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국 심사실에서 겪은 불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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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입국 심사실에서 겪은 불쾌한 이야기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4.07.25 11: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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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지난 7월 10일 나는 1년 복수비자인, 꼭 30일에 한 번씩 출국했다 입국해야 되는 비자를 받은 탓으로 반년 내에 다섯 번째로 중국에 가게 됐다. 

새벽 5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서 아침 8시 30분에 중국청도로 갔다가 점심 11시 15분 비행기로 한국 인천으로 돌아왔다. 돈 절약과 시간단축을 하러 한국과 제일 가까운 거리인 청도를 선택하여 갔다 온 것이다. 

지겹고 힘겨운 여행이었다. 신물 나도록 지겨운 여행이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다녔다. 어떻게 1년에 30일 한 번씩 중국에 들어갔다 와야 하는 비자를 받아 이 고생을 한다. 

2시간 달려야 거처까지 갈 수 있는 공항버스를 타려고 차멀미로 어정쩡해 해진 아내를 끌고 남 먼저 부랴부랴 출국 수속을 밟았다.

 선참으로 입국심사대에 다가가 여권을 건네고 서 있는데, 경복 입은 직원이 텁텁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가라고 뒤쪽을 가리켰다. 아무 생각 없이 안으로 들어와서 한복을 입고 서 입는 여직원에게 “사무실 어데 있냐?”고 물었더니, 그녀도 무뚝뚝하게 옆을 가리켰다. 아내 쪽을 살펴보니 심사를 받고 있어 마음이 놓였다.

 사무실에 들어갔다 금방 나올 거라 생각하며, 문 열려있는 사무실이란 데를 들어가 보니 3명의 경찰복을 입은 직원들이 책상에 앉아 있고, 그 앞에는 훨체어에 앉아 있는 네 명의 남자 여객이 있었다, 범죄인들을 심열 하는 장소 같았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야 하지?! 

문 옆에 있던 직원이 제일 안쪽에 앉아있는 직원한테 가보라고 했다. 

그렇게 지정된 자리에 앉자 맞대고 앉은, 연령이 40고개의 경복을 입은, 몸이 마른 편 직원이 얼굴에 웃음기라고는 없이 경멸에 찬 눈길로 찍어보며 “왜, 이곳에 왔는지 아는가?”며 차갑게 묻는다. 나는 움칠 놀랐다. 왜, 이러지. 내가 뭐 잘못했나?! 계속 노려보기에 원래 기분 잡쳐 있던 차에 나도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모릅니다.” 그랬더니 그 직원이 “왜, 그런 태도인가?”라며 눈에 독을 쓰며 사람 잡아 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실내 사람들 모두가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도 기분이 잡쳤다. “모르기에 모른다는 거지요. 저쪽에서 아무 말 없이 이쪽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왔는데요.”하고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런데 표정이 왜 그렇고, 말투가 그래요?”하며 또 눈을 부릅뜬다. 중죄범 다루 듯 나를 한 매에 족쳐 잡을 작정을 하고 달려드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목소리를 높였다. “당신의 말투가 그러니까 그렇게 대꾸했습니다.” 

“뭐?! 당신이?…”하며 그가 의아한 듯, 악에 바친 표정을 지었다. 실내사람들이 우리 쪽을 바라본다. 얼결에 보니, 아내도 나의 곁에 와 앉아있었다. 불쌍하고 어진 아내마저 무슨 죄 있다고?…순간 나는 화가 잔뜩 났다. “아니 할 말이 있으면 하면 안 되요? 우리가 무얼 잘못했다고 이곳에 불러들여 심문하듯 쌀쌀맞게 대하지요?”하고 대들었다. 그 직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냉소를 짓더니 “당신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아오? 다음에 입국 안 시킬 수도 있소”하고 위협조로 말했다. 

“압니다. 나쁜 사람, 범죄자들을 다루는 곳이지요?”하고 나도 피씩 웃었다. 아내가 내가 끝까지 덤벼들까봐 걱정이 되어 “저분이 제 남편이이에요, 오늘 새벽에 중국에 들어갔다 당날로 돌아오니 힘겨워 그러는 것 같아요, 미안해요.”하고 빌었다. 

그러자 그 직원은 “비자변경 신청했다 안 된걸 알고 있소. 여기 다 찍히니깐, 그런데 왜 비자변경 신청을 했소?”하고 물었다. “왜, 변경 신청 했겠어요? 매 30일에 한 번씩 중국에 들어갔다 와야 하니 돈도 많이 들고 힘드니깐! 어떻게든 돈도 덜 들이고 좋은 비자를 바꾸려고 신청했지요!”하고 내가 대답했다. 

“그런데 왜 안됐지?” 그 직원의 눈살이 꼿꼿해졌다. “우리가 어떻게 알아요, 여행사에서 안 됐다고 하니 그런가 하고 있지요.”하고 대꾸했다. 

그러자 직원은 계속 나의 나긋나긋하지 않은 태도를 문제 삼아 범죄자를 다스리듯 나를 누르려고만 했다. 내가 일어나 또 대꾸를 하려고 하니 아내가 인차 옷소매를 끌어당겼다. “저 분이 경추병이 있어 힘드니깐 저래요. 우리는 여행사에서 비자변경 신청이 안 된다니깐, 그저 그런가 하지 묻지는 않았어요, 양해해주세요.”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자 그 직원은 머리를 돌려 나를 박아보며 “계속 이런 태도로 나오면 돌려보낼 수 있어요”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진짜 쓴웃음이 나왔다. “비자 변경을 신청한 것이 무슨 죄가 되나? 또 내가 구걸하러 오지 않았는데 왜 비굴하게 허리 굽혀야 하지?! 고국이라고 찾아왔는데 왜 이런 접대 받아야 한단 말인가?! 조선족이라서? 만약 미국인이나, 일본인이면 이들이 이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또 허리를 굽석거렸다. 온 얼굴에 나오지 않은 억지웃음이 가득해서 간청조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저분이 사고로 경추를 몹시 상한 몸이에요, 오늘 아침 4시부터 일어나 공항버스 타며 뛰어다니느라 눕지도 못하고 힘겨워 그러니깐 많이 양해 해주세요. 빨리 돌아 가 누워야 하는데…”하고 사정을 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여기가 어떤 곳이라고 함부로야! 이러면 입국 금지시킬 수 있어요.”하고 으름장을 놓으며 우리를 내 보냈다. 

그렇게 한국 인천공항 안전(安检)검사소에서 30여 분간, 뜻밖에 범죄자 치레를 받고 예상보다 많이 늦게 공항버스를 타고 거처로 돌아왔다. 

서비스가 좋기로 최근 몇 년간 세계1위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인천공항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보니 나는 놀랍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으며 분하기도 했다. 중국동포라고 인간의 존엄과 인격을 무시하는 그 직원의 태도가 생각할수록 괘씸해 난다. 물론, 나의 태도에도 분명 문제점이 있지만, 조사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차근차근 묻는다면 무슨 딴소리를 하겠는가. “그냥 고국이니까, 이런저런 사소한 것 따지지 말자.”하고 생각을 해도 마음의 불편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소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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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 2014-08-08 13:00:40
잘 쓴 글입니다. 상처 많이 받았음을 감암합니다. 한국전지역에 존재하는 현상입니다. 노가다 현장에 회사일터에 쇼핑에 공공장소에 인격,재산침해시에 받는 대우입니다. 기쁘게 한국왔다 그런현상 접하고,그런대우 받을때마다. 이런 꼴 보자고 한국왔나 속이 부글합니다.

민들래향기 2014-08-01 15:12:00
오는말이 고와야 가능말이 곱지요?
처음한국행하신분에게 뭔가 의심스러우면 문의한다고 하지만
자주 다니시는분인데 정말 너무하네요.
서비스가 좋다고 해도 꼭 그런것 은 아니던데요.
출입국직원들도 매 마찬가지래요.
다 물갈이를 해야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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