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김재연]곰취 외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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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김재연]곰취 외1수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7.03.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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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고량주 설원문학상 응모작품

▲ 김재연 프로필

중국 길림성 반석현 출생 길림성 영길시 조선족고등학교 졸업. 교사, 자영업 종사. 현재 아모레 퍼시픽. 1989년 '도라지' 문학지에 수필(처녀작) <천국의 주인은 누구?> 발표. 그후 시 작품 다수 발표. 동북아신문 영업부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총무차장

[서울=동북아신문]김재연의 시 '곰취'는 산처럼 푸르게 살아 우리 앞에 숨 쉬고 있다. 산을 데려온 시 '곰취'의 상상력은 놀랍고 경이로우며, 비유와 의인 상징의 수법이 녹아든 시구들은 '산나물'들이 제 마끔 싱싱하고 푸르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는 산을, 자연을 사랑하는 '아버지'가 있다. '몽돌 인생'은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살아가는 인생"을 지칭한다. 모나서 부딪치며 비벼대며 세상살이를 살다가 마침내 '몽돌 인생'이 되어 "함께 세상 풍파를 이겨나가야 한다"는 진리를 터득하게 된 것이다. 시인 스스로 살아가는 삶의 깨달음과 삶의 처세술을 시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다. 정진을 바란다. 편집자

 

곰취
 
아버지의 밥상에
곰취가
산을 데리고 왔다
더덕도
산을 타고 함께
왔다
 
곰취가 잎 사이사이에
꽁꽁 숨겨 놓았던
산을 풀어내자
식탁 위에서
산 냄새가 물씬 풍긴다
 
곰취숲에서
흔들흔들 놀던
고사리와 고비나물이
젓가락을 나눠들고
춤을 춘다
세상의 쓴맛 단맛을
곰취 쌈에 불끈 싸서
한입 가득 드시는
아버지
 
아침밥상에 올려놓은
산은
파랗고
싱그럽다
 
  
몽돌 인생
 
먼 길을 달려온
파도 속에
외로움과 괴로움이
서걱이는 소리
차츰 멍이 든
가슴 숙을 파고든다
 
모난 고집 때문에
살을 저미고
뼈를 갈아 내며
부셔지고 다시 깨어져도
늘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떨리는 눈빛
출렁이는 속눈썹
별빛과 조가비의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고
조용히 소곤
소곤대는 세상……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서로 어깨 다독여 가며
아프면 아픈 대로 잘
살아보자는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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