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세워 놓은 계획은 어느 정도 실천하였는지, 잘된 부분과 고쳐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인지 내 노트에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정갈해 지는 듯 한 느낌이 든다.
삶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게 된다. 평범하면서도 내가 무언가를 남겨야 할 것들…
메르스 때문에 사회가 공포와 불안 속에서 보낸 한주였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나름대로 나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또 새로 겪은 느낌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안고 지내 왔다.
지난 한주동안 나는 매일 아침 공원 산책길 걷기 운동을 했다. 나갈 때는 마스크를 끼고 단단히 준비하고 나갔지만 땀을 흘리며 자연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운동 앞에서는 그 어떤 바이러스도 침범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어느새 마스크는 벗겨진다.
올리막, 내리막길을 한바퀴, 두 바퀴 도노라면 나중에는 지치기도 하지만, 힘겹게 버티고 견지를 하노라면 스스로의 대견함에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러면 예전에 절실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진리들을 터득하게 된다. 건강한 삶은 운동과 자기관리에서 온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 자기 스스로 자기 건강관리를 잘하면 메르스 때문에 당황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고, 또 좋은 일 속에도 나쁜 것이 동반할 수 있다. 그러니 나쁜 일이 닥친다고 실망을 하지 말고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방심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최근 메르스 때문에 한국경제는 정말로 싸늘해졌다. 위기가 두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폐업을 하는 가게들이 속출하면서 실업자들도 잇따라 많이 생겼다.
자영업을 하지 못해 속상해 하고 있던 나는 요즘 들어 장사를 시작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냉혹한 현실에서 생활의 도를 또 터득한 셈이다.
성공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하는 사업에서만 성공해야 만이 성공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것 또한 일종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열심히 내 할 일을 한다.
우리가 평상시 열심히 하는 어떤 일은 당분간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언젠가는 그 성과가 꼭 나타나게 돼 있다.
나는 초등학생 두 아이에게 매일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교편을 놓은 지가 15년이 넘다 보니 옛 추억을 더듬으며, 또 한국교육의 발전을 배워가면서 나만의 맞춤형 지도를 진행한다. 조기입학으로 힘들어 하던 학생이 눈물을 흘린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안아 주고 등을 다독여 주며 격려의 보도를 한 덕에 3년 만에 100점 맞은 단원평가지를 가지고 왔다. 그렇다, 나는 교단이 없는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이랴! 마음은 여전히 정열에 넘치는 게으름 없는 교사다.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과외선생님이 되자!
한주동안의 여러 가지 일 중에서도 제일 소중한 것을 얻은 것은 바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나에게 인생에서 돈을 버는 것 외에 다른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는 사람들에게 봉사도 할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주신 분들이다.
나약해진 나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며 시들었던 나의 꽃나무에 물을 주신 분들이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송계아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는 좋은 이웃에 살기 위해 백만금짜리 집을
천백만금을 주고 샀다고 한다. 천만금을 좋은 이웃 프리미엄으로 지불했다는 이야기다. "꽃향기는 백리에 풍기고, 술 향기는 천리에 풍기며, 사람의 향기는 만리에, 도덕 향기도 만리에 풍긴다(花香百里,酒香千里, 人香万里, 德香万里)라는 말처럼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은 소중하고 오래가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주는 물을 머금은 나의 꽃나무는 점차 생기를 회복한다. 머지않은 앞날에 꽃피울 준비를 하면서, 다음 주는 어떤 날들일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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