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운 장편소설 연재1] 제1화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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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운 장편소설 연재1] 제1화 살인자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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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땅-땅--"

한적한 소도시의 무료한 적막을 깨며 무서운 앞일을 예고나 하듯 소름끼치는 총소리가 연방 울려퍼졌다.총소리와 함께 일여덟명의 사내들과 몰켜 나오던 한 사나이가 왼쪽 가슴을 부여잡으며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너무나 갑작스런 일에 모두 경악해 두 눈을 크게 뜨고 정신못차리고 있는데 "깸문야-"하는 부름소리가 들려오며 계단으로 뛰여내려가 그 사나이를 부둥켜 안으며 애타게 부르짖는 사람이 있었다.용호였다.별명은 뱀이다.그제사 모두 정신차리고 김문을 에워쌌다.총탄은 눈이 있듯이 면바로 왼쪽가슴을 관통해 피가 즐벅했다.당대 용정시 주먹계를 주름잡으며 종횡무진하던 최고 깡패두목인 김문은 25살 나이에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누가 총 쐈어?"

용호가 울먹이며 김문을 부르다가 피터지게 소리 지르자 친구들은 주위를 확 둘러보았다.저쪽 어둑스레한 길로 한 사나이가 죽을둥 살둥 달려가다가 쌍파이줘차에 급히 올라타는게 보였다.용호는 급히 뛰여가다가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더니 그쪽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땅땅땅!

왼쪽 갔다 오른쪽 갔다하며 허둥지둥 달리는 차 뒤로 총알이 박히며 불꽃이 팍팍 일었다.

"오빠~응"

나는 젖살이 터질듯한 아가씨를 밀치며 술잔 내려놓고 담배를 이발로 씹은채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새로 오픈한 가게서 잘 봐달라며 양주며 아가씨까지 안배해 한참 흥이 도도해 있던중이다.용호한테서 온 전화다.용호는 김문같이 다른 오픈 가게에 갔고 나와 미꾸리만 이쪽으로 오게 된거다.

"와~이?"내가 혀 꼬부랑지는 소리로 늘렁늘렁 전화를 받는데 내말 끝나기전에

"호박아, 깸문 죽었다"는 다급한 소리가 내 말 끊어버렸다.순간,무서운 소름이 머리끝으로 부터 쫙 내려오더니 술을 팍 깼다.

"뭐?깸문 죽었다고?"나는 허겁한 소리질렀다.미꾸리도 옆에 다른 아가씨 허벅지 만지다 말고 내소리에 벌떡 일어섰다.너무나 뜻밖의 소식에 모두 놀랐다.

 나와 미꾸리는 술집서 뛰쳐나왔다.나는 정신없이 냅다 뛰였다.마침 앞으로 허겁지겁 달리던 쌍파이줘차 한대가 손쌀같이 지나가는것이 보였다.순간적으로 내눈에는 당황한 모습의 리즈밍의 얼굴이 보였다.리즈밍은 한족계 조폭두목으로 김문이 점차 세력이 강해지고 자기 지역구가 점점 없어지자 눈에 든 가시처럼 미워하고 있었다.

이때 미꾸리가 택시 잡아타고 뒤 쫓아와 앉으라고 했다.우리가 용정시병원으로 달려갔을땐 이미 많은 친구들이 와 있었고 김문은 이미 죽었었다.

나는 친구들을 비집고 흰천으로 뒤덮힌 김문을 보자 눈물이 울컥 치밀었다.사회적으로 쌀개디니 깡패니 죽일놈이라는 소문이 많아도 나에게는 둘도 없는 친구자 형제였다.내가 어렸을적에 같은 유치원에 다녔고 아버지가 매일 술 마시고 엄마를 때려 집에 안들어가 김문네 집에서 잤고 내가 다른 친구한테 맞으면 항상 내 역성을 했다.우리 또래 15명이 용정용두레우물에 모여 김문파를 형성하여 공농의 두꺼비파와 싸워 철다리에서 아래로 떨어뜨려 다리를 분질러놓을때도 내가 돈이 없어 감옥에 가게 되자 김문이 대신 돈을 물어주었다.김문은 영극원에서 연출하는 무대에 올라가 연원을 아래로 떨어뜨렸고 우리같이 팔다리를 쥐고 난치팬에 머리를 쫓는 등 악명이 높아 우는 아이도 깸문 왔다하면 울음을 그칠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였지만 나에게는 희노애락을 나눌수 있고 의리있고 정이 많은 남자중의 남자였다.

"깸문야!"나는 김문의 시체를 붙들고 끝내 오열하고 말았다.

저녁내내 비리던 비가 아침에는 조금 약해지는듯했다.연길화장터엔 연길,용정,훈춘,도문 등지의 거의 1,000명에 가까운 친구들이 검은 양복에 검은 안경을 쓰고 모여들었다.그날 택시가 화장터에 너무 몰려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김문의 골회함을 품에 꼭 껴안은 나는 하늘 쳐다보며 울부짖었다."김문아,내가 꼭 복수해줄거다"

 우리가 가만 있지 않을걸 눈치챈 리즈밍과 그친구들도 용정엔 없었다.그러나 한동안 외지에서 숨어다니던 그도 집 생각이 났던지 친구들과 술자리를 한다는 소식을 접한 나는 두말할것없이 품에 칼을 품고 그곳에 갔다.그는 술에 분명히 취했으면서도 수시로 사방을 살피고 있었다.나는 어두운 골목쪽으로 몸을 숨기고 손쓸 기회를 찾았다.

리즈밍이 비틀거리며 한 친구 부축 받으며 자기네 집근처에 이르렀을때다.좁다란 골목길엔 이미 인적이 드물고 어둑스레한 가로등이 조는듯싶었다.

나는 이때다 싶어 빠른 걸음으로 리즈밍에 다가가며 칼을 뽑아들었다.인기척 소리에 리즈밍친구가 뒤돌아보더니 나를 알아보고 기겁한 소리 지르며 달아났다.나는 비틀거리며 뒤돌아보는 리즈밍에게 칼을 힘껏 찔렀다.칼날이 슥하며 수박에 박히듯 깊숙히 박히는 느낌이 들었다.리즈밍도 컥하는 소리와 함께 두눈이 튀여나올듯 했다.나는 칼을 다시 뽑아 연속 찔렀다.리즈밍은 두 눈동자가 위로 올라가며 보이지 않고 힘없이 옆으로 뻗어져버렸다.

 내가 다가가 다시 칼로 목을 찌르려는데 갑자기 "왜~앵"하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울려왔다.리즈밍친구가 신고한것이다.

나는 "아차"하며 칼을 던지고 순간적으로 반대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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