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불법으로 만들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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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날 불법으로 만들었나요?"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6.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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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포여성의 고백을 들어본다.

김병숙

저는 2004년 7월 23일에 한국에 왔습니다. “신원보증서” 때문에 외국인등록증

E-9로 변경하지 못해 오래도록 애 태웠었습니다.

저는 9월7일~10일에 원주에서 “취업교육+건설교육"을 받았어요.
제가 취직했던 회사는 “xx건설주식회사대회”인데 이xx 총무님은 이사장님의 아들이고, 소장님은 정xx씨였습니다. 당시 건축 장소는 서울 은평구 음암동 171-1이였구요.

그 현장에서 철근 일을 하고 있는 김 언니의 소개를 통해 지경 목수팀에서 6개월 동안 일을 했습니다. 취업서류를 총무님과 소장님께 보여 드리니 모든 서류를 보고 해주겠다고 명쾌히 대답을 하더군요.

2개월이 다가오자 저는 총무님께 교육받은 후 2개월 동안 취직 못하면 불법이 되니 어서 서류를 챙겨달라고 재촉했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정 총무님이 챙겨준 서류는 취업허가서, 인증서, 신청서, 외국인근로자 고용변동 등 신고서와 외국인 구직신청서 등이었습니다. 서류를 가지고 노동청에 가니 회사의 “신원보증서”를 가져와야 한다고 하기에 총무님께 알렸더니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다른 회사로 가면 불법이라면서!

11월 달에 총무님은 회사에 근무하러 올라가셨고 새로 강 총무님이 오셨습니다.

2005년 1월 어느 날 아침, 사무실에서 청소하고 있는데 강 총무님이 달력을 보더니 “아줌마, 이번 7월 23일까지 합법이군요.”하고 파란색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더군요. 저는 너무 불안해서 점심시간에 사무실로 소장님을 찾아가 이젠 시간이 되었으니 취업허가를 낼 서류를 달라, 신원보증을 안 해주면 취업비자 “E-9"로 변경할 수 없게 되고, 그러면 불법이 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 법을 지키면서 합법으로 일하고 생활하고 싶었습니다. 정 못해주겠으면 다른 회사에 가서라도 하겠으니 제발 불법으로 만들지 말아달고 했습니다.

소장님은 웃으시며 나무람을 하더군요. “아줌마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네. 일이나 열심히 해요, 모든 것은 회사에서 책임질 터니.”

그럭저럭 또 몇 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젠 서류연장시간이 되어 며칠 앞당겨 회사에다 전화를 하니 정 총무님이 선뜻, 알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곧 서류를 준비해 정 총무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회사에 피해 주는 것 원치 않으니 서로 불리하지 않도록 함께 노동청으로 가자고 하니 정 총무님은 혼자가라, 혹 피치 못할 일이라도 생기면 전화하라고 하더군요.

전 내키지 않았지만 방법 없이 혼자 갔어요. 

그런데 노동청에 가니 마흔이 되 보이는 여직원이 낯을 찡그리며 절 닦아세울 줄이야?   “외국인근로자 취업허가서 인증서는 왜 가져오지 않았어요? 신원보증서는? 신원보증이 없이 일했으니 불법이야!”

그래서 저는 그동안의 일을 쭉 설명했지요.

그러나 세 명의 여직원들은 다짜고짜 저더러 불법이라면서, 지금 당장 출입국에다 전화해서 벌금  키고 추방하겠다, 한국에서 절대 일하면 안 된다! 어디서 일하면 어디까지 찾아갈 것이다! 이 종이에 여권번호, 외국인등록증번호, 연락처를 빨리 적어라, 하고 반말로 거침없이 위협하고 호통 치더군요.

전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서, 당신들은 대체 무슨 이유로 나를 벌금 시키고 추방시키려 드느냐? 이게 나의 잘못이냐 회사의 잘못이냐? 난 꼭 이 모함을 벗고 귀국하겠다. 한국대사관, 중국대사관에 찾아가서 사리를 밝히겠다, 고 마주 고함쳤지요.

그제야 좀 수그러들어 저보고 돌아가라더군요.

이 사실을 정 총무와 소장님께 알리니 노동청에서 누가 그러던가? 이름을 알아와야지? 어쩌고저쩌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일을 그만두고 조급한 마음으로 영등포 노동청에 가서 가정부 변경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2개월 동안 면접을 봤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더군요. 변경신청요구에 따라 2개월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후에 더는 노동청을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서류 때문에 두 번째로 은평구 노동청에 갔을 때 어떤 교포언니가 취업하겠다고 서류를 담당직원한테 보여주니 “아줌마 나이가 쉰넷인데 취업은 무슨 취업? 어서 중국으로 돌아가요!”하고 쫓아 보내더군요. 전 지금도 그 아줌마의 눈물 글썽거리는 눈이 눈앞에 자주 사물거립니다. 그 아줌마는 지금 불법취업을 하고 있는지, 합법취업을 하고 있는지? 취업교육을 시킬 때는 어쩐 일이고, 왜 합법적으로 취직하겠다고 애써도 노동청니나 회사에서는 우리를 불법으로 만드는지?

아마 신원보증서 때문에 저같이 축구공처럼 여기저기 차이다가 취업비자 E-9로 변경 못해 일도 못하고 불안한 가슴을 안고 나날을 보내는 동포들이 너무 많은 줄 압니다.

그래서 노동청이나 일부 회사들에서 우리 동포들을 억지로 불법으로 만들지 말고 좀 더 따뜻이 포옹해 달라고 간청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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