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박세영의 시는 언제부터인가 가슴을 파헤치는 무언가를 담기 시작했다. 아픔, 이별, 고향, 그리움, 사랑 같은 낱말이 마음의 냇물에 비치는 조약돌같이 아른아른 빛나고 있다. 세상의 아픔을 아는 아픔이요, 그런 아픔을 알기에 진하게 졸인 간장처럼 참맛을 낼 수밖에 없는 사랑이다. 한국인이지만 중국을 자주 오갔기에 동포입장에서 생각하는 디아스포라의 사색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세상은 홀로서기지만 홀로 서더라도 홀로 선 사람의 손을 잡고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동포아리랑'이 더욱 가슴에 와 닫는지 모른다. 편집자
동포 아리랑
남의 땅 남의 거리에서 가슴조리며
기다려 봤지만 내 조국 내 땅에서
원 없이 춤추고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
숨소리조차 죽여 가며
길게 드린 한숨소리에 주름살만 늘고
저녁노을 속에 비치는 고향 땅이
이제는 타향이 되어버리고
고달픈 인생살이 지치고 힘들지만
가족생각에 마음은 위안이 되고
거친 파도 헤쳐 가는 뜨거운 열정으로
활짝 미소 지을 미래를 향해
한없이 날아라. 아리랑 아라리요
뜨거운 열정이 한없이 비상하며
최고의 민족으로 태어나리라
백두의 동포 아리랑.
삶
삶의 고통 속에서
의지 할 곳 없는 그리움 하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
살이 터지고 손, 발은 휘어지는데
가슴마저 온전치 못해
달래고 달래보아도
상처로 얼룩진 굳은 심장마저도
깊은 심호흡으로 달래야한다
돌아 갈 수 없는 고향
이젠 아픔마저도 의식 속에서 멀어지고
민족이라는 말조차도 무색해 질 때
옅은 여명이 밝아오면
거친 숨 몰아쉬며 그 속을 질주 한다
나에게 삶은 무엇인가?
아니 그보다 나에겐 가족이 있다.
고 향
고향이 그리워도 타향인 이 곳
꽃피고 새 우는 넓은 벌판에
추억은 춤을 추고
둘러 멘 가방에선
빈 도시락 장단 속에
발걸음도 가볍고
논 뚝 길, 사과배
입에 문 버들피리도
정겨운 고향
눈을 감으면 아련한 추억
고향이 그리워도
타향인 이 곳 하늘 아래 구름은
그리운 고향 마을처럼
푸르구나.
그리움을 달래주는 별
아픔이 지나고 나서야
하늘은 눈물을 뿌린다.
가진 것 다 씻고
그리움마저 덮은 채
아쉬운 추억을 내어민다.
별동별에 씻긴 마음은
그리움을 잠재우고 나서야
하늘에 기도를 한다.
아픔 뒤에 찾아온 그리움은
너의 아픔이 아니고
함께 해야 할 사랑이었다고.
하늘에서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진다.
망초
달빛에 젖어
파란 이슬로 태어나는
슬픈 눈꽃송이
이름조차 불리지 못하고
시선도 받지 못 했지만
들판에 흐드러진 둥근 꽃
아픔조차 달빛 속에 감추고
아무렇게나 피어나
슬픈 현실에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망국의 한을 품은 채
지천에 핀 꽃 망초.
그 꽃말은 화해랍니다.

박세영프로필
박세영(朴世瑛) 시인. 호는 碩泉.
대전(大田)출신
마음경영연구소 부소장 / TLC아카데미 부원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자문위원 / 사비문학 특별회원
세정문학(世淨文學)대표, 편집 / (주)성운 대표
길림신문 인터넷판 시 수록
국보문학 시부문 대상, 한국 문학정신 시부문 대상.
해외문학, 중구문학, 지필문학 外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