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박명화]그늘
상태바
[시/박명화]그늘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7.06.09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글 쓴 이유: 저는 박명화라고 부릅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여행사에서 업무를 보며 지내오던 저는 저의 인생이 쭉 이대로 평탄하게만 펼쳐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몸이 아파 쓰러지면서 혈소판감소증이란 진단을 받게 되면서부터 두려움과 불안에 떨게 되였는데, 바로 그때로부터 저는 중국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습관을 키웠습니다. 글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자기 위안을 얻군 하였습니다. 그후 병이 조금 호전되어 한국에 오게 되면서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필을 놓아버리게 되였습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건강 때문에 중국에 먼저 돌아가게 되면서 다시 불안에 빠진 나는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자기야, 나도 글써 볼까?” “써봐.” 무심코 툭 던지는 남편의 한마디에 결국 놓았던 필을 다시 들게 되였습니다. 며칠 전 봄바람에 등 떠밀려 다녀온 봄나들이에 감명을 받아 이 글을 쓰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 내고 다시 완강히 움터 올라오는 작은 풀처럼 우리의 인생 또한 견디고 견디면 언젠가는 행복이 찾아오지 않을까. 내 삶과 인생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보람차고 행복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이국타향에서 시간에 쫓기며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 인생에도 봄이 올 거라 믿습니다. 중국 연길(고향 왕청) 한국에 온지는 벌써 6년이 됩니다.
그늘 

뚜벅뚜벅 걷는 발자국소리
넌 줄 알았다
무거운 짐도 잠깐
내려놓고 오거라
 
어쩌면
세상 밖에서
홀연히 나타나
몸부림칠 테니
 
천년을
입던 옷도
벗어놓고 오거라
 
쨍쨍한 날에는 
벌건 쇳덩이 같은 얼굴도
담금질해 줄테니
 
무더운 여름철 햇볕
천둥 벼락의 불안도
천년의 분노마저 사그러들게 해주마
 
평생 젖은 소나무처럼 살았으니
너를 위해서라면
하얀 대낮에 그늘이 되주고 싶다
 
나는 언제까지나
너의  
그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