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바탕이나 사람 됨됨이 등의 성품 함양을 위한 교육”인 인성교육은 인간이 지켜야 할 예의범절과 도덕규범에 대한 행위기준 교육으로 정리된다. 자고로 예의범절과 사회규범을 강조해온 전통적 유교국가 중국이 파란만장한 근대사와 간고한 혁명연대를 경유하면서 위계질서와 윤리도덕을 상실한 ‘평등국가’로 탈바꿈해왔다. 또한 오랜기간의 외세침략과 국내전쟁, 10년 ‘동란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인들은 예의와 사회윤리 및 공중도덕에 대한 교육을 점차 간과해왔다. 한편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 현재 경제성장제일주의와 개인주의•이기주의 가치관 확산 또한 인성교육이 홀시되어온 중요한 이유이다.
2013년 규모로 중국의 해외여행객은 8300만명에 달한다. 주목할 것은 일부 중국인들의 공중도덕 및 질서의식 부재로 해외여행 중 공공장소에서의 소란과 무질서한 행태가 국내외 언론에 집중보도되면서 중국인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점이다. 속담에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얼마 전 중국인 관광객의 이집트 문화재 낙서사건 등으로 중국인의 공중도덕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잇따르자 중국정부는 여행문화 개선책으로 신 여행법을 제정, 문명여행지침서를 배포했다. 최근 CCTV 등 중국언론은 중국인 관광객의 몰상식한 일탈행위에 대해 일침을 가하면서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13억 인구대국 중국에는 ‘자주 이동’하는 2.7억의 방대한 농민공이 있다. 따라서 중국의 교통중추인 기차•버스역의 인산인해와 무질서하고 떠들썩하는 진풍경은 중국만의 특색이다. 최근 개혁개방 덕택에 부유해진 중국인들의 비행기 탑승이 날로 증가되고 있다. 외국인과 함께 하는 정숙한 공공장소 비행기 안에서의 일부 중국인들의 무질서한 행태는 경악에 가깝다. 의혹에 찬 눈길로 이들은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난해한 표정은 아직도 눈에 삼삼하다. 이제 그들은 대중교통의 무질서한 ‘전통’을 외국인에게 꺼리낌없이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졸부근성’ 또한 교양과 인성교육 부재에 크게 기인한다.
출퇴근시 인파가 크게 몰리는 대중교통 지하철은 중국인들의 공중도덕 부재와 윤리도덕 결여, 21세기 중국사회 인성교육의 부족을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다. 지하철이 역구에 들어서면 역안은 금방 아수라장으로 변하며 전철 안에서의 공중도덕을 상실한 추태는 천태만상이다. 낯 뜨거운 줄 모르고 적나라하게 벌이는 풋내기 학생들의 애정행각, 어르신들 앞에 버젓이 앉아 있는 노약자석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무너진 사회기강과 사라져버린 현대사회의 윤리도덕을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지하철의 꼴불견은 널직한 노인석과 어른을 공경하는 한국의 지하철 문화와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특히 중국인들의 공중도덕 불감증과 낙후한 환경의식은 외국인들이 경악할 정도로 후진성이 두드러진다. 예컨대 ‘자연스러운’ 새치기와 아무곳에나 가래침 뱉기, 신호등을 무시한 무단횡단,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기, 옆사람을 의식하지 않은 휴대폰 고성 통화, 환경규칙을 무시한 쓰레기 무단투기 등은 중국인의 고질적인 사회병폐이다. 한편 상기의 사회병폐와 공중도덕 불감증이 중국에서 생장, 중국문화가 체화된 재한조선족들에도 어김없이 재현된다. 이는 사회규범과 공중도덕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중국동포들이 정체성 위화감과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최근 연변과학기술대학 등 대학에서 교양학부를 설치, 중국의 초등학교에서 도덕과목을 설정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범절 및 사회규범과 공중도덕 등 인간이 지녀야 할 성품 함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사마천의 명작 사기(史记)에는 “곳간이 가득차야 백성이 염치(廉耻)를 알게 된다”는 명언이 있다. 바야흐로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적중된다. 요컨대 예의와 염치가 중요시되는 인성교육이 보편화될 때 경제대국 중국인들이 ‘선진국 국민’으로 존경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