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나의 아픔과 그리움, 슬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산소와 같은 시를 쓰고 싶어요.
시는 나의 삶의 한부분
외로움을 달래고 사랑이기도 합니다.
지상에서 바라보는 먼 하늘보다 더 아득하게 먼 곳은 내 고향의 하늘이었다.
그리운 고향의 가을의 하늘바람 한가닥 눈안 들어와 시로 적어 올립니다.
<김다정 시인>
가을 연가
가을 바람 한 올
스치듯 불어와
예쁜 호수가 되었다
호수는 그릇이 되더니
물 가득 담아
사랑의 홍차를 끓인다
없는듯 넘치는 빈 자리
해살 가득 눈부시여
그리움 한줌 빛으로 화끈하다
사랑 바보
떠난 님 그리워
기다리는 이 마음
저 하늘에 날린다
그리운 님이시여
꿈에라도 오시여
한번만 그 너른 품에 안아주세요
나는 종다리 되어
님의 어깨에 내려앉아
귀속말로 속삭이리
그대만을 사랑한다고
무명시인
나의 시를 읽어주는
독자 한명도 없는
나는 무명시인
사랑을 동경하고
이별을 아파하고
그리움에 파묻혀
밤하늘 별을 헤는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시를 사랑한다
시는 나의 삶
시는 곧 나의 분신이다
나는
내 시의
발행인이요
독자이기에
오늘도 시를 쓴다
세상에 내놓을 시를!
인연
솔방울 같아라
푸르른 시여
찬란한 별빛이 감돈다
그대 향한 이 먹먹함
내 눈빛마저 몽몽해진다
어느덧 불타는 노을빛
그대와 나의 따스한 숨결인양
그리움 걸어둔 하늘가에
애모쁜 메아리로 회오리쳐라
아직은 가냘픈 나의 시 구절이여
그대 파아란 풀잎 베고
한 방울 순수한 이슬이 되고 싶어라
별빛 같은 눈물 마르면
다이아몬드로 굳어진
그 빛 한 알 안고
나 또한 그렇게
빛나리
시를 심자 <植詩>
사랑과 꿈을 섞어
시 한 그루 심어보자
가슴의 여백은 언제나 단 갈증
정성도 꾹꾹 눌러 넣어주고
노력으로 북도 돋궈주며
내 생애 시 한 그루
언젠가는 과일처럼 시나무에
시들이 주렁주렁 열리리니
내 사랑하는 그대에게
웃으며 권하리
아프고 쓸쓸한 삶의 어느 모퉁이
사각이는 시 맛은
온갖 허접함과 남루함과 초라함을
말끔히 날려 보내겠지
아름다운 무지개 걸린 하늘처럼
이 세상 서늘한 곳 찾아
시 한 그루 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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