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경문화의 중심지‘지평선의 고장’김제들녘이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계절, 가을에 오감만족의 체험축제인‘지평선축제’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가장 한국적인 색채가 짙은 김제지평선축제는 농경문화를 테마로 민속놀이, 벼농사체험, 각종 부대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농경문화 축제이다.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이 이루어낸 기적의 땅 김제에서 황금들녘지평선을 테마로 어른에게는 잊혀 진 어린 시절의 향수를, 어린이에게는 농경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10월 5일부터 10월 9일까지 제20회 김제지평선축제가 벽골제행사장에서 치러졌는데 한반도에 부는 통일바람을 타고 또 제3차 평양남북정상회담의 뜨거운 분위기속에서 더욱 즐거운 축제분위기에 푹 빠져있었다.
김제지평선축제, 전라북도 김제시를 대표하는 대표브랜드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는 조정래선생이 대하소설 아리랑에서 김제평야와 지평선을 이렇게 썼다. 김제 들판은 한반도 땅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이루어내고 있는 곳이었다고. 벽골제 행사장으로 가면 벽골제중앙광장 변두리에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문학비가 서있는데 비문으로 이 구절이 새겨져 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곳, 한반도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오직 한곳이기에 지평선은 김제의 상징이자 자랑으로 되어 있다.
조정래 작가의 업적을 기리고자 문학비도 세우고 아리랑문학관(아리랑문학마을)도 개관하였다. 아리랑문학관에서 읽은 소설‘아리랑’작가의 말이 내 마음을 울린다. 일제강점기 36년간 죽어간 한민족의 수가 400만. 200자 원고지 18,000매를 쓴다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글자 수는 고작 300여 만자! ... ...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를 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감히 민족통일의 역사 위에서 식민지시대의 민족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김제지평선축제는 김제벽골제축제라고도 하는데 김제시 일원지구(벽골제 중심)에서 펼쳐지고 또 축제의 주제와 내용이 벽골제와 관련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벽골제는 한국의 최고 최대 저수지이며 우리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리시설이다. 현재 벽골제 비 및 제방을 비롯해 아리랑문학관,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농경사주제관 및 체험관 등이 조성되어 있어 한국의 농경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대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농경문화를 테마로 한 지평선축제가 열리는 주 무대인 벽골제는 세상을 향해 황금빛 나래를 펴고 있다.
백제 11대 비류왕 27년(330년)에 축조된 벽골제 제방 및 조선시대에 건립한 벽골제 중수비가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111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 3월, ‘김제 벽골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벽골제 제방을 쌓는 데만 연인원 32만 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산되며 이밖에 수문 및 하천공사 등을 헤아릴 때 공사인원은 훨씬 증가했을 것이다. 이는 당시 사회규모와 인구수 등을 고려한다면 벽골제의 축조. 유지. 수축공사가 얼마나 거대한 국가단위 사업이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벽골제를 중심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쌍룡전설은 크게 조연벽 장군설화와, 단야낭자 설화가 있다. 조연벽은 고려시대 몽고가 침략할 당시 대장군으로 활약한 뛰어난 무장으로서 백룡과 청룡의 싸움에서 백룡을 도와 청룡을 물리쳐 그 보답으로 김제 조씨 가문의 융성을 약속받았다고 한다. 또한 단야낭자 설화는 신라 38대 원성왕 때, 김제 태수의 딸인 단야가 스스로 청룡의 제물이 되어 아버지의 살인을 막고 벽골제 보수공사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벽골제 토목공사당시, 김제태수는 토목기술자인 원덕랑과 자신의 딸 단야를 맺어주기 위해 원덕랑의 약혼녀를 용의 제물로 바치려 한다. 그러나 이를 먼저 안 단야는 아버지의 살인을 막고 원덕랑이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되었다. 이러한 단야의 효심과 희생정신의 뜻을 기리기 위해 벽골제에 단야각과 단야루를 세웠으며 영정도 모시게 되었다.
벽골제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이고 으뜸가는 축제로 행사기간도 제일 길고 행사내용과 일정도 제일 다채롭고 풍부하다. 축제의 첫날인 여행하기 좋은 금요일(10.5)에는 먼저 벽골제 제사가 치러졌고 풍년기원 입석줄다리기가 있었다. 오후 4시부터 벽골제 전설 쌍룡놀이와 세계인 대동 연날리기가 있었으며 7시부터는 축제개막식(합미식, 기획공연, 지평선 파사드 판다지쇼)이 있었다. 그리고 곧 개막 축하공연(MBC)이 시작되었다. 사랑하기 좋은 토요일(10.6)에 있은 행사에서 공군의장대의 시범과 절도 패기 넘치는 ‘잰틀맨’이 제일 인기를 끌었다. 14.00~15.00, 두시&하늘 ‘블랙이글스 에어쇼’가 나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주었다. 하늘에서 에어쇼를 펼치는 세계최강의 대한민국 공군의 절묘한 묘기에 저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온다. 축제의 세 번째 날인 기대해도 좋은 일요일(10.7)에는 전국. 외국인 줄다리기 대회, ‘러시안 데이’ 기획공연도 있었고 글로벌 벼 베기 체험, 글로벌 지평선 쿠킹 클래스, 전국 실버 장기자랑 경연대회와 비거(무동력 글라이더)경연대회도 있었다.
축제기간 매일 저녁마다 벽골제 공연마을에서 음악회가 열리는데 지평선 열린 음악회, 가을밤 추억의 7080콘서트(JTV) 등 음악회도 열기가 뜨거웠지만 소풍가기 좋은 월요일(10.8) 밤에 펼쳐진 평화통일 기원음악회가 제일 감동적이었다. 탈북자단체인 평양예술단의 공연이 축제의 분위기를 민족통일의 뜨거운 용광로소에 빠지게 만들어 남과 북, 그리고 재외동포들이 함께 어울려 즐기는 축제의 한 마당으로 만들었다. 소명, 한서경, 강진, 현숙, 진성 등 한국의 인기가수들도 축제에 초대되어 흥겹고 정다운 노래들을 불러 축제는 한층 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평화, 새로운 미래ㅡ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한반도에 부는 통일바람을 타고 열린 이 평화통일 기원음악회는 축제를 즐기는 모든 이들에게 민족통일의 희망찬 미래를 펼쳐주었다. 어쩐지 내일이라도 당장 통일이 올 것만 같은 들뜬 기분이 들었다. 역사가 말해 주듯이, 베트남 통일과 독일의 통일, 그리고 예멘의 통일이 보여주듯이 통일은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법이다. 어쩐지 우리 한민족의 통일은 이미 우리 가까이에 와 있을 수도 있다. 기회는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 속한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깨끗한 백의민족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7800만의 양심들이 하나로 똘똘 뭉칠 때 멀지 않은 그 어느 날, 참신한 통일된 조국이 우리 배달민족의 눈앞에 신기루처럼 펼쳐질 것이다.
2018. 10. 20
대한민국 전라북도 김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