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칼럼]感悟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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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칼럼]感悟KOREA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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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 이주동포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서울=동북아신문]한국에 온지 몇 년 되었나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늘 받는 질문이다. 올해는 이런 질문을 유난히 많이 받은 것 같다.

한국에 온지 17년이 된다. 한국체류 기간으로 보면 아직 미성년이지만, 벌써 不惑의 나이를 훌쩍 넘었다.  

그동안 결혼하여 아이 낳고 공부하고 취직하고…많고 많은 사연이 있었지만 2012년은 유난히 감회가 새로운 한해이다.

이주동포정책 연구원이 되어  영등포 대림에 정착한지 3년째, 매번 연구프로젝트를 마감 할 때마다 얼굴에 변화가 온다. 올해는 이마에 흉터를 두개 남겼다. 뾰두라지로 시작한 것이 오래가더니 손때 묻어 흉터로 남고…많이 아팠지만 연구하며 고민 많았던 흔적이라 체념한다.

지난 8월 영등포구의 추천으로 서울시명예부시장 최종 결선까지 갔지만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아직까지 부족함이 많다는 반증이다.

개인적으로는 10점 만점에 5점도 되지 않는 한해이지만 영등포 대림에서의 느낀 동포사회 발전은 비약적이다. 1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영등포, 구로, 금천구를 중심으로 동포들의 단체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적회복 어르신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했던 단체 활동이 이제는 50대, 40대들도 나서고 있다. 단체 활동 내용도 다양해 졌다. 권익향상을 위한 조직적인 활동은 물론 봉사활동, 문화활동, 정치활동, 체육활동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제는 안산, 수원, 성남, 고양 등 지역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동포들의 밀집지역에는 경로당이 하나, 둘씩 세워지고 있다. 그리고 명절과 기념일을 계기로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 단체별, 영역별 동포단체가 우후죽순으로 설립되면서 리더 자질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부응하여 지난 상반기 이주동포정책연구소와 재외동포포럼이 공동으로 동포리더스아카데미를 개최하였다. 리더스아카데미는 동포리더들이 스스로  역할을 찾고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실제로 대선을 앞두고 중국동포유권자연맹이 발족 되었는데 연맹본부장은 리더스아카데미 회원이다.  

이것뿐만 아니다.

국내체류동포들이 증가하고 장기체류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 참여자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은 영주권 혹은 국적을 취득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이다. 지난 1년 전국적으로 사회통합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은 1만 3천여 명이며 그중 상당수는 중국동포들이다. 동포들은 학습능력이 일반 외국인들보다 월등히 높아 짧은 기간에 프로그램 이수완료는 물론 수업과정에서 여타 외국인들을 도와주고 이끌어주면서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는데 모범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동포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는 '국가자격증 취득'일 것이다. 체류기한 5년-'방문취업(H-2)' 졸업자가 대거 쏟아지면서 모두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모두모두 귀국하라 하기는 미안해서 고안해낸 ‘국가자격증’정책이다. 중국동포들에게 유난히 인색한 現 정부정책이 야속하기는 하지만 이런 기회에 기술도 배우고 자격증도 따고 그래서 신분상승도 할 수 있는 일조삼석의 기회였다. 일부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학원비를 내고 공부하고도 국가자격증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있어 원성도 있지만, 교육을 통해 전반적으로 동포사회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하여도 돈 벌러 왔다고 하는 동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배우러 왔다 동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며칠 전 서울시에서 동포100명을 초대하여 박원순 시장님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명 서울타운미팅이다. 동포들의 한 마디 한 마디 놓칠세라 직접 메모하는 시장님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서울시에 동포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문화, 복지를 위한 복합시설을 마련해 줄 것을 약속했다.

2012년, 서울거주 25만 동포들에게 이 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2012년, 나의 키워드는 感悟KOREA였다. 한국에서 17년 동안 살아오면서 올해만큼 깊은 감동과 깊은 깨우침이 있었던 적은 없다.

2013년. 거리마다 '국민행복시대'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순간 행복한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현수막을 자주 보다보니 행복해 질것 같다.

그래서 2013년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幸福KOREA'라고 또박또박 적어본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독자님도 꼭 행복하길 기원한다. 그리고 1년 지난 이맘 때 내가 쓴 '幸福KOREA' 칼럼을 기다려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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