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56세에 나는 중년남성입니다. 한가지 고민이 있어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저는 아내와 함께 한국에 온지 5년이 됩니다. 아내는 식당에서 일하고 저는 운좋게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일년 전부터 원치 않게 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내의 친구와 말입니다.

아마도 늦은 가을이라고 생각됩니다. 전철역에서 우연찮게 그녀와 함께 내리게 되였는데 우리는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늘 지방에서 일하는 남편이 한 달에 한번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원망하는 그녀가 저는 불쌍했습니다. 술에 취한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데 그녀가 나를 붙잡고 놓아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얼결에 우리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습니다. 제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그녀가 내 곁에서 잠들고 있었습니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그후부터 우리 사이는 걷잡을 수 없이 일사천리로 내달렸습니다. 몰래 따먹는 과일이 맛있다고 내 평생에 다른 여자와 사랑을 해보기는 처음입니다. 황홀하고 즐겁고 힘이 생기고 여하튼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희열이였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헤매다가 몇 달이 지난 후부터 저는 차츰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그녀와 관계를 끊자고 말했는데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럴 수 없다고 마지막으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이 몇 번이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가도 그녀의 목소리만 들으면 내 마음은 금시 녹아버립니다.
얼마 전에는 그녀의 남편이 불시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진땀을 뺏습니다. 요행 그 남편이 눈치채지 못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성격이 불같은 아내가 이 일을 아는 날이면 우리는 이혼하고도 남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나의 딸은 어떻게 되고 내가 그 동안 벌어놓은 재산은 일 푼도 없이 날아날 것입니다. 나는 그녀가 아무리 좋다 해도 가정을 버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내가 그녀와 정을 딱 끊는다면 그녀가 극단으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저는 차마 그녀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일을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을 가요? 선생님의 조언 듣고 싶습니다.
안산에 살고 있는 허씨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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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상담 답장 :
허선생님, 안녕하세요?
그 동안 안해의 친구 때문에 속을 많이 태운 것 같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선생님이 이미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멈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어떤 일이든 마음만 먹으면 능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생님이 본의 아니게 아내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사랑이 아닌 불륜입니다.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선생님은 잘못을 저질렀고사회의 질책을 받아 마땅합니다. 혹시 한번의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여러 번이나 그녀와의 만남을 계속했다는 것은 선생님의 마음속에 안해나 자녀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는 표현입니다. 선생님은 남편이나 아버지이기에 앞서사회의 한 일원입니다. 만약 이 일이 두 가정에 알려진다면 안해나 그녀의 남편은 더큰 상처를 받을 것이며 지어 두 가정이 다 깨지는 비극에 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큰 맘을 먹고 그녀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더 피해를 보는 것은 어쩌면 그녀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아내가 당신의 잘못을 용서할지라도 그녀의 남편이 과연 그녀의 불륜을 용서 할 수 있을까요? 많은 남자들이 여자의 불륜을 절대로 참지 못합니다. 헤어지자는 선생님의 말에 그녀가 만약 극단에 까지 간다고 해도 선생님은 다시 그녀한테 가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또다시 만나자고 핍박할 것이고 두 사람은 더 깊은 함정에 빠져서 어쩌면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선생님에게 동정의 대상 이였고 신선함 자체였을 뿐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지간에 새것에 대해서는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동정의 대상에 대해서는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렇다고 선생님이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녀와 하루 빨리 정리하는 것뿐입니다. 가여워서 그냥 질질 끌려 다닌다면 두 사람 다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게 될 겁니다.
아직도 늦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자기 자신이나 그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루 저녁 정을 더 쌓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기 위치를 찾아 가는 것입니다. 매일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흥미 없겠지만 우리의 생활 자체가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매일 새것에 유혹되고 매일 흥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우리의 일상이 아닙니다. 저는 선생님을 믿습니다.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자기가 시작한 일은 자기 손으로 끝을 봐야 합니다. 내 자신과 그녀의 미래를 위해 보다 확고한 결심으로 지금의 상황을 종료하고 본래의 자신의 위치대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동포심리상담사 박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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