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호 길림대 교수, 유철학 특강서 조선족 정체성 규정

원영호 중국 길림대 철학과 교수는 지난 7월2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유철학 특강에서 강의를 마무리하며 조선족의 정체성을 이렇게 규정했다.

원 교수는 가오칭하이의 제자로서 한국어 번역에 참가한 세 사람(원영호 교수, 김월선 길림대학 도서관 부연구관, 예동근 부경대 교수) 중 전체를 감수하는 등 가장 큰 책임을 맡았다.
한성대학교 박우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원 교수는 유철학을 “개인, 사회와 자연이 유기적인 관계와 조화를 이루는 類적인 존재로서 우주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생명철학”이라고 정의하고, “가오칭하이 교수는 인간의 역사가 결국은 집단 중심의 시대에서 개인 중심의 시대를 거쳐 유(類) 중심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역사관을 피력한다. 오늘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시대는 결국 개인의 주체성을 발전시키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철학에 따르면 군체 본위의 시대(자본주의 이전 시기)는 집단에 의존한 생활양식, 개인 본위의 시대(자본주의 시기)는 재산에 의존한 독립적인 개인의 시대이며, 유 본위의 시대는 매 개인이 독특한 방식으로 좋은 인간세상을 만들어 내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그는 “철학자 탈레스는 별나라의 진리를 생각하다가 구덩이에 빠졌다. 이 모습을 본 시녀는 비웃었다. 시녀의 생활에는 구덩이는 중요하지만 하늘의 별자리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며 "큰 지혜를 지닌 자는 어리석게 보이고, 큰 지혜를 지닌 자는 세속에는 무딜 수도 있다”고 철학자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말했다.

원 교수는 “‘중국은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를 가지고 논쟁할 가치가 없다"며 "사회주의 체제의 시장화와 민주화, 부유하고 강대한 국가가 목표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중국은 뭔가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다. 가오칭하이는 인본주의로부터 유(類)철학으로 도약해 현재 세계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개인주의와 현대성 극복에 명확한 출로를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중심주의로부터 오는 생태윤리의 문제 해결에도 새로운 사유방식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조선족은 한민족에 뿌리를 두고 민족풍습을 보존하고 있는 동시에 중국의 문화도 갖고 있다”면서 “조선족은 중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기도 하다”고 그 정체성을 규정했다.
이날 특강에는 원영호 교수, 박우 교수 외에 김철미 백산서당 대표, 강성봉 동북아신문 편집인, 배정순 구로남 초등학교 다문화언어강사, KCN 회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배정순 구로남초등학교 다문화언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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