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예수 그리스도가 끌려가고 있다. 어깨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메어져 있다.
예수가 힘에 지쳐 쓰러진다.
그러자 로마 병사가 채찍으로 갈긴다.
예수는 다시 일어나 얼마쯤 걷다가 또 쓰러진다.
병사는 연신 채찍질을 한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며 따라간다.
예수가 자꾸 쓰러지자, 병사가 예수 대신 십자가를 메고 갈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누구 한 사람 나서지 않는다. 십자가를 메고 가는 것 자체를 꺼려해서이다.
십자가는 중죄인을 처형하기 위한 형틀이다.
그래서, 십자가는 죄인이 메고 가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아무 관계도 없이 사형수 예수를 대신해서 십자가를 메어 준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때로는 동조자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데,
시몬이라는 사람이 나선다. 한낱 농사꾼이다.
뭇 시선이 그에게로 쏠린다.
예수가 멘 무거운 십자가가 그의 어깨로 옮겨진다.
“저런 바보.”
“제가 뭔데 나서?”
“장한 일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지?”
“촌놈이라 할 수 없군.”
“등신이 따로 있나.”
사람들은 그의 초라한 모습에 더욱 업신여기며 그의 행위를 비웃는다.
그래도 그 시골 사람 시몬은 말없이 무거운 십자가를 예수 대신 메고 바보처럼 걷기만 하였다.
지금, 시몬이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메었던 그 자리에는 <시몬의 교회>가 서 있다.
그리고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그 교회를 순례하며 시몬을 추앙하고 있다.
그런데,
시몬을 바보라고 비웃었던 그때 그 똑똑한(?)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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