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긴 머리채
푸르른 동공에서는 해맑은 추파가 알른거린다
이것은 형언하기 어려운 풍경
이것은 미묘하기가 둘도 없는 정경이라고
나는 감히 단언하고있다
해빛이 찬연한 정오
우연히 마주친 눈길
공기는 새파란 색채였고
심지어 대지도 푸르른 색채이고
모든 것이 한 찰나에 그렇게도 순결했다
이것은 분명히 창구
여기에서 우주를 남김없이 바라볼 수 있다
청푸른 시공에
아롱다롱한 색채들이 유수처럼 흘러가고
이채를 돋구는 뭇별들이 유혹을 반짝인다
이번의 마주침이 혹시 무지개로 탈변되어
영원히 창공을 가로 넘었을 수 있겠지
그러면 나는 무지개다리로 걸어가서
서서히 그곳에 융합되어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지켜보리라
깊은 호수처럼 푸르고 맑은 눈동자
비취와도 같이 파란 눈동자
유유히 빛뿌리는 보석처럼
홀로 조용히
나름대로 세인들의 지껄임을 지켜보고만 있다
김학천 hakchenkim@hanmail.net
시인, 번역가. 중국연변작가혀회 주석 역임. 현임 중국작가협회 소수민족문학위원회 위원, 중국시가학회 이사, 신강사범대학 특약연구원. 한글과 한자시집 <봇나무숲 情結> 등 다수 출판. 중역시집 다수 출판. 중국 제4기와 제7기 소수민족문학상, 제4기 한국문학마당문학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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