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도 규모가 작은 대한민국은 관광자원이 국가 경제발전의 한축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대대적으로 해외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한 정세 흐름에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붐비고 있는 제주도는 매년 관광객 증가세가 탄력을 받으며 연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13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0만 명을 돌파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5일 빠른 기록으로 사상 최단기간 100만 명 돌파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85만 1,634명이었다.
이는 전체 외국인관광객의 84.9%로 제주도 관광객 대부분을 요우커(游客 중국인관광객)가 차지한 것이다. 이런 증가세로 5월22일 현재 2015년 제주방문 관광객 5백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통계에서 보여주듯 제주는 2009년 이후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매년 평균 67%이다. 이대로 계속 증가한다면 금년에 제주를 찾는 ‘요우커游客’들이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치로만 보아도 실로 ‘관광제주’라는 용어가 실감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국 요우커들이 몰려오는 이면에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우려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필자처럼 친중파인 사람이 더욱 걱정되는 것은 중국인 단체관광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늘어난 무자격 가이드 문제이다.
실제 제주에서 요우커들을 안내하는 가이드 대부분은 조선족동포들이다. 지난 1년여 기간 우리 호텔에 들어오는 단체 요우커들의 가이드(백프로 동포였음)를 유심히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가이드는 정말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안내를 잘해주고 있다.
그러나 간혹 곱상한 미모의 여성 가이드가 요우커들의 작은 비협조 때문에 상상을 초월하는 욕설을 필자 면전에서 내뱉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만일 요우커들 중 한국말을 조금이라도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면 큰 사단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다른 예로는 관광 마지막 날 밤 10시반 비행기 출국인데 하루를 자유일정으로 하여 보통 20-30명이 한 팀을 이루는 요우커들 단체가 온종일 호텔 로비에 개인 여행용가방을 쌓아두고 로비를 완전 점거하여 로비소파에서 컵라면을 먹는 사람, 원탁에 둘러앉아 포커놀이를 하며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 소파 의자에 팔다리 다 벌리고 누워 자는 사람 등등 보여줄 수 있는 온갖 추태는 다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
거의 8시간 계속된 그런 소란에 짜증이 나기도 하였지만, 넓게는 그들도 한국을 찾아준 외국 손님이기에 온갖 심부름은 물론 길 안내 등 친절한 통역을 해주며 하루해가 지는 데도 나타나지 않는 가이드가 더 미워 전화를 해보니 “그들은 돈도 없는 거지들이라 어제도 물건을 전혀 사지 않았고 오늘은 자유일정이므로 그냥 내버려 둔 것이니 로비에서 내 쫓아버리세요”라는 동포 여성가이드의 매몰찬 대답에 필자는 아연실색할 뿐이었다.
쇼핑도 안하는 고객은 가이드의 수입에 도움이 안 되니 그냥 방치했다는 뉘앙스로 들려 중국동포 가이드의 마인드에 너무 실망이 컸다.
한편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공공질서 위반이 심각해 제주도민이나 다른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이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예로 제주 해안도로에 위치한 한 ‘무인카페’ 입구에는 사전 예약이 없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사절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이 몇 년 전 공중파 텔레비전 뉴스를 탔다. 주인이 안 보인다며 음식 값을 내지 않고 가는 경우가 수두룩하기 때문이었다. 또 각 지역의 관광명소의 금연구역에서나 투숙한 호텔의 금연구역에서 보란 듯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중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길거리에 세워진 빨간 우체통에 얼마나 많이 담배꽁초나 작은 쓰레기를 집어넣었으면 편지 투입구에 ‘이것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라는 중문 안내문을 붙여놓았을까.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북적이는 신제주 연동의 도로변에서는 교통경찰관들이 무단 횡단하는 중국인들을 적발하여 벌금을 부과하는 모습은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다.
물론 중국인 요우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주를 찾는 다른 관광객들이 모두 볼 수 있기에 요우커들에 대한 인상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친중 감정을 가진 필자로서는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
먼저 동포 언론인들이 앞장서서 요우커 안내가 직업인 동포가이드들의 요우커들을 비하하는 언행을 삼가 하도록 계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국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 요우커들이 공중도덕을 준수하는 정신을 함양하여 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곧 중국의 국가위상을 높여가는 소중한 첫 걸음이며, 요우커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바로잡는 길이 아닐까?
* 칼럼리스트 김종일은 전 산동위해대학 교수로서 현재 제주 라움호텔 총괄이사로 재직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