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나이를 먹어갈 수록 내 마음에 맑은 내가 생긴다. 냇가의 조약돌과 햇빛이 쟁그랑거린다. 그렇게 만들어진 동심은 곧 나의 시의 생명이 된다. <신현희>

1.
겨울
샤르르 녹아요
맛있는 솜사탕
눈가에도 입가에도
하얀 꽃 피워 가요
포근한 엄마 품처럼
달콤한 사랑의 꽃
2
눈비
눈도
친구가 있었네
꽃같이 이쁜 천사라고
뽐낼 줄 만 알았는데
똑똑 떨어지는
다정한 방울 친구도 있었네
3
겨울파티
낙엽들이
짝 짝 환호소리
겨울 부르고
잠자던 눈꽃들 깨여 나
하늘하늘 춤추며
산과 들 굽어보니
겨울이 들어와
누운 자리에
파티 벌리는 눈사람들...
스키는 하늘 날고
썰매장은 들썩들썩
4
하늘
새까만 얼굴 더러워
바람 손님 말끔히
닦아줬더니
노란 해님
방실 반겨주고
하얀 구름 신나서
둥실둥실 춤춰요
5.
밤은 즐거워
장난 심한 달님
구름 뒤에 살짝 숨었다
별들이 반짝반짝
달님 찾느라
깜박거린다
밤새도록 이어지는
달님과 별들의 술래잡기
다가오는 새벽
너무 얄밉다

6.
씨앗이야기
바람이 살랑살랑
부채질하니
씨앗들 살짝궁
흙 속에 숨어요
구수한 가을 냄새에
취하여 소르르
잠이 들어요
포근한 이불 덮고
나풀나풀
꽃 피는 봄꿈 나비 되어
춤을 추어요
7.
가을비
똑똑똑 문 좀
열어 주세요
뚝뚝뚝 빗방울
합창단 왔어요
윙윙윙 바람이
연주하며 응원합니다
8 .
동년
콩나물에 쏴쏴ㅡ
물을 뿌리니
하룻밤 사이 잘도 크네요
하늘이 쏴쏴ㅡ
물을 뿌릴 땐 헤헤…
밖에 나가 비를 맞아야지
그럼
더 빨리 클 거야
9 .
낙엽
저녁노을 곱게 쓴
빨간 별 무리
구멍 난 하늘에서
우수수 날아내리네
가을 노래 성수 난
별들의 합창
깃을 편 산새
훨훨 날아가네
10
봄
하늘 가득 차있네
향긋한 바람
보슬보슬 속삭이는 이야기에
진달래 활짝
귀를 열었네
나비떼 나풀
팔락이는 꿈
꽃 피는 동산 우리들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