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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琳 시
트렁크여행기
그 어느
때,-
트렁크란 이름표 달고
배불뚝이 빨갛게 자랑하고
연길 서시장 대문 버젓이 나서고
화룡 고향 삽짝문 활짝 뿌리치고
비행기 귀문 굳게 굳게 잡고
콩크리트 무덤- 서울행 하고
종횡무진 부산 광주 내리 끌리우고
위풍당당 강릉 파주 올리 끌리우고
우왕좌왕 안동 대전 가로 끌리우고
동서남북 대구 경주 세로 끌리우고
다시 한번 半에 반도를 들숨날숨과 함께
허파 속에 억겁마저 마구마구 털어 넣는…
…
그 어느
어느
찰나,-
<<연길-인천>>, <<인천-연길>>하며
하얀 딱지 덕지덕지 붙히고 떼며 떼며 붙이며
새까맣게 탄 가슴을 와락 제치며
그렇게 피비리게 날뛰고 날뜀을 끈 풀며
성냥파는 처녀애와 함께 울먹울먹 하며
설한풍 맞고 우들우들 맞고 떨며
배훌쭉이 그 서슬 푸른 소리 소리하며
두만강 저편 외할매네 굶주림을 귀동냥하며
이끼 누우렇게 메말라가는 문단을 떠올기도 하며
룡정 天星御花苑 1동 대문 앞에 오며
다시 한 번 半에 반도를 날숨들숨과 함께
폭탄주에 혼백마저 말아말아 마셔대는…
오늘도, -
두만강 저편, 무사함둥…
레인보우 시
소망
미움과 분노와 증오를
사랑이라는 꽃잎으로
예쁘게 반죽해서
양보와 이해의
꽃망울로 잉태시키고
용서와 화합의
땀방울로 정성스레
물을 주어
아름다운 꽃송이로
활짝 피어날 때
너와 나,모두의
가슴마다
축복의 둥근 달이
떠올랐음
기대해 본다.
임금산 시
바다
나의 마음이 저 기슭
검푸른 산길로 오를 때에는
햇순이 막 돋아 오르고
잎이 활랑이고 아지가 휘늘어졌었다.
하늘은 그냥 부서진 꽃이요
뿌려진 별밭이었다
다시
마음은 푸름을 들쓰고
피로 벌겋게 색칠되어
저 기슭
소금향기 자욱한 산길로
울음에 절어 굴러 내린다.
때에 타는 저녁 놀
작은 조개껍질속에서
춥고 아리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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