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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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손길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6.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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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자진귀국'하는 동포여성의 고백

한 '자진귀국'하는 동포여성의 고백을 들어본다  

저 이현숙이는 몇 년 전에 설레는 가슴에 희망 가득 품고 고국 땅을 찾아왔습니다.

2002년 1월1일에는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김승옥 사장님 댁에서 가정부로 일하게 되었지요. 식구는 5명인데 80세 할머님이 몸이 매우 불편하셔서 해야 할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생활방식에 차이가 있어서 어려워 할 때 사장님께서는 친동생처럼 인자하게 차근차근 가르쳐 주셨습니다. 할머님은 여러 차례 수술을 한 환자이며 장기간 병에 지쳐 성격상 좀 까다로웠습니다. 저는 비록 돈 벌려고 사장님 댁에서 온갖 일을 다 해야 했지만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댁 여러 분과 감정상에서 남이 아니라 제 집식구들처럼 친숙해져야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일을 하니 모든 일이 잘 풀려갔습니다. 특히 몸이 불편하고 연세도 높은 할머님이 일요일에는 휠체어에 앉아서 요한 성당에 가서 예배도 보시고 헌금도 남들보다 많이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진정 일을 잘해 주고 식구들과 화목하게 지내게 되니 사장님형제분들까지도 저를 한집안 식구처럼 대해주시었습니다.


저의 딸애가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자 여러 형제분들은 용돈도 많이 주었고, 좋은 옷들도 선물해 주었습니다. 아들이 우울증이 재발하여 입원하고 있는 상황에 불길한 일이 저에게 닥쳤습니다.


몸에 유방암이 생긴 것입니다. 이때 사장님과 언니 김승혜 여사님 두 분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줌마가 우리 어머니 잘 보살피고 온갖 일을 다 해 몸에 이런 병이 생긴 것 같군요.” 하더군요.


김승혜 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이렇게 위로해 주었습니다.

"아줌마 걱정 말아요. 한국에 의술도 좋아 암 초기에는 잘 치료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치료비는 우리 형제가 전부 해결해 드리겠으니 정신부담 갖지 말아요.”

그 말에 나는 큰소리를 내서 엉엉 울었습니다. 마치 친언니 앞에서 엉석 부리듯, 얼마나 자애롭고 훌륭한 분들입니까?


전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애로운 손길 주시는 이 댁 할머니를 비롯한 자녀분들의 아름다운 도덕심에 크나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그날로 저를 고대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입원시키고 의술이 높은 선생님을 찾아 잘 부탁드렸습니다.


그 후 저는 2005년12월15일에 성공적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비가 6백만 원 가까이 나왔었습니다.) 그분들은 저의 두 번째 생명을 주신 은인들입니다. 그 분들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저의 병은 나날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저는 ‘체류자격’원인으로 6월17일 중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동포자신귀국프로그램’에 합류한 것입니다. 저한테는 행운의 귀국길이기도 합니다.     

고맙게도 그들은 비행기 티켓 37만 원의 비용까지 대주셨습니다.


몇 년간 사장님 댁에서 베푸신 은혜를 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김승옥 사장님, 김승혜 언니,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앞으로 하나님의 복 많이 받으시고 늘 좋은 일만 있기를 기도합니다. 명년 이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6년 6.16일


자진신고로 귀국하는 이현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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