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자진출국 기한(15일)을 사흘 앞둔 12일 인천국제공항은 고국행 비행기를 타려는, 불안하고 회한에 찬 표정의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는 이날 오전 출국한 외국인 노동자들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9월 초 이후 이달 11일까지 두달 동안 출국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1만700여명이었다.
4년 만에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는 수라토(24)는 “다시 한국에 올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대구의 한 엘시디(LCD) 공장에서 일했다는 그는 “단속을 피해 마냥 불안하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일단 나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8년째 한국에서 일했다는 중국 연변 출신의 김아무개(60)씨는 회한에 겨운 듯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처음 한국에 와서 호텔에서 하루 15시간씩 일하면서 한달 85만원을 받았는데, 월급이 조금씩 올라 지난해부터는 120만원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한국에 들어올 때 수속비로 1200만원이 들었고 몇년 전 2천만원을 사기당하는 바람에 손에 쥔 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시 돌아오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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