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출범하여 올해로 34년째를 맞이하는 한국 프로야구는 그 어떤 종목도 달성하지 못했던 800만 관중, 나아가 1,000만 관중을 목표로 삼고 있을 만큼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불려도 손색 없다. 특히 신생팀 KT 위즈의 합류로 사상 첫 10구단 체제를 앞두며 그 어느 때보다 ‘야구 팬심’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 시즌 개막 전, 야구팬들의 오랜 기다림을 상쇄시켜 줄 ‘진짜 야구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이 찾아간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의 화려한 탄생 이전, ‘단체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며 최전성기를 누린 고교야구. 그 시절 고교야구는 축구, 권투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구가한 스포츠로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 황금사자기 등 4대 메이저 대회를 위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저녁 메인 뉴스의 단골이 되었다.
특히 1971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약 4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모든 팀이 예선전 없이 출전할 수 있는 규정으로 인해 매 대회마다 이변이 속출하는 명승부의 장이었다.
또한 1980년 대회 당시 광주일고 투수로 출전해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선동열,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추며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 선린상고 박노준, 코리안 특급 박찬호, 유지현, 박명환, 정대현, 한기주 등 야구계를 수놓은 스타들을 배출해낸 전국구 스타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이처럼 한국야구의 ‘별’로 남겨진 선수들과 화려했던 과거 고교야구의 리즈시절을 담아내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냄과 동시에, 한국 야구사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오롯이 기억되지 못한 이들을 함께 찾아 나선다. 지금은 존재조차 잊혀진 채 이름없는 야구소년들로 남은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바로 그들이다.
정부는 1956년, 한국 전쟁 직후에 야구 발전을 위해 해외 선진야구를 초청하는 일련의 행사,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모국방문 초청경기’를 계획했고 이후 재정 문제로 어려워지자 봉황대기에 이들을 초청했다. 전국의 쟁쟁한 야구 명문고들 사이에서도 재일동포팀은1974년, 1982년, 1984년 총 세 번의 결승전에 오르는데, 특히 82년 멤버들은 군산상고와 함께 고교야구 최초로 잠실 야구장에서 결승전을 치른 팀으로 기록되어 있다.
관중들의 야유도, 상대팀의 견제도, 서울의 낯선 환경도 모두 감수한 채 악착같이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까까머리 야구소년들. 이들을 찾아 나서는 <그라운드의 이방인>의 뭉클한 여정 속에서, 관객들은 지나가버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추억 그리고 뜨거웠던 그라운드의 열기까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