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복식당》, 《연길풍미 꼬치구이》, 《료녕반족, 《연변짜피짜피》 등 식당과 맥주집들이 거리 곳곳에서 눈에 뜨인다.
재미 조선족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전미조선족동포협회, 뉴욕조선족동포회, 뉴욕조선족축구협회 등이 설립되면서 재미 조선족동포사회를 구성. 새해맞이 련환모임, 운동회 등을 조직하면서 응집력을 키우고 서로 얼굴을 익히며 서로 돕고 외국에서의 외로움과 향수(鄕愁)도 달랜다.
뉴욕에는 조선족동포들을 위한 싸이트도 등장했다. 또 뉴욕에서는 금년 3월 13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2시 15분―1시(재방송 금요일 오전 10―11시)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이 제작한 조선말프로 《진달래고향》이 방송되고있다. 앞으로는 뉴스와 오락 등 프로도 방송된다.
재미 조선족으로 프로그람 선정 책임자인 연변 기자출신 정헌철씨는 《중국 조선족방송으로 시작하지만 장래에는 뉴욕 자체제작 프로그람도 내보낼 예정》이라며 《이번 방송은 조선족동포들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소재 전미조선족동포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뉴욕일대에만 거주하는 중국 조선족은 2만―3만명이다. 1990년대 초 산업연수로 시작됐던 중국 조선족들의 미국행이 2000년을 기점으로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많은 플러싱은 중국어와 한국말을 동시에 구사할수 있는 중국 조선족들이 선호하는 곳. 지난해부터 생기기 시작한 조선족식당이 뉴욕에만 벌써 1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일복식당》을 개업한 옥영자씨는 《한국에서 10년간 일하다가 3년전에 미국에 왔다》며 《조선족들이 많아지면서 연변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아 식당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땀흘려 돈버는 녀성도...유흥업소에서 타락한 녀성도
조선족들은 중국인 업소에서 일하기도 하지만 전체의 80%가량이 한국인 업소에서 일한다. 그중 조선족녀성들은 뉴욕시와 린근 뉴저지주의 손톱미용업소, 슈퍼마켓, 식당 등에서 많이 일한다.
연변의 한 녀성은 2년전 28만원을 내고 미국으로 갔는데 빚 갚을 일을 생각하면 당장 식당에 달려가 일하고싶지만 건강이 그럴 상황이 못돼 빚을 좀 늦게 갚더라도 이를 악물고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다짐, 한국인이 꾸리는 손톱미용업소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한국인 경영주와 한국인 손톱미용 기술자처녀(대부분 대학졸업생들임)들의 밑에서 하녀와 같은 취급을 받으며 손님들의 손과 발을 씻어주면서 돈도 벌지 못하고 손님이 주고가는 보너스도 경영주가 가로챘지만 부지런했던 그녀는 어깨너머로 눈에 기술을 익혔고 인격까지 인정을 받아 결국 경영주가 학비를 대주고 한 손톱미용 전문가로부터 가르침을 받게 했다. 피나는 노력을 들여 지금은 업소에 한국인 처녀기술자들도 여럿이 있지만 그녀에게만 며칠씩 예약이 줄을 서고있다. 그 일대 손톱미용업계에서는 그녀의 미국이름을 대면 다 알아주고 서로 오라고 청하고있다. 반면에 부정적인 일면도 있다. 미국에서 조선족 젊은 녀성들은 힘들게 일하지 않고도 단기간에 목돈을 만질수 있는 유흥업소로 빠지는 경우가 적잖다. 미국에서 한국식당에 가 온종일 죽도록 사발을 가시면 한달에 1500딸라 정도 벌지만 안마업소에 가서 몸을 팔거나 등으로 한달에 5000-6000딸라를 벌수 있다는 계산에서 유흥업소에 타락하는 조선족녀성들도 있어 질타를 받고있다.
지금 일자리 찾기도 예전같지 않아
재미 조선족남자들은 건축현장에서 일하기도 한다. 목조건물을 짓는데 허리에 두른 가죽띠에 주렁주렁 꽂힌 뻰찌요, 마치요 하는 도구들, 그 무게가 20킬로그람도 넘어 온종일 그 무게를 감당하는것만도 힘들다.
목욕탕에 가 손님들의 때밀이를 하는 조선족들도 있다. 목욕탕 때밀이를 하면 한달에 인민페로 4만원 정도 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자신이 직접 손톱미용업소거나 식당을 차리는 등 자영업을 통해 미국 생활에서 성공한 조선족들도 적잖다. 실제로 플러싱에서도 한국인들이 운영하던 업소를 중국 조선족이 인수한 사례가 적잖다.
일부는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에 가기도 한다. 연길시정부 관원이였던 김창묵씨는 미국 모 대학에 다니는 딸의 학비때문에 2000년 미국행을 택했다. 지금은 뉴욕에서 생활정보지인 《교차로》에서 영업부장으로 일한다.
화룡시에서 미국에 갔다온 한 녀성은 《미국에 가니 연변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 다 미국에 있는것 같더라. 화룡사람도 그리 많을줄은…》라고 우스개를 했다.
그만큼 미국에 가있는 중국 조선족이 많다는 얘기이다. 미국에서 불과 2-3년전만 해도 조선족이 적어 일자리 찾기도 쉬웠는데 이젠 조선족이 많아 일자리 찾기도 힘들다고 한 재미 조선족은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실토정했다.
헌데 미국이라고 일자리가 널려서 조선족을 기다리고있는것은 아닌듯 싶다. 한 조선족청년은 좋은 사업단위를 사직하고 4-5년전에 고리대금 20여만원을 꾸어내고 미국에 갔다. 헌데 지금까지 리자에 리자가 붙어 빚은 끝날줄 모르고 미국에서의 일자리는 여의치가 않다. 보다 못한 부모님들이 조금이라도 보태려고 로부부가 일전 《60세이상 출국》으로 한국에 가 석달간 벌다가 왔다.
늘어나는 청년세대...중년녀성들 밀려서 건축현장에도
최근 몇년간 미국으로 입국하는 조선족청년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있다.
수년전만 해도 미국입국 조선족 대다수가 40―50대 중년층이였으나 최근에는 30대 초반의 청년들과 고중을 졸업한지 얼마 안되는 20대 초반도 상당수 미국에 가는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정확한 통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뉴욕 플러싱 일대 조선족동포 운영업소의 경우 젊은 조선족고객층이 늘어나는것은 물론 업소일군중에도 조선족젊은이들의 활발한 진출이 이루어지고있다.
지난해 11월 플러싱에 개업한 생맥주집 《연변짜피짜피》의 업주 한동철씨는 《오는 손님중 미국에 입국한지 1년이 안되는 젊은이들이 50명은 되는것 같다》며 연변의 친구들 대다수도 기회만 된다면 미국에 오기를 희망했다.
젊은층중에서도 특히 녀성이 남성보다 1.5-2배 정도 더 많다. 중국에서 직접 건너가는 인구가 대다수이지만 카나다에 류학갔던 18세 25세 사이 청년들과 한국, 일본 등지에서 일찍 해외생활을 경험한 젊은층의 미국입국도 증가하고있다.
이로 인해 수년만에 미국에서 합류하는 가족도 있지만 부모중 한쪽은 중국에, 또 한쪽은 한국에, 자식은 미국에 체류하는 《다국 리산가족》도 어렵잖게 볼수 있다.
중국의 개방이후 부모세대의 희생으로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경험한 젊은층은 미국에서 직종선택과 씀씀이도 부모세대와는 다르다. 남녀 구분없이 식당써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로동강도가 약한 직종에 젊은이들이 집중됐다.
또 부모세대가 한방에 여러 명 기거하며 최대한으로 생활비를 줄였던것과는 대조적으로 단독 스튜디오나 숙박업소의 단칸방을 빌려 기거하는 청년들도 적잖다.
젊은층이 진출한 직종에서는 이미 세대교체현상이 일어나 조선족중년층 특히 녀성들의 일자리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있다.
때문에 페인트나 샌딩 등 건설업계의 녀성기능 직종이나 현장밥집을 운영하기 위해 오하이오 등 타주의 건설현장으로 진출하는 중년녀성들도 증가하고있다.
넓어진 정상경로...우리 자질제고 시급
《이민의 국갬 미국에는 현재 불법체류자가 1200만명이 있는것으로 추정된다. 미국내 불법체류자는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로 1990년의 350만명으로부터 2000년의 700만명, 2006년 현재의 1200만명으로 늘었다.
미국내의 밀입국자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로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대체로 1980년 1989년 사이의 180만명으로부터 1990년 1999년의 290만명, 2000년 2005년의 440만명으로 늘어났다. 여태껏 미국은 불법체류자에 대해 관대해 왔다. 불법체류로 잡혀서 수용소에 들어가도 180일이 지나면 풀려났고 또 미국시민권자가 나서기만 하면 석방시켜 주었으며 경찰서에 잡혔을 때 사정만 잘하면 놓아주었다. 운전면허증 따기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만사가 <OK!>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상원은 일전 새로운 밀입국을 막기 위한 국경경비 강화, 새로운 초청로동자 제도 도입,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체류의 기회 제공, 불법체류자 고용주처벌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이민법안을 채택했다. 이제 곧 구체적으로 제정될 미국 《초청로동자 프로그람에 의해 수백만명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체류의 기회를 주는 대신 추가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감시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고있다. 중국경제의 고속성장과 중미 량국관계의 정상화에 따라 이제 조선족들도 정당한 경로를 통한 미국진출이 늘어나고있다.
료해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비자신청률은 매년 15%씩 늘어나고있으며 따라서 작년에 관광과 류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비자를 발급받은 중국인수가 사상 최대치에 달했는바 그 전해보다 29% 증가한 30만 4374명이였다. 미국 라이스 국무장관은 일전, 《9.11테러》이후 크게 강화됐던 미국 방문자들에 대한 비자발급 등 입국절차를 올해부터 완화하며 취업이나 학업, 관광 등을 위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올해부터는 좀 더 쉽게 할것임을 밝혔다.
따라서 미국 취업의 길에서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등 종합적인 자질갖추기가 필수로 나서고있다. 당면 인민페 20-30만원씩 내고 미국에 밀입국해 들어간 우리 조선족들은 영어 한마디도 할줄 모르는 상황에서 고수입의 미국회사에는 엄두도 못내고 저수입의 한국인기업이나 중국인기업에 들어가 일하는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타지방의 한족들은 다르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워왔던만큼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을 때의 필수적인 절차인 미국령사와의 면담시에도 영어를 류창하게 구사해 비자발급 성공사례가 많다. 중국 산동성 청도에서 미국에 왔다는 한 한족처녀는 재미 중국 조선족과의 만남에서 자기는 미국에 오자마자 미국인회사에 들어가 일한다고 했다. 《인물이 예쁘고 체격이 미끈한데다가 영어를 죽이게 잘 하고있었다》고 재미 조선족은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야기했다.
더운 여름날 저녁 뉴욕 코리아타운, 다운타운에 가면 밖에 나앉아 소리높이 떠들어대는 중국 조선족들을 적잖게 볼수 있다. 《중국인가 연변인가 착각할 정도예요. 미국사람들은 그렇게 수양없이 거리에 나앉아 높은 소리로 떠들어대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 말은 미국에 간 중국 조선족이 그렇듯 많다는 의미도 들어있고 한편 중국 조선족들의 자질이 낮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미국에 많이 가 딸라를 많이 벌어오는것은 개인이나 나라에 좋은 일이다. 하지만 미국 가기에 앞서 영어를 비롯한 종합자질을 갖춤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로 우리앞에 남아있다.
김정애 기자
길림신문 200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