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백합] 소리 외 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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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백합] 소리 외 6수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8.08.2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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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본명 전홍실. 중국 장춘중의학원 중의전과반 졸업. 시 다수 발표. 의료계통에 종사. 제2직업으로 약방에서 환자분들로부터 오는 친절인사가 즐거워 삶을 즐기고 있음.    
소리 

녹쓴 문 첩지
레미파 음표 뽑는 중

고장난 관절은
낡은 타악기 두드리는중

파란 기차는
반짝이는 레루 신고
11자  길게 쓰며
판문점으로 달려가는중

 

굴뚝1

저기저
북산 굴뚝을
보라
오늘도 빨간 몸 통채로 살라먹고
하아얀 수엽만 날린다

머리 검은 짐승들 뿌연 눈 뜨고
꺼억 ㅡ꺼억ㅡ
노래부르고 있다

바람, 새들 걸음 멈추고
노란 국화되어 내려온다

 

비방

달콤이
잠든 심신에
노크없이
쳐들어오는 살인마귀
귀를 강간하고 눈을 희롱한다

질투의 부리로 상처 쪼아먹고
예리한 바늘로
살점 뚫고 심장 찌른다

세포마다
찌르는 숙련된 솜씨
비명 지르며
먹혀드는 신음소리
쓰러져가는
시체 향한 싸늘한 너털웃음

성난 바위들
말떼되여  울부짖으며
달려와
누런 훈장 떨군다.

 

소리2

학이
꺼억꺼억 울고 있다

마디마디 꺼억 소리에
꽃망울이 떨어진다

등잔불 앞에 말라꽝이
펄럭 ㅡ 펄럭 ㅡ
광대 놀음

까만 꽃이 쓰러진
누런 자리에
얼룩구렁이
회파람소리 휘익 ㅡ

 

핸드폰

핸드폰
느린음악으로
뚜벅 ㅡ뚜벅
걷고있다
걸음마다 파란 소식

뚝 ㅡ
떨군다

백합꽃이
하얀 미소 날린다
찌그러져가는
일상에 등잔불이 살구꽃을 피운다

혼돈의
쇠사슬에서  풀려난
어린시
쨍ㅡ
푸른하늘 난다

 

달이란
술잔에 빨간 슬픔 담고 싶다
담다가 담다가 넘쳐나면
도레미파 줄지어 나오게

도ㅡ누르니
번개가 장단 두드리고
레ㅡ누르니
기러기 새납을 불고
미ㅡ 누르니
찌그러진 문짝이 삐거덕 삐거덕
슬픈 노래 연습 중이다

파ㅡ누르니
이슬 속 태양이
함박꽃 피우며
톡ㅡ뛰쳐나온다

 

내 새끼

엄지부터 새끼 손가락까지 
모두가

새끼

어느 것을 곱다하고
어느 것을 밉다하랴

그리움
밀물처럼 가슴에 쓸어들면
내 눈은
일렁이는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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