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義人", ‘민들레사랑회’ 조광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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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義人", ‘민들레사랑회’ 조광호 회장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9.01.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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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지하철에 떨어진 사람을 구한 한 중국동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동포 출신 조광호 씨.

지난 2007년 9월 추석을 앞둔 어느날 오후 5시경. 조광호씨는 부인과 함께 서울지하철 남구로역에서 온수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던 중 갑자기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주변 사람들이 웅성대며 몰려 지하철 밑으로 내려다보며 “아저씨 빨리 일어나세요.”라고 다급히 소리만 지르는 것이었다.

▲ 조광호씨, 가족과 함께(앞줄 오른쪽 사람)
조광호씨는 사람이 추락했다는 생각에 급히 달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60대 초반의 한 아저씨가 지하철에 떨어져 가슴이 철로에 밖힌채 충격에 일어나지 못하고 신음만 하고 있었다.

지하철이 역으로 들어 올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터라 사람들은 감히 뛰어내려 쓰러진 아저씨를 구할 생각을 못하고 안타깝게 소리만 지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조광호씨는 기차가 들어오면 아저씨가 치어 사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를 구하기 위해 자기의 생명을 무릅쓰고 철로에 뛰어들었다. 위에 있던 사람들이 “차가 곧 들어올 수 있으니 철길 옆 밑으로 들어가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그는 그것도 위험하다는 순간 적인 생각에 안간힘을 다해 아저씨를 안아 철로위로 떠밀어 구출 후 본인도 위에 있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탈출하였다.

아저씨가 구출된 후 당시 주위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며 “어디에 사시는 분이에요?”, “어떻게 그 위험한 곳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할 생각을 하였어요?”라고 묻기에 조광호 씨는 “사람이 죽을 위험에 처해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있겠어요”라면서 “아저씨가 구해졌으니 다행”이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 민들레사랑회 조광호(왼쪽 첫번째) 회장이 지난해 여름 회원들과 함께 가평 유원지를 찾아 환경 청소를 하고 있다.
그 일이 있은 3일 후 KBS 기자가 이 사연을 알고 추적 끝에 조광호씨와 연락이 되어 취재요청을 하였지만 조광호씨는 “오직 사람을 구해야하겠다는 생각에 뛰어든 것”이라면서 취재를 사양했다. 그 후 10년이 넘었지만 조광호씨는 지금까지도 이 일을 그 누구한테도 자랑삼아 말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본지 기자가 그와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2000년 한국에 입국한 조광호씨는 제조회사,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면서 10여년간 짬짬이 환경청소봉사, 지역내 경로당 등에 과일과 떡, 장조림, 김치 등을 만들어 지원해 왔으며 최근들어서는 동포출신들로 묶어진 봉사단체인 ‘민들레사랑회’를 결성하여 불우이웃돕기, 어린이학생 장학금지원 등 선행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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