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송경옥]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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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송경옥] 이슬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7.03.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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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고량주 설원문학상 응모시
송경옥 프로필
중국 룡정시 출생, 로신학원 강습반 졸업
[서울=동북아신문] 송경옥의 시 '이슬'은 이슬처럼 살아있다. 풀잎에 나무잎에 들에 한가득 맺혀 자기들만의 언어로 속삭이 듯 대지의 생명을 어루만지다가 햇빛을 만나 안도하 듯 남모르게 떠나간다.  '이슬'은 눈이 있고 입이 있고 움직임이 있고 숨결이 있는 시어를 적절하게 골라 쓰고 있다. 살아 있는 시어는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편집자 
 
이슬
 
간밤에
하늘과 땅 사이 운기(雲氣)가 빚은
초롬초롬한 물알갱이가
티 없이 맑은 숨결로
새벽 들을 적신다
빨간 꽃살 속에 잦아들고
파란 입 구멍 속에 기어들어
잠든 생명들을 깨우면
싱싱한 빛깔들이
몸을 털고 일어선다
들숨 쉬는 사이를 누비다가
햇빛을 물고
뉘도 눈치 못 챌 때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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