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아래 시는 동북아신문 279호(1.8자) 신문 문학면에 나갈 시들입니다. 많은 평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이 용길
달랑 남은 한 장에
그리움이 묻어있고
지나간 옛 이야기
붉은 단풍잎에 숨어 있었네.
낙엽들이 그리워
지난밤에 소리 없이 찾아와
흰옷을 입혀주는 구름이여!
이 밤에도 사랑이 넘쳐납니다
동지섣달 오그랑죽
이 마음 뜨겁게 덥혀주네요
우린 이대로 눈 내리는
밤이 축복 줘서 행복한가 보네요
2017. 11월 끝자락에서
오 미 자
빠알간 미모에 반했다
잠간 지나가는 향기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아침이슬에 반짝이는 너는
내 영혼이 끌리는
그런 야한 얼굴이다.
구월의 햇빛도 너를 품어본다
푸른 잎만 바라보는 너였기에
세월에 빛바래지 않고 간다
너 이름은
정열, 좌절 ,달콤, 청순, 푸름이라 부른다
2017. 9. 17.
겨 울 나 무
앙상한 나무 가지가
겨울바람에 움추리고 있다
화려했던 지난날
미련 없이 보내 드리며
푸르른 그림위에
꽃이 피고 열매도 주렁주렁
그날의 정열도
겨울바람에 잊혀지네요.
떠나는 가을도
보내야만 하는 겨울도
여린 몸짓 하나 하나에
눈굽이 젖어 온몸에 스며드네요
새벽부터 소복히 내리는 눈은
앙상한 가지에 눈꽃을 피우며
봄날에 그날을 그려
하얀 목련으로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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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성해동
포도인생
한국
어딘가에
말뚝이 있어
쳇바퀴처럼
돌고돌아
집과 회사
예쁜 원 그려
말뚝을 옮겨
또 다른 원 그려
색칠한다
옹기종기
예쁜 원
새콤달콤
포도 인생
영글어
2018.1.4
수학과 시
1) 사영
그림자가 원이다
구 원뿔 혹시 원기둥인가
원래 도형은
그림자가 직선이다
원래 도형은
삼각형 사각형 아님, 오각형인가
알 수가 없다
높은 차원의 입체와 도형이
낮은 차원에 사영해서 생긴 그림자로
3차원의 몸뚱어리를
1차원으로 사영하는 그림자일 뿐인데
키는
별로라 한다
키가 작다고
소개팅에서 여자가
2) 함수
아 기분이 좋다 오늘은
나도 나도 네가 좋으면
왜 맨날 그 모양이니 넌
자유로운 독립변수 그는 X
그의 기분에 좌지우지되는
종속변수 나는 Y
Y=2X
3) 0으로 나누기
0으로 나누지 말아요
나누려면
0에 가까운
아주 작은 수로 나눠요
0으로 나누면
혼란스러워요
사람은 셋
피자는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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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이다연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 전철역 3번 출구
디지털단지로 빠지는 길
개창자 같이 길고 긴 골목길
나는
이 길이 싫다
전철이 토해 놓은 인파 속에
한낱 돌멩이 같이
나는
비벼대고 부대끼는 속에
금방 어디론가 튕겨나갈 듯
달을 안고 나와
해를 지고 돌아간다
청춘을 불태워 배고픔 달래려고
오늘도
누구의 값싼 노동력 되었나
개창자같이 빠진 골목길 식당들엔
젊음들이 잔을 튕기며
여기저기 아우성소리
어제 같고 내일 같이 이어진다
이 길이 싫다
나는
이다연 약력: 한국 중앙대학교 석사졸업. 현재 한국체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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