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지난 6월 6일 금요일 현충일에 가족들과 함께 “엣지 오브 투모로우”라는 영화를 봤다.
처음에는 공상(SF)영화라서 허황되겠거니 하면서 영화를 관람했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깊고 짙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중요한 울림이 있는 메시지로 느껴졌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가까운 미래에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자살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배치되고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진 그 시간에 다시 깨어나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다시 죽었다가 또 다시 살아나는 것이 반복되는 타임루프로 외계인 악의 핵심을 파괴함으로써 지구 멸망의 길을 방비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필자는 악의 세력에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고, 죽어서 더 강한 병기로 거듭나서 결국에는 악의 핵심을 파괴하여 지구멸망을 막는 내용이 남북한 통일에 대한 메시지로 투사되었다. 즉, 북한의 권력구조 핵심에 파고들어서 그 층을 무너뜨려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함께 동역할 수 있는 매체 집단으로 조선족, 고려인, 재일동포, 탈북자 등이 중요한 촉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쳤다.

사실 본인도 오래 전부터 조선족과 탈북자가 한반도 통일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매개체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중국의 조선족사회는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있고 한반도와 중국의 변연지역에 위치해 있다. 또한 세계 각 지역, 특히 동북아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중화경제권을 배경으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크게는 일본과 북한까지 포함하는 동북아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집단이 조선족 사회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과 함께 조선족 문화는 중국과 한반도 양대 국가 사이에 끼어 있는 변경 소수민족으로 이중문화를 무리없이 융합하고 재창조하는 유연한 문화적 감성적 특질을 갖추고 있어서 한중 관계 발전에 독특한 역할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타고난 지리적,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한·중 및 남북한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지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문화 사회에 적응하는 유연한 기질과 재능을 갖춘 조선족 사회가 오늘날과 같은 다면적인 갈등구조 속에서 남다른 기능을 발휘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즉, 남북간의 균형자 역할, 동북아 국제관계의 경제문화교류의 매개체를 감당함으로써 분열된 남북간 및 한중·중일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소통시키는 융합과 통합을 이끌어내는 촉매 기능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평소 조선족들이 한국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자기의 역량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대안(代案)으로 한반도 통일과제를 제시한 바가 있다. ‘한국인이 하지 못하는 일을 조선족들이 앞장서서 수행하라. 그건 곧 사명감을 갖고 남북통일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라고 기염을 토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나는 이들 조선족을 믿는다.
이들이 갖고 있는 유능한 매체기능을 극대화시켜 이 시대 한반도통일의 기초 인재집단으로 육성하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오랜 기간 동안 조선족사회와 교류하면서 그들의 생활고를 상담하고 또 취업알선을 해왔던 필자로서는 조선족들이 갖고 있는 숨은 유전자적 능력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싶은 심정이 다. 초창기에 ‘돈벌이’ 노동인력으로 건너왔던 이주 1세대에 비하여 최근 많은 젊은 인재들이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의 후예답게)개척정신과 도전정신으로 세계 도처, 각종 첨단 분야에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본다. 그들은 중국어, 한국어,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한국기업과 중국기업이 진출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진출하고 있다.
이런 과감한 정신력과 문화력을 가지고 끊임없이 내일을 향해 도전하고 개척해나가는 모습은 실로 한민족의 표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런 점에서 본인은 늘 젊은 조선족 인재들과 만나 대화하는 자리에서, 날로 복잡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갈등 구조속에서 독특한 중간자적 매체기능을 발휘함으로써 상호간에 WIN-WIN 하는 선도그룹으로서 ‘창조적 집단지성’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뜻을 늘 피력해왔다. 이럴 때 한민족의 일원인 그들에게 제시해 볼만한 가장 확실하고 역사적인 가치창출이 담긴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나는 단연코 한민족통합과 한반도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통일과제’를 조선족 젊은 인재들에게 제시해서 그들이 불타는 사명감과 역사의식을 갖고 앞장 서 도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그동안 북한은 핵 개발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서해5도 국내수역에 대한 대규모 포격과 유도탄고속함에 대한 조준사격, 무인정찰기의 강원도/청와대/백령도 영공침투,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행위를 계속해왔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근본적인 대책으로 조선족들과 탈북자 및 재외동포들이 힘을 합쳐 북한의 권력구조 핵심에 있는 근원을 무력화하고 거듭나게 하는 강력한 도전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주인공이 계속 죽어야만 더 강해지는 모습으로 무한한 도전을 감행함으로써 마침내 악의 핵심을 파괴했던 것처럼 말이다.
2014년 6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