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옹이
못난 놈 하나
가지에 걸터
지나가는 바람을
새김질한다
지쳐진 삶이
왜소한 나락으로 굴러
푸름이 이글대는
세상길 가장자리에
뻗치지 못한
뼈 아픈 소망하나
옹달샘 둘레길에
닻을 내리던
그 옛날 파묻힌
소소리 우듬지의 꿈
할퀴운 살점 속으로
벌레떼 굼실거리면
피멍든 상처 자국
아픔은 깊어만 가네
시 / 밤
가시돋친 엄마는
나를 품고
七尺 허공에서
顺產했다
烏飛栗落에
가을이 오면
한톨의 가슴에
꽉 채운 계절
한가위 차례상에
進上의 몸이 되어
서쪽 하늘가에서
엄마를 찾아본다
시조/ 까치소리
뭇가지 옮아가며
튕기는 저 소리는
공명강 깊은 곳에
무슨 사연 묻었길래
저홀로
허공을 향해
오선보를
그려대나
巷間에서린 전설
저 새는 알리없지
남사연 모르는 채
인간은 自解하니
乾坤에
묻힌 까닭이
깊고깊어
어찌하랴
기행시조/ 매미소리
보라매 푸른 숲엔
칠월이 咆哮한다
서서히 짙어오는
소나기 울음인 듯
뜸하다
쏴 밀물이여
잎마다가
소리로다
관악산가는 길목
초록에 몸담구면
소리도 그늘인양
한가한 걸음걸음
염천에
찌든 가슴이
물결인양
출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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