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2015년 초에 시집 '고독 그리고 그리움'을 출판한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림금철 시인은 한국에서 노동하며 짬짬의 시간을 이용하여 시를 짓고 있는데 리얼한 현장감의 시들이 감동을 주고 있다. 편집자 주
내가 만든 제품이 나의 조국으로 수출 된다면
림금철

나의 조국으로 수출된다면
나는 기뻐해야 하는가
모국의 서해바닷가에서
윙 윙 울부짓는 기계소리에
머리와 마음과 청춘이 얻어 맞아
비칠비칠 쓰러진 일들은
바다 깊숙히 처넣고
그 위로 비추는 밝은 해살과
미래에 대한 동경과
푸릇 푸릇 싹트는 꿈만을
제품에 담아 기쁘게 보내리
내가 만든 제품이
나의 고향으로 가게 된다면
나는 좋아 해야 하는가
고향의 그 숱한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의
가슴 저미는 이야기와
피멍 든 얼굴은 빼고
늘 부글부글 끓는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바다 냄새만을
펄럭이는 한복 치마자락에 싸
제품에 넣어 고이 고이 보내리
내가 만든 제품을
어머니께서 사 쓰신다면
나는 웃어야 하는가
고독과 설음과 지친 몸과
훈민정음 멋지게 써내려가던
그 끊어진 식지는
하얀 면장갑안에 감추고
따뜻한 봄날의
벚꽃과 민들레와 진달래꽃을
제품안에 넣어
매일 같이 안전귀국 기도하는
자애로운 어머니께 보내리
사랑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맘
붉게 붉게 달구어
림금철 시인 약력
필명 김택
아호 하나
연변 <가정신문사>등 신문‧잡지사 편집/기자 역임
연변작가협회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제12회 백두아동문학상 수상
동시집 <이슬>, 시집 <고독 그리고 그리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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