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문학 신인상 수상작] 황해암 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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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문학 신인상 수상작] 황해암 시 작품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7.12.0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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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암 약력 : 1970년 중국 길림성 서란시 출생. 1988년 할빈 <송화강>문학지에 처녀작 소설 <오월> 발표. 길림 <도라지>문학지에 시와 수필 여러 편 발표. 시 수십 편 발표. 2008년부터 한국 서울 체류. 2016년 7월 <동포문학> 우수상 수상. 현재 재한동포문인협회 시분과 부장.
오늘(외 5수)

알람을 끄고
10분 더 잤다
모든 물질세계가
30분이라고 우긴다
 
혼자 후룩후룩 라면을
빨아들인다
 
나의 밥그릇에
예보처럼 묻어있는
미세먼지
 
어제 너에게
불었던 바람이
오늘은
내곁에 왔다.
휘청이는 백로의 모가지
 
낮잠은
사치스럽기도 하다
살아있는 자에게
 
익숙했던 얼굴들이
갑자기 면목없어 보인다.
 
아픔과 슬픔은
한 깃대에서 나붓기는
두 나라 의 깃발
 
우호의 상징같다
 
 2017.5.6 
 
▲ 왼쪽부터 황해암 신인상 수장자, 류재순 재한동포문인협회장
 
구멍
 
 
부끄러워
숨을 구멍을 찾다가
끝내
못찾고
돌아왔다
 
구멍마다
부끄러운 얼굴들이
빠짐없이 숨어 있다
 
나의 부끄러움은
그래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두점 
별처럼 뿌려진다
 
가장 밝은 별을
오래 보다 보면
완벽한 구멍이 된다
 
함정이다
 
2017.5.4
 
 
 
파도
 
 
우리가
이렇게
서로 바라볼수 있다는 걸로
난 만족해…
 
내가 너의 곁에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것도 우주의
섭리 탓이야
 
사정없이 
내뺨을 후려쳐도
내 가슴을 밀쳐대도
난 너의 손길이 좋아.
 
그게 다 
너 아닌
바람의 작간
달의 음모란 걸
 
난 항상
너의 부드러운 스킨쉅만
기억하지.
내 무릎에 누워 찰랑이던 모습만
내 가슴에 안겨
설레이던 모습만
내 입술에   녹아 내릴듯
따스한 키스만
 
난 그런 너만을 기억해
때론 먼발치에서
서로 바라만 보아도
해빛으로 단장한
너의 고운 머리결을
바라만 보아도
 
난 행복해
 
파도야
난 늘 너의 곁에 있는 바위
바보같은 바위란걸
 
2017.4.23
 
 
 
편지
  
 
그대의 편지를
12일 지나서 받아 보았다
예상보다 빨리 와서 
행복했다
 
그대의 SNS를
12분 만에 받아 보았다
생각보다 길어서
슬펐다
 
행복을 기다리는
행복한 시간이
기술의 난도질에
자잘해졌다
 
그대를 그리워하는 시간이
붉은 노을처럼
길었으면 좋겠다
 
꿈을 기다리며
꿈꾸는 날들이
추억처럼 한지韩纸위에
배여 있으면 좋겠다
 
2017.4.23
 
 
 
 
 
 
흔적
 
 
하얀 꽃이 핀다
허공을 향해 입을 벌리고
팔을 벌리고
앞섶을 헤친다
 
하얀 목련이
진다
하얀 추락
 
바람의 길을 누가 계산하리오
꽃의 흔적을 누가 기억하리오
 
바닥에 누운
꽃잎의 합장
 
목련이 진다.
한송이 한송이
가슴에 진다
 
2017.5.5
 
황해암 약력
1970년 중국 길림성 서란시 출생. 1988년 할빈 <송화강>문학지에 처녀작 소설 <오월> 발표. 길림 <도라지>문학지에 시와 수필 여러 편 발표. 시 수십 편 발표. 2008년부터 한국 서울 체류. 2016년 7월 <동포문학> 우수상 수상. 현재 재한동포문인협회 시분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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