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 남북 관계 개선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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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남북 관계 개선 발판 마련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4.02.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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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2월19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콘도에서 1차 상봉 대상자들이 등록을 하고 있다.
[서울=동북아신문]3년4개월여만에 2월20일부터 엿새 동안 금강산에서 개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2월25일로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월20일부터 22일까지 남측 신청자 82명이 북측 가족 178명을 만나는 1차 상봉과 2월23일부터 25일까지 북측 신청자 88명이 남측 가족 357명을 만나는 2차 상봉으로 진행됐다. 각각 2박 3일의 상봉기간 동안 단체상봉 두 차례와 공동식사 두 차례, 가족 단위의 개별상봉과 마지막 작별상봉 등 6차례 만남을 갖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상봉 때에는 금강산에 가서 죽더라도 북녘의 자식을 보겠다는 91살 김섬경 할아버지와 84살 홍신자 할머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급차를 이용해 방북길에 오르는 등 90살 이상의 고령자 25명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상봉장소인 금강산을 찾기도 했다.

1차 상봉 때에는 부부나 부모자식간 만남이 12가족이었던데 반해 2차 상봉 때에는 부모자식간 만남이 한 가족에 그쳤다.

2차 상봉 때 유일한 부녀 만남이었던 남궁렬씨와 남궁봉녀씨의 만남과 헤어짐은 보는 이들을 특히 더 안타깝게 했다.

남궁렬씨는 딸이 한 살 때 잠깐 나갔다 온다고 집을 나섰다가 행방불명이 됐다. 남씨는 딸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60여년만에 만난 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25일 오전 작별상봉 때 부녀가 마지막으로 쏟아내는 눈물은 분단의 아픔을 그대로 실증해주는 듯 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 성사됨으로써 남북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 후 남북 추가 적십자 실무접촉과 추가 고위급 접촉을 곧바로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십자 추가 실무접촉은 이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합의할 당시 갖기로 양측이 합의한 상태고, 추가 고위급 접촉 역시 편리한 시기에 갖기로 남북이 의견을 모은 상태다.

북한은 이런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우리측에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따른 '계산서'를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주요 외화수입 창구이던 금강산 관광 개재 및 쌀·비료 등 대북지원 재개를 주된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명분 삼아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 해제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등 ‘인도주의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 의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 일단 협상에 응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급박한 속도의 진전은 예상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런 접촉들을 통해 북한과의 신뢰가 확보될 경우 나진항 공동 개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대북 농업개발 지원 등의 구상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본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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