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동정>
[서울=동북아신문] ‘경북일보’「아침시단」2014년 3월 27일(목요일)에 변창렬 시인의 시를 실었다. 편집자 주

강아지가 뒹굴던 밭머리
흙은 포시시 털고 일어난다
살짝 찍힌 강아지 발자국에
빗방울들이 모여 살림 차린다
고인 물에는 코 고는 소리 들린다
시샘 난 쪽파 나도 한 입
빨대를 꽂아놓고
젖을 먹는다
얼쑤 키가 컸네
<감상> 새 생명을 움트게 하는 봄비 내리는 풍경이 예사로운 일 아니다. 강아지 발자국에 빗방울들이 모여 살림 차린다든지 쪽파가 땅에 대고 빨대를 꽂아놓고 젖을 먹는다든지 뛰어난 직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능력 또한 돋보인다. 한민족작가회「봄비작품상」수상 작품이다.(글 서지월시인)
시
<배꼽>
나무는 상처를 남겼다
생긴 것이 배꼽이다
자세히 보면
옴폭 패인 흔적 울고 있다
내 배꼽과 똑 같은 것
수천 개의 배꼽이 말라붙어
말없이 오무라질 때
훗날 기약하며 힘을 숨긴다.
두터운 웃도리 홀랑 벗고
긴 잠을 청한다.
얼음이 녹고 물기 오르면
새움이 틀 것이다
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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