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칼럼]일본에 고(告)하는 신오륜(新五輪) 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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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률 칼럼]일본에 고(告)하는 신오륜(新五輪) 병법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4.09.14 22: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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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宮本 武藏)를 상기하며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서울=동북아신문]사무라이 정신은 일본인들의 자랑이다. 그래서인지 검술로 신의 경지에 이르러 검성(劍聖)이라는 칭호를 가진 ‘미야모토 무사시’를 향한 일본인들의 사랑은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대단하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단 한 번도 진적 없는 일본 최고의 사무라이일 뿐만 아니라 세계 4대 병법서로 불리는 <오륜서>를 남겼다. 

이 <오륜서>는 검술을 중심으로 한 병법서라고 하지만 도를 닦듯이 기예를 연마하는 자세에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의 자랑이 되고 있다.

특히 <오륜서>는 단순한 검법서나 병법서의 차원을 넘어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자기계발, 승리에 이르는 전략과 리더십에 까지 이르는 실천학이 될 만하다는 점에서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서양의 지식인,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시대를 뛰어넘어 끊임없이 애독되며 가르침을 받고 있다.

바로 이 <오륜서>에서 일본의 재도약을 위한 교훈을 찾아보도록 제안하고 싶다.

<오륜서>가 탄생한 시대배경이 어떠한가. 미야모토 무사시가 살았던 시대는 일본 전국시대가 끝나고 에도 막부가 시작되던 무렵으로 전쟁이 없어지고 평화의 시대로 전환되던 시대이다. 즉 사무라이의 검의 효용가치가 떨어진 평화의 시대에 살아야 하는 사무라이들의 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기도 하다.

현재가 그러하지 않은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고 냉전체제라는 갈등의 시대를 지나 세계 각국의 사회· 경제· 정치· 문화가 통합화되고 있는 세계화시대이며, ‘공동체정신’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부각되고 공생과 협력을 강조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륜서>의 가르침이 더욱 적용할만하며, 여기에서 일본의 재도약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은가 싶다.

<오륜서>에서는 다섯가지 철학인 땅(地), 물(水), 불(火), 바람(風), 하늘(空)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통찰하고 있는데, 이 다섯가지 요소를 현재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에 적용하여 어떤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며, 나아가 복잡한 국제적 분쟁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에 대해 아웃사이더 입장에서 한번 점검해 보고자 한다.

첫째, 땅(地)은 기초이다. 기초를 잘 다져야 앞으로 나갈 수 있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국제사회 속에서 일본의 기초는 단단한가. 일본은 높은 과학기술과 경제대국이라는 전천후(全天候)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동안 ‘잃어버린 20년’을 지나면서 사회 전반의 침체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아직도 사회 안전망 와해 및 기반약화의 과정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역사, 영토, 안보, 외교 갈등 등 동북아 지역에서 긴장관계를 자초해서 주변국들과의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그 국제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둘째, 물(水)은 유연성이다. 담기는 용기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형태를 바꾸는 물처럼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응용력을 기르고, 기본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집단주의 속성이 강한 일본 사회 전체가 자폐증적인 국수주의와 폐쇄성을 보이며 극단적인 우경화의 길로 치닫고 있다. 안에서 보기에는 강직해 보일 수 있지만 외부와의 관계구조로 보면 유연하지 못해서 부러질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셋째, 불(火)은 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다. 평정심을 통해 상대방의 미세한 변화도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안목을 가져야 한다. 집단주의적 우위성에 갇혀 국제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국제사회의 변화에 둔감하여 오히려 상대방의 우호적 제안을 거부하고 부정적으로 비하해서 보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특히 아시아권에서 역사적으로 이런 경향을 많이 보여왔는데, 최근에 이르러 이런 관성의 탓으로 중국의 부상에 따른 세계 축의 이동 등 힘의 변화무쌍함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든다.

넷째, 바람(風)은 유행과 경쟁이다. 자기의 생각과 의지만이 최고라고 안주하지 않고 기본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환경의 흐름을 파악하고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서구지향의 사회에서 이제는 아시아적 가치가 글로벌화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오히려 역내 갈등을 고조시키고 불안요인을 증폭시키면서 까지 시대 역행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세계화 시대의 흐름을 맹목적으로 거역하는 태도가 아닌가 싶다.

다섯째, 하늘(空)은 비전의 세계요 무궁한 가능성이다. 전략의 도를 터득한 후에는 ‘열린 마음의 자세’로 기성 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경지를 추구해야 한다. 작금은 소통과 화해의 시대이다. 그런데 아베 정권이 펼치고 있는 자칭 '적극적 평화주의' 라는 극단적 우경화 정책은 도리어 소통과 미래 발전의 가능성을 스스로 봉쇄하는 큰 장벽을 만들고 있지 않는가 싶다.

이상으로 다섯가지 미야모토 무사시의 병법과 세상 이치적 관점을 상호 대입해 보니, 작금의 일본은 한마디로 말해 극단적인 우경화 시대를 자초하며 세계사의 진로를 스스로 거스르고 있는 형국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국제질서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에 고립되어 점차 ‘갈라파고스 섬(Galapagos Islands)’과 같이 되지는 않을 지 염려된다.

이웃나라 일본을 사랑하고 싶어하는, 또한 미야모토 무사시를 누구보다도 존경하여 그의 책을 세 번이나 정독했던 사람으로서 우정 어린 충고를 하자면, 일본은 미야모토 무사시의 지혜와 교훈을 재삼 상기해 주기를 바란다. 세상 모든 일에는 흐름이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순조로운 흐름과 그렇지 못한 흐름을 분별하고, 더불어 속도와 크기를 분별하여 공격하고 방어해야 한다.

다시말해 검을 휘둘러 적을 이기는 것만이 승부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고,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고 방향을 잡아 적을 파악한 연후에 자신을 다스리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또한 서투른 병법을 사용하면 오히려 자기 몸에 큰 해를 입힌다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지혜 또한 잊지 않기를 바란다.

<오륜서>에 내재되어 있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지혜는 알수록 놀랍다. 한 구절씩 음미할수록 전략의 진수가 담겨 있는 듯하다. 20세기를 통하여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경제대국을 이뤄낸 일본이 미야모토 무사시의 지혜와 교훈을 이 시대에 되살려, 진정한 의미에서 21세기 세계화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시대에서 가장 선진된 일류국가로 다시 한번 재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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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2014-09-29 16:16:11
400자만 허용 되니 간단하게 몆마디만 남길게요.
1. 왜 조선족 동포지에 일본앞날을 걱정하는 글을 남기는지 이해가 안 돼네요.하긴 일본을 사랑하고싶다니 ... 이런 글은 조선일보에 올렸어야 하지요.
2. 한국보수들의 구구한 마인드로...백여년 전의 후쿠자와 책 함 보시기 바랍니다. 무슨 일본까지 걱정할만한 수준 되나요?거기다 코치까지..
3.일본 사랑 하고 싶나요.그거 쉽지요. 지만원이 찾아가세요.

정경훈 2014-09-29 15: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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