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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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죄수인가?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6.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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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고 억울했던 조선족동포의 수기-

 김명수 대필

오늘 아침 출근을 했는데 재입국한 중국동포 임XX가 찾아와 울분을 토하고 눈물까지 흘리고 갔다. 마음에 있는 모든 아픔을 다 토했었다. 대필 해주는 내 마음도 무겁기 그지없었다.

한국으로 올 때 나 (임XX)는 한화로 약 60만원을 갖고 왔다. 교육을 받고 고용안정센터에 가 구직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밥은 먹어야 했기에 건설현장을 찾아가 한 열흘쯤 철근 일을 하게 되였다. 손이 다 부르텄고, 고용주와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신임을 받게 되였다.

그런데 3월 31일, 느닷없이 출입국단속반에 잡힐 줄이야! 죄인도 아닌데 내 손에 수갑을 채우고 출입국으로 데려갔었다

수갑이 내 손을 휘감는 순간, 나는 물었다 .

제가 죄인입니까? 제가 칼이라도 들었습니까 ?”

그러니 그 사람은 고함을 질러댔었다 .

“넌 불법체류자야! 알았어, 이 죄인아!


출입국에서는 나더러 벌금 100만원을 내야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내가 돈이 없다고 하자 그러면 화성으로 갔다가 외국인등록증 기간이 차면 집으로 돌아가라 했다 .

나는 분해서 질문했다 .

“민주주의 국가가 하는 행실이 왜 독재정권보다 더 심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침해합니까?

그제야 그 사람들은 데꺽 말머리를 돌리었다 .

"왜 한국에 왔어, 당신 나라에서 그냥 살 것이지 !”

나는 동포2세이다. 우리 조상의 나라, 고국으로 돈 벌러 왔다. 뭐 잘못했냐고 되물었다 .

그들은 묘한 코웃음을 쳤다 .

 “동포 좋아하시네. 이제 와서 조상을 찾아? 고국은 또 무슨 놈의 고국? 벌금 안내면 집에 갈 준비이나 해 !”


정말 미칠 것 같았다 .

(동포 좋아하신다? 아, 100만원!!…)

실컷 비웃음 당하고, 나는 그 피 같은 돈으로 벌금을 내고 나올 수 밖이 없었다. 밤새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었다


임XX를 떠나보낸 필자의 마음도 무겁고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사내의 말이 그냥 귓전에서 맴돌았다 .

 

“전 대한민국이 동포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고용허가제' 제도는 우리 동포들한테 파놓고 설치해놓은 함정이나 덫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저같이 불행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어떻게 힘 좀 써주세요 ."

 

마흔을 넘긴 중년사내는 내 앞에서 끝내 눈물을 펑펑 쏟더니 잔등을 보이고 말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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