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새해 벽두 재한 중국동포사회에는 ‘위명여권·불법체류자 문제를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하자’는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발단은 정부가 1월 8일 해외거주 외국국적동포를 대상으로 “1월 19일부터 ‘신원불일치자 자진신고’를 받는다”는 운영계획을 하이코리아에 공지하면서부터.

여기에 연합뉴스가 1월13일부터 3일간 세 번에 걸쳐 ‘중국동포사회의 그늘-위명여권’이란 제목으로 기획기사를 연재하면서 여론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달아올랐다.

위명여권은 말 그대로 타인의 이름,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과 얼굴을 빌어 만든 여권 즉, 가짜 여권을 지칭한다. 위명여권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 행위로 단속 대상이며, 외국인들 가운데서도 중국동포들이 가장 많이 적발되고 있다. 위명여권 문제는 한중수교 초기, 국내법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어떻게든 한국에 들어와 돈을 벌려는 마음에 나이를 속이거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여권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정부는 정책 출시 후 위명여권 전력자들이 발견되면 이들을 즉시 추방하고 10년간 입국을 막는다.

중국동포 사회에서 위명여권 사용 전력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2012년과 2013년 정부가 두 차례 위명 여권 사용자 자진 신고를 받을 때 자진 신고한 5,886명 가운데 97%가 중국동포였다는 점에서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정부가 세 번째로 운영하는 자진신고 기간에 얼마나 많은 위명여권 소지자가 응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중국에서 신고하는 경우는 6개월, 국내에서 신고하는 경우는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1년 후 재입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많은 신고 대상자들이 일시 출국이 자칫 영구 출국이 될 것을 우려해 아예 신고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

문제는 법무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중국에 있는 재외공관들에서 그대로 정책을 집행하지 않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서 동포들이 입국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번에는 동포들에게 신뢰를 잃지 말고 재외공관이 정부의 정책대로 자진신고하는 동포들의 입국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현재 정부는 불법 체류자의 경우 공항출입국사무소에서 신고하고 3년 이하 불법체류는 규제 없이 입국 가능하고, 3년 이상 불법체류자는 1년 이상 적정선에서 입국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들은 재입국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염려로 출국을 꺼려해 불법체류를 연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해서도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출시하고, 그들로 하여금 음지에서 벗어나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해 12월 22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본격화 201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노동의 유연성 안정성 제고를 위해 방문취업제(H2), 재외동포(F4)취업제한 완화 등 동포 포용·활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포 포용·활용정책의 중심에 중국동포들이 있다. 한중FTA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하고, 가장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집단도 중국동포들이다,

중국동포들이 한민족 발전의 동반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포들에게 채워져 있는 족쇄, 위명여권·불법체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이 경우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어떻게 확보하는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정책을 수시로 바꾸고, 재외공관이 정부 정책을 따르지 않는 등 동포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 내도 그 실효성을 획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담전화 02-836-1789

[편집]본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