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성보다는 여성 많아
최근 1 2년 새 미국으로 입국하는 조선족 청년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수년전만 해도 입국자의 대다수는 40 50대 중년층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 30대 초반의 청년들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대 초반도 상당수 입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자의 정확한 통계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플러싱 일대 동포운영 업소의 경우 늘어나는 젊은 고객층과 동포 주력 업종에서 젊은이들의 활발한 진출이 이와 같은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플러싱에 개업한 생맥주집 '연변짜피짜피' 업주 한동철씨는 "오는 손님 중 입국한 지 1년이 안되는 젊은이들이 50명은 되는 것 같다"며 "연변의 친구들 대다수도 기회만 된다면 미국으로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층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비율은 1.5~2배 정도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건너오는 인구가 대다수이지만 캐나다에 유학 갔던 18-25세 사이 청년들과 한국 일본 등지에서 일찍 해외생활을 경험한 젊은 층의 미국 재입국도 증가하고 있다.
청년들이 증가하는 것은 조선족의 해외 진출지가 한국과 일본 중심에서 보다 넓은 세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현상과 미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연변 젊은이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미국바람'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미 해외에 진출해 있는 부모 세대가 닦아놓은 경제적인 기반이 이들의 미국 진출을 손쉽게 하고 있다.
이로 이해 수년만에 미국에서 합류하는 가족도 있지만 부모 중 한 쪽은 중국에 또 한 쪽은 한국에 자식은 미국에 체류하는 '다국적 이산가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의 개방 이후 부모 세대의 희생으로 비교적 풍족한 생활을 경험한 젊은층은 미국에서 직종 선택과 씀씀이도 다르다.
남녀 구분없이 네일업과 식당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가 약한 직종에 집중되어 있으며 미국생활에 조금 익숙해진 젊은 여성 중 일부는 단기간에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유흥업소로 빠지기도 한다.
또 부모세대가 한 방에 여러 명 기거하며 최대한으로 생활비를 줄였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단독 스튜디오나 1베드룸을 빌려 기거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젊은 층이 진출한 직종에서는 이미 세대교체 현상이 일어나 조선족 중년층 특히 여성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때문에 페인트나 샌딩 등 건설업계의 여성가능 직종이나 현장밥집을 운영하기 위해 오하이오 등 타주의 건설현장으로 진출하는 중년여성들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진출 1 2년 내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단기간에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미국체류 연수가 늘어나면서 어떻게 생각이 변화할지는 모를 일이다.
중앙일보
백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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