉽게 보아낼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대신들로 하여금 점
차적으로 황제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했다. 대신들은 인젠 고종에게 아무런 희망도 걸지 않
았다. 함형 4년이 지나가자 금룡좌에 그 병약한 고종의 모습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
람들은 두 임금을 모시던 신성한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걸 부득불 승인하지 않을수 없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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