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저기요~"
내가 전화기를 놓고 나오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나를 부를 사람 없는데"나는 나를 부를리 없다 하면서도 여자목소리여서 인지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돌렸다.내 친구들은 어렸을적부터 경찰서를 제집 나들듯이 다녀서 공안국 당안에 다 별이 3개이상이여서 비자가 안 나와 한국에 나온 사람이 없고 친구들 친척이 있는데 전화도 모르고 또 중국에 연락할수도 없고 연락할줄도 몰랐다.내가 머리 돌려 보니 한 아릿다운 소녀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대학생같아보였다.긴 까만 생머리에 하얀 치마를 입고 있었고 왼손으로는 두껍고 큰 책을 가슴에 안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동전 2개를 나한테 내밀고 있었다. 내가 전화를 1분도 채 안되게 해서 100원만 요금이 빠지고 동전 두개가 전화기에 떨어져 나온걸 모르고 나왔던것이다.나는 웃으면서 허리굽혀 인사하며 동전을 받았다.그녀의 상긋하고 환한 미소 그리고 영혼속까지 들여다보이는 맑고 청순한 두눈은 그냥 그속에 풍덩 빠져버리고 싶었다.와!처음 보는 한국소녀,완전히 동화속 공주였다.
나는 돌아섰지만 심장이 콩통 뛰였다."내 신세에 무슨.."아름다운 두루미는 못난 두꺼비가 먹는다지만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지라 인차 단념해버렸다.자칫 중국처럼 말 걸었다가 공연히 경찰이 와서 검문하면 나는 끝장이였다.
내가 혼이 빠진 사람처럼 축 처져 궁시렁거리며 걷다가 앞을 쳐다보니'숙성 삼겹살'이라고 간판이 씌여진 가게가 보였다.창문유리에는 "점심특선메뉴 칼국수"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배가 고팠다.'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에라 모르겠다.먹고 보자.' 나는 가게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섰다.
"어서 오십시오!"가게 언니들이 깎듯이 인사하자 주방에서 까지 "어서 오십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중국과는 달리 완전 신났다.그런데 아직은 초저녁이여서인지 다른 손님은 안 보이고 저쪽 끝으로부터 검은 양복을 입고 깎두기 머리 갂은 남자들이 길게 붙힌 밥상 양켠에 두줄로 쭉 마주 앉아서 아무 말없이 정신없이 고기를 먹기만 하고 그 위쪽켠에 안경 쓴 하얀 양복을 입은 젊은 사람이 점잖게 칼국수를 먹고 있었다.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나는 머리가 쫙 섰다.이런데서 조폭을 만나다니 그렇다고 들어섰다가 그냥 도망칠수도 없는 일이였다.그래도 소위 중국 깡패인데 쪽 팔리게.나는 그쪽을 쏘아보다가 벽쪽으로 가 앉았다.
한국에서 "주먹황제'는 당연히 김두한이다.김두한은 임꺽정 등 조선3괴력중의 하나로 힘도 장사였다.그렇게 40,50년대 종로거리를 휩쓸던 김두한도 박정희가 정권 잡으며 80여차례 안기부에서 고문 받다가 1972년 56세의 나이로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정치깡패 이정재가 처음 깡패란 말을 등장시키며 서울을 장악할때 명동파 이화룡의 행동대장이던 신상현이 1963년 신상사파를 결성하며 다시 주먹황제로 군림한다.그 당시 호남파 두목급 9명이 구속되며 범호남파 오종철파의 행동대장이던 조양은이 1975년1월2일 명동 사보이호텔 신년회장에서 신상사를 제압하며 주먹황제로 급부상한다.그때부터 조폭들 사이 회칼,야구 방망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당시 범호남파 박종석의 행동대장이던 김태촌이 1976년3월 무교동 엠파이어 지하주차장에서 오종철을 난도하여 불구로 만들면서 조폭계는 조양은의 양은이파,김태촌의 전남 서방면 출신들의 서방파,이동재의 광주 OB파 3대 패밀리시대를 맞이한다.김태촌은 1986년 뉴송도호텔나이트클럽 사장 황모를 난도하며 "전국 폭력계 대부"로 군림한다.그 당시 인천쪽에는 꼴망이파가 인천조폭11개파 가운데 최대 폭력조직이였다.꼴망이파의 두목 최태성은 시라소니 이성순이 키워준 주먹이다.이성순은 1916년생으로 북한 신의주출생으로 이성계후손이다.1951년6.25전쟁후 시라소니는 부산깡패들에게 맞아죽을 뻔한 이천시 이정재를 구해준다.이정재는 평생 시라소니를 은혜갚겠다 맹세해놓고 김두한 밑에서 동대문 오야봉으로 된후 시라소니가 자꾸 돈 달라하자 부하들을 시켜 1953년 칼로 닌도해버린다.6개월후 이정재를 죽이기 위해 총 차고 다니던 시라소니는 1961년 감옥에서 이정재를 만나나 죽이지 않고 용서한다.9월 이정재가 박정희에 의해 사형집행당할때 시라소니는 총을 부인한테 바치며 목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먹계를 떠난다.그때 최태성은 시라소니를 배반해 부하들을 이끌고 꼴망이파를 결성해 밀수,마약에 까지 손대며 인천 최대폭력조직으로 된것이다.인천에서 두번째 큰조직인 부평신천파 애들이 오늘 모인것은 밀수,마약,성매매 등 조직의 수입원천의 중요통로로 된 인천터미널을 호시탐탐 노리고 이쪽으로 온것이였다.
한 치마입은 아줌마가 "뭐 드시겠어요?"하면서 웃으면서 다가왔다.나는 그냥 "칼국수 하나요"하고 말을 끊었다.여기 와서 왠일인지 한국말 잘 되였다.한국말은 연변말 뒤에 "요"자를 붙히면 된다고 해서인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사람들이 다 알아듣는 모양이였다.그 아줌마가 주문 받고 가더니 주방에 대고 "칼 하나"했다.나는 놀랐다.칼이라니?칼국수 달라했는데..내가 이곳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하얀 옷 입은 사나이가 일어나며 종이로 입주위를 닦자 옆에서 먹던 깎두기들이 몽땅 일어서더니 일제히 머리 숙이며"식사 다 하셨습니까?행님"하고 웨쳤다.그 사나이가 출입문쪽으로 오자 그제서야 모두 앉아서 먹던걸 계속 먹었다.그런데 갑자기 문이 콱 열리더니 검정 양복을 입은 뚱뚱한 사내가 헐레벌떡 들어서더니 그 하얀 옷 입은 사내 귀에 대고 뭐라 중얼중얼 거렸다.그 하얀 옷 입은 사내가 얼굴색이 굳어지더니 "다 나와!"하자 모두 화닥닥 일어나더니 우르르 뛰쳐나갔다.돈도 안 내고 그냥 나갔다.마치 큰 일이라도 있는듯싶었다.나는 돈 안 내기 위한 수작이라는 생각 들어 코웃음쳤다.
내가 한국서 면을 굵게 썰고 닭 우린 물에 굴,바지락 넣어 만든 칼국수 처음 먹어보지만 맛있었다.내가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서서 어디 갈까 사방 두리번 거리는데 가게 왼쪽편에 아까 왔던 조폭들이 긴장하게 어디를 주시하는것이 보였다.느낌이 좋지 않았다.내가 신경 쓸일이 아니라면서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내 눈에는 한 여자가 안겨왔다.한 조폭이 한손은 그여자의 입을 막고 다른 한손은 배를 안고 걸어오고있고 그여자는 두발을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그때 새까만 봉고차 문이 열리며 그여자를 받으려는데 그여자가 조폭의 손을 깨물더니 도망가려는데 옆에 서있던 한 작자가 다시 그여자손을 잡아채며 귀썀을 갈기자 그여자는 맥없이 쓸어져버렸다.그런데 그여자가 너무 눈 익었다.'어디서 봤지?'나는 순간적으로 전화박스에서 만난 여자다라는 생각이 스치자 '아'하는 소리와 함께 그쪽으로 뛰쳐갔다.두 검은 양복을 입은 깎두기가 쓸어진 그여자를 양켠에서 부추키는데 내가 날라가며 오른 발로 왼쪽에 놈 차고 다시 그대로 오른쪽 놈을 걷어찼다.전혀 방비없던 상태라 한놈은 차에 다른 한놈은 옆의 가게앞의 과자무지에 엎어졌다.그때 봉거차안에서 검은 양복을 입은 조폭들이 우르르 쓸어나왔다.나는 그 여자 손을 잡고 오던 쪽으로 뛰였다.한 놈이 벌떡 일어서더니 "큰일 났습니다.형님"하고 소리질렀다.다른 한놈도 부시럭거리며 일어나더니 옷 털사이도 없이 뒤 쫓아왔다.나는 밥을 금방 먹어서인지 숨이 찼다.또 여자도 나약한 지라 제대로 뛰지 못했다.자칫 그여자뿐만 아니라 나도 위험할것 같았다.나는 삼겹살가게 앞 큰길에 나서자마자 택시를 불러 그녀를 태워 보내고 그놈들이 따르지 못하게 막아섰다.조폭들이 한무리이긴 해도 모두 숨차 헐떡거렸다.나는 맨 앞에서 달려오는 작자부터 주먹을 날렸다.그놈은 미처 멈춰서지 못하고 내 주먹에 또 벌렁 넘어졌다.그런데 뒤따르던 놈이 몸을 날리더니 발이 내 가슴쪽으로 날라왔다.나는 퍽 소리와함께 뒤로 벌렁 넘어졌다.이대로 잡히면 난 완전히 저세상 가야했다.나는 뒤로 넘어지면서 두손을 땅에 대고 그 속도를 빌어 다시 뒤로 일어섰다.그 여자 실은 택시가 먼곳으로 가자 나는 가게 오른쪽 골목으로 뛰기시작했다.내 뒤로 검은 양복 입은 한무리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뒤를 바짝 쫓아왔다.내가 조금 더 내려가는데 시장어구가 보였다.나는 사람 많은 시장쪽으로 뛰였다.그놈들은 시장어구에서 두패로 갈라져 쫓아왔다.포위할 심산이였다.내가 뛰다 보니 한 뚱뚱한 아줌마가 허리를 구부정하고 박으로 쌀을 퍼담고 있었다.나는 지나가면서 그 아낙네 엉덩이를 찰싹 내리쳤다."아따,어떤 씹할 놈이야?"그 아줌마는 생긴것처럼 쇄된 소리를 지르며 돌아서는데 뒤쫓던 웅장한 놈이 앞에 보이자 "네놈이지!"하더니 박으로 그놈 상판대기를 그냥 냅다 갈겼다.박은 '팍'소리 내더니 산산조각이 났다.그놈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얼굴에 박폭격 맞고 뒤로 벌렁 넘어졌다.뒤따라 오던 놈들도 걸려 제 몸 못이기고 마구 여기저기 넘어졌다.장마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였다.
내가 시장 끝에 거의 도착할무렵 신고 받은 경찰차가 멈춰 서더니 길 막아섰다.경찰2명이 차에서 내렸다.내 뒤 쫓던 조폭들과 갈라져서 포위하려던 조폭들은 다시 반대쪽으로 우르르 뛰여 도망갔다.나도 그쪽 방향으로 도망가려는데 천막뒤에서 갑자기 누군가 내 손을 콱 나까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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