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세기 중기, 영국 런던의 코벤트리의 백작이 고다이바란 젊은 여인을 부인으로 맞아 들였다. 이 부인은 자색이 출중하고, 기질이 우아하며 단정하다. 사람들도 이 부인을 매우 공경했다. 헌데 이 여인은 종일 수심에 잠겨 있으면서 얼굴에 웃음기란 보이지 않았다. 백작도 그의 우울한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안타까워 했다. 어느 하루 백작이 답답해서 물어보았다. 부인은 가렴 잡세로 죽을 정도로 살아가기 힘든 백성의 처지를 이실직고 했다. 그러면서 세금징수를 낮추어 줄 것을 재삼 당부했다.
백작은 부인의 말을 마이동풍으로 여겼다. 고다이바는 백성의 아우성에 귀를 기울이며 지나치게 수탈하지 말라고 애걸하다 싶이 호소했다. 백작은 화가 동해 씩씩거리며 말했다. " 좋소, 당신이 알몸으로 저 말 위에 앉아 시내 거리를 한 바퀴 돌 수 있겠소?! 그럼 내가 세금 감소를 선포 하지. " 백작은 간대로야 고다이바가 알몸으로 말에 오를 수 있겠는가고 생각했다. 그렇게 할 수 없을 뿐 더러 다시는 세금감소 같은 소리를 입밖에 뻥긋 내지 못 할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백작의 생각하고는 달리 고다이바는 그렇게 하겠노라고 결심했다. 백성들은 자기들 위해 고다이바 부인이 몸에 실 한 오리 걸치지 않고 말에 올라 저자 거리를 돈다는 소문을 듣고, 누구나 그의 나체를 훔쳐 보지 않기로 약속했다. 이튿날, 고다이바는 말 한대로 알몸으로 말에 올라 시내를 한 바퀴 돌았고, 백작은 그날로 세금감소를 선포했다.
백작 부인은 만백성을 위하여 남편의 그릇된 것을 지적했다. 백성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는 위대한 '거동'을 했다. 이것이 11세기에 일어 난 전설이지만 아직도 우리에게 많은 계시를 주고 있다.
오늘도 고다이바 같은 착한 부인들이 있다는 데서는 심한 위안을 느낀다. 새 대통령을 잘 내조하고, 시민의 아픔도 대통령께 곧 잘 아뢴다는 김정숙여사의 미행(美行)이 이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국민을 가슴으로 대하는 영부인으로 하여 시민들은 행복감을 느낀다. 지난 5월 13일, 밥도 먹지 못하고 신고 하러 온 민원인 시민의 손을 잡고 제 집으로 데리고 들어 가서, 식사대접을 따뜻하게 했다는 김여사의 뉴스를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 났던 적도 있었다. 헌데 나라와 시민들은 어떻든 간에 자기 배만 채우고 제만 잘 살면 된다는 부자, 고관 부인들도 있다는 현실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또 남편이 정당하게든 부당하게든 돈만 엄청 벌어오면, 부인은 쇼핑이나 하며 옷궤 안에다 평생 다 입지도 못할 옷견지들을 쌓아놓고 사치를 보는 여인들을 보면 부러움 보다는' 불쌍'함을 느낀다.

그러니 부인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고 싶다. 아내는 남편이 하는 일이 타당하지 않고 틀린 데 대해서는, 대담하게 직언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개인의 안일과 향수 보다는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마음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근 천년 전의 고다이바와 같이, 백성을 사랑하는 선량한 마음은 오늘에도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