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잠시 쉬고 싶은가 보다
쉬임 없이 고단한 인생
굽이굽이 돌고 돌아
아픈 영역 울타리 치고
잠시 쉬고 싶은가보다
그 많은 돌멩이 다 견디고
그 많은 오물 다 품어야만 했던
지쳐버린 시간
그래,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겠다
겨울 새 한 마리
날개 짓만 하고 있다
그리움이 부르는 무덤주위에서
저 가여운 겨울 새 한 마리는
스스로 파고 간다
스스로 묻고 간다
길도 없는 길에
작은 날개 움츠리며
그러다 지친 가슴 부여잡고
포효하다 냉각된 물살 속에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가슴 아린
욕망 하나
꽃밭에서
가여운 얼굴들이 웃는다
해맑은 웃음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침이슬 같은 물방울이 굴러 떨어지는
잔인한 세상에서
가여운 얼굴들이 웃는다
저 아이는 그 누군가의 자식이며
저 아이 역시 누군가의 자식인데
어이하여
무덤 속에 갇혀 있는가
가여운 얼굴들이 웃는다
'동포문학'1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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