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수 시]밤하늘에 핀 꽃(외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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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수 시]밤하늘에 핀 꽃(외1수)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5.08.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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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수, (사)대한인터넷신문협회장
그 옛날,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우리는 여느 아이들처럼 꿈도 많았다.
 
죽림동 안동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말랭이'.
말랭이(언덕)을 당시 마을사람들은 그렇게 표현했다.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별들을 보면서,
"별똥별(유성우)가 언제 나타날까"
동네 꼬마들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다.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동네 개구쟁이들은 별똥별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밤하늘을 줄 곳 응시했다.
 
어느 순간,
예고도 없이 별똥별은 환한 꼬리를 그으면서 지나갔다.
별똥별이 지나간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환호성을 터트리며 좋아 했던 동심의 그 시절.
 
어느 젊은 날,
밤하늘의 별은 알퐁스 도테의 '별' 이야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목동과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밤하늘의 별 속에 투영된 것처럼…
그리고 수많은 세월이 흘렀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제 밤하늘의 별은 소설 속에 나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벽을 느끼며, 소시민의 아픔을 그대로 감당하며 살아가야 하는…
 
불합리한 사회현상,
정의는 시대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인식의 변화,
헤어 나올 수 없는 민초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아픔,
불의에 타협해야 하는 삶, 분노 등 이 모든 것을 초연해 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여기 작은 여백을 통해서
지나온 우리들의 삶을 잠시나마 되돌아본다. 
 
밤하늘에 핀 꽃  
 
어둠의 무대 저편
별님 하나
별님 둘
별님 셋
...
 
침묵의 밤하늘을
초롱 빛으로 밝힌다
 
매서움이 차고 넘쳤던가
시대의 아픔이던가
 
별님의 눈망울엔
눈물만 가득하고
 
눈물은
이슬이 되어
풀잎에 맺힌다
 
바람이 토해낸
응축(凝縮)의 산물
그마저
별님을 위로하는 것일까
...
 
별님이 다녀갔나
지난밤
내가 잠이든 사이에
 
눈가에 그려진
희미한 자국이
거울 속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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