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그 점선들
고고성 치던 것들이
잠잠히 누워있다
들마처럼 달리던 사색들이
시체 묻고
동강동강 토막 난다
흔적을 지우는 망각
풀떡풀떡 뛰던 고래가
여음으로 멀어진다
그 점선들. . .
원의 기초일까
직선의 기초일까
새 생명의 예찬
꽃을 위한 장례식이다
잊다
검은 먹물에 덮여있다
원판이 가리워졌다
겨울의 발자국이
눈석임물에 지워진다
한낮에도 못 찾는다
밤에 숨겨놓은 비밀
무엇이던가?
자질구레 깨여졌다
원상복구 안 된다.
해일이 밀고간
기억의 재해구이다
무엇이던가?
아픔 지우고 씨앗 품은
삶의 한 뙈기 터전이 아닐까?
그리움
전화기 넘치는 목소리
국경을 넘나든다
시간의 흐름 속에 발아 되어
지면으로 펑-구멍을 뚫는다.
일상에 묻히며
가끔은 하늘 우러러
비둘기 날린다
동네방네 뉴스 엮어
소포로 보낸다.
이쪽 하늘도 부쳐 보낸다.
그리움은
스프링(용수철) 설치된 듯
자꾸 칭얼거린다.
그리움(2)
영상채팅이다.
애교 다분한 어조
샘물이 흘러 든다
물 장구 친다
그것도 한 단계
수시로 숨바꼭질하듯
깨-꽁
그리움은 목마름
음악을 듣고 운동하고
바람 타며 연 날린다
멀리 걷다가 돌아보면
뒤에 있는 그림
틈 노려
얼굴 내밀며 깨-꽁
그리움은
함께 하고 싶은
사소한 일상들
온 세포에 숨쉬며
커가는 그리움은
뿌리 가진 생물체다
불면
밤의 자궁 그 속에 푹 들어있다
그 깊이를 무한정 재며
밤 벌레가 생을 갉아먹는
톱이 소리 여겨 듣는다
잠에 취한 거리
어디선가 째지는 소리
차츰 스멀스멀 멀어진다
스러진 세월이 가시 되어
이 밤이 질척거린다
그 우를 밝히던
달도 주춤
모습 감추어
빛 없는 공간이 캄캄하다
그물처럼 가지 뻗은 길
주야장천 흐르는 강
그 선이 흐릿흐릿 꺼져든다
검은 장막 그 속에서도
새 아침은 잉태 되는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