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절과 한복 그리고 조선족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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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절과 한복 그리고 조선족녀성
  • 이성주 기자
  • 승인 2006.03.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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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지넷
나는 조선족의 집거지역인 연변에서 태여나서 살면서도 한복을 자주 입어보지 못했다. 결혼식날 한번 입어보고는 입지 않았기에 아예 입지 않았다는것이 더 적절한것 같다. 아마 한복을 할머님들이나 농촌녀성들이 명절에나 입는 ‘사치품'으로 생각했기때문인것 같다. 헌데 이런 생각이 할빈에 와 사업하고 생활하면서 서서히 바뀌여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8절을 맞으며 회사에서는 련환모임을 조직했다. 헌데 한가지 ‘난처한' 일이 발생, 녀성들은 무조건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것이다. 이런 변이라구야, 갑자기 어디서 한복을… 그래서 한복이 없다고 실토정하니 그녀는 우주인을 보는 눈길이였다. 조선족의 수부인 연길에서 살았다는 사람이 한복이 없다니 리해가 안간다는 눈치였다. 그래서 또 연길(연변)에서는 명절에도 한복을 별로 입지 않고 입는다해도 로인들이나 즐겨입는다고 변명을 했다.

실은 나에게도 한복이 한벌 있었는데 결혼식때 마련한, 지금은 할머님들도 입기 싫어하는 ‘고물'이였다. 후에는 입을 일도 없고 하여 옷궤 한구석에 꿍져넣어버렸다. 헌데 근 15년만에 400여만 인구에 비하면 조선족이 쌀의 뉘만큼 되는 할빈에서 한복을 입게 되다니...
알고보니 우리 직장 동료들에게는 나이를 불문하고 신식 한복이 2~3벌씩 있었다. 그것도 대부분 한국산 한복으로 말이다. 이곳에서는 3.8절은 물론 조선족대잔치인 할빈시조선족운동회나 보통 명절에도 한복을 즐겨입는다고 했다.

비록 어떤 녀성들은 조선말이 서툴러 때론 도대체 한족인지 조선족인지 분간이 잘 안가다가도 3.8절 같은 명절이 오면 아하~ 원래는 조선족이였구나는 분명한 답을 주는 “한복”, 그들이 한복을 입을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생길가? 오래동안 연변에서 살아온 까닭에 한복에 대한 느낌이 무뎌진 나로서는 무척 당혹스런 느낌이였다.

누군가 한복은 우아하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흐트러지지 않으며 여유로우면서도 강의한 멋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한복만큼 우리 조선족녀성들의 개성을 잘 나타낼수 있는 복장이 있을가. 한복에 슴배인 특징 그대로 우리 녀성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로는 부모님과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고 아래로는 자녀의 훌륭한 본보기로 되면서 바깥일 가정일, 마른일 궂은일 가리지 않으면서 사회와 가정을 위해 혼신을 몰붓고있다. 즉 타민족 녀성들보다 한결 부드러운 마음씨와 깔끔한 몸자태, 세상을 놀래우는 인내와 강의함을 자랑하면서...

‘촌티나는', ‘할머님'들만 입는 한복이라고 마음속으로 멀리하고 하찮게 여긴 내가 무척 부끄럽게 생각되고 따라서 왜 이곳 녀성들이 한복을 이리 중시하는가 하는데 점차 리해가 갔다. 이번 3.8절에 나도 한복을 입어야겠다. 그리고 명절뿐아닌 평소에도 한복을 입으므로서 이 세상 어디에 가도 부끄럽지 않는 조선족녀성이라는 ‘명함'을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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